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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론관밖으로 나와 기자들의 추가 질문을 받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정론관밖으로 나와 기자들의 추가 질문을 받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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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등록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새누리당의 대권 레이스가 본격 점화됐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4·11 총선을 승리로 이끌며 당내의 대권주자 입지를 확고히 다져놓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쟁자가 누구냐다.

가장 먼저 출발선을 끊은 것은 김문수 경기도지사다. 그는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막연한 대세론으로 대선이란 큰 산을 넘을 수 없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초 김 지사 측은 오는 5월께 출마 기자회견을 하자는 의견이었지만 '출마 결심 보도'가 나오자 방향을 선회해 공식 출마 선언을 앞당겼다. 앞으로 김 지사 측은 1주일을 전후해 지사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김 지사에 이어, 대선 레이스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이는 7선 고지를 밟은 정몽준 의원이다. 정 의원은 지난 19일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서두르고 있다"며 "이달 중 출마 선언을 한 뒤 대선 예비후보로 등록하겠다"고 밝혔다. 이르면 오는 27일 이전에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친이계 좌장인 이재오 의원도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시작했다. 이 의원은 오는 25일부터 전국 민생투어에 나선다.

이 의원 측은 이날 <연합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부산을 시작으로 내달 7일 도는 8일까지 전국을 순회할 것"이라며 "이번 민생투어는 현장에서 밑바닥 민심을 살피고 서민의 고충을 직접 듣는 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4·11 총선 이후 김문수, 정몽준,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비박(非朴)' 진영의 대권주자들과 연달아 교감을 나눈 그가 단순한 여론수렴을 위해 민생투어에 나선다고 보긴 어렵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민생투어가 끝난 뒤 대권 도전에 대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손발 떨어진 김문수·정몽준·이재오, '비박연대'로 대세론 뒤집기?

선거 유세 중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서울 동작을). 정 의원은 오는 27일 전까지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유세 중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서울 동작을). 정 의원은 오는 27일 전까지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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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세 대권주자의 '비박연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박근혜 위원장의 당내 입지와 지지도가 워낙 독보적인데다 세 명 모두 4·11총선으로 당내의 측근 인사들이 낙천 혹은 낙선됐기 때문이다.

김 지사의 경우 당내 기반이 될 수 있었던 차명진·임해규 의원이 낙선했고, 이 의원은 최측근 인사인 진수희·권택기 의원, 김해진 전 특임차관 등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정몽준계로 분류되는 정양석·이사철·전여옥 의원도 총선 과정에서 당 밖으로 밀려났다. 

박 위원장에 대한 각 세우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박근혜 리더십의 한계에 대한 질문에 "나도 한계가 있고 누구나 한계가 있다"면서도 "나와 박 위원장은 살아온 길이라든지 여러모로 다르다"고 말했다. 또 "정당이 지나치게 한 개인의 사당처럼 되거나 그 사당화된 리더십을 계속 강화시키는 것은 민심과 멀어지는 길"이라며 새누리당의 '친박화'를 경계했다.

정몽준 의원은 <동아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비대위를 빨리 해체하고 5선 이상 중진의원들로 협의체를 구성해 당을 운영해야 한다"며 "외부 비대위원 중에 당원이 아닌 분이 대부분인데 그런 분들이 선거가 끝나고도 무슨 대표성이 있다고 막말 수준의 얘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각을 세웠다.

이와 관련, 정 의원 측 관계자는 지난 20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우리 쪽에선 비대위 일각의 '박근혜 추대론'이 상당히 문제 있다고 본다"며 "사지인 동작을에서 연달아 승리한 만큼 명분을 갖고 대선에 반드시 도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깜이엄마'의 이름을 빌린 3자 화법으로 '박근혜 때리기'에 나섰다. 그는 지난 19일 트위터에 "보기 싫은 사람 쫓아낼 때는 속전속결로 사생결단하더니 자기 사람 잘못은 눈감고 하늘만 보니 그래서 국민에게 표를 얻겠나"라고 꼬집었다. '제수 성폭행 혐의' 김형태·'논문표절' 문대성 당선자에 대해 당 지도부가 '시간 벌기'를 하고 있단 비판이었다.

지난 17일 트위터에는 "노선이 다르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는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어도 부패, 파렴치한 전력이 있는 사람을 주위에 두면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고 비판한 적도 있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자료 사진)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자료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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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들을 묶는 것은 '대선 경선룰 개정'이다. 현행 당헌상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은 대의원 투표(20%)와 일반당원 투표(30%) 등 당내 득표가 절반을 차지한다. 총선을 거치며 당을 완벽하게 장악한 박 위원장을 뛰어넘기 위해선 완전 국민참여경선이 필요하단 게 이들의 주장이다. 

김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에게 당선축하차 전화를 걸어 완전 국민참여경선제 도입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또 '비박연대'에 대해 "특별히 생각한 적은 없다"면서도 비박 후보 단일화 여부에 대해선 "자신이 새누리당의 대선 본선 승리를 이끄는데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나왔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드라마틱한 우여곡절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 역시 "당협위원장의 표를 얻어야만 정치를 할 수 있는 구조를 깨지 않으면 정치가 바뀌지 않는다"며 완전 국민참여경선제 도입을 주장했다. 아울러, 이 의원과 19일 만나 교감을 이루고 김 지사와도 선거 직후 통화를 했다고 밝히며 '비박연대'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를 드러냈다.

'마이웨이' 박근혜, 23일부터 전국 순회 예정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자료 사진)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자료 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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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위원장은 이들의 문제제기에서 한동안 떨어져 '마이웨이'를 걸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박 위원장은 오는 23일부터 약 2주 동안 각 지역을 탐방키로 했다. 박 위원장은 23일엔 강원지역, 25일엔 충청지역, 26일엔 경기·인천지역, 27일엔 부산·경남지역을 방문한다. 이와 관련,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총선 공약 실천의지를 거듭 확인하고 국민의 지지에 감사 인사를 드리기 위한 차원에서 전국 각 지역 방문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대변인은 "저희 새누리당이 총선기간 중 발표한 '가족행복 5대 약속' 등 민생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지역별 총선공약실천본부 발족을 한다"며 "박 위원장도 발족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선 공약을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원칙'과 '신뢰'라는 박 위원장의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키겠단 전략이다.

이 대변인도 이에 대해 "선거가 끝나면 지역의 민생을 챙기는 일을 소홀하고 공약도 잊어버리는 듯한 모습을 연출했던 과거의 정치권과 달리 약속을 반드시 실천하겠다는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겠단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그:#이재오, #박근혜, #비박연대, #김문수 , #정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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