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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현풍면 낙동강 달성보 하류지역에서 광범위한 녹조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중부내륙낙동대교 아래에서 채취한 녹조가 마치 '녹차라떼'와 같은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 지금 낙동강은 '녹조라떼' 지난 7일 오후 대구 달성군 현풍면 낙동강 달성보 하류지역에서 광범위한 녹조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중부내륙낙동대교 아래에서 채취한 녹조가 마치 '녹차라떼'와 같은 짙은 녹색을 띠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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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와 기온 하강으로 4대강에 발생한 녹조가 한 풀 꺾이고 있지만, 각 하천이 현재 상태를 유지할 경우 또 다시 대규모 녹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물의 체류시간을 증가시키는 4대강의 대형 보가 철거되거나 수문을 열어놓지 않는 한 같은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학 환경공학과 교수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4대강 녹조, 수돗물은 안전한가' 긴급토론회에서 "수온이 어찌되었든, 햇빛이 충분하거나 부족하거나 상관없이 물의 흐름이 멈추면 녹조는 피게 돼 있다"며 "가장 간편하고 효과적인 대안은 일단 4대강 16개 보의 수문을 열어놓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와 민주통합당 4대강사업조사특별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토론회에서 김 교수는 "16개 보에 갖힌 물은 현재 쓸 용도가 없다, 가뭄에도 쓸 수 없고,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말만 확인시켜주고 있을 뿐"이라며 "시화호도 물을 가둬 용수로 쓰려다 썩어서 문제가 됐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수문을 열어 해수를 소통시키는 방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7월 평균기온은 25.5도로 작년보다는 0.4도 높았고 평년보다 1.0도 높았을 뿐"며 "7월 21일부터 8월 7일 동안 평균기온이 28.2도로 평년보다 2.4도 높았던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녹조의 유일한 원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조류의 번무 현상은 물의 체류시간과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차기 정부에 '4대강자연위원회'를 대통령 직속기구로 구성하고 '4대강 복원특별법' 제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취수원 위협하는 녹조... "강으로 유입되는 '인' 통제해야"

이날 토론회에서는 4대강 녹조 발생으로 인한 수돗물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최승일 고려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조류 번성 원인 분석보다 당장 급한 것은 녹조로 뒤덮힌 강으로부터 취수해 정수한 수돗물의 안전성"이라며 "녹조 중에 '아나베나', '마이크로시스틴' 종 등 독성물질을 방출하는 남조류가 발견돼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아나베나종에서 방출된 악취물질인 지오스민이 지난 8월 1일 팔당 2지점의 원수에서 약 590ppt가 검출됐는데, 이 정도의 고농도이면 분말활성탄 투입으로는 20ppt이하로 제거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당시에 수돗물에서 곰팡이 냄새, 흙냄새와 같은 불쾌한 냄새와 맛이 난다는 많은 민원 발생은 당연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더 심각한 문제는 마이크로시스틴과 같이 독소를 생산하는 일부 남조류에서 방출되는 독소"라며 "마이크로시스틴을 섭취한 동물들은 소화불량, 황달, 호흡곤란 등의 증세를 보이며 심하면 사망하고, 아나베나 종 역시 독성이 마이크로시스틴보다는 약하지만 아나톡신이라는 2급 아민성 신경독소를 생성, 동물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녹조는 이미 취수원을 위협하고 있었고,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수돗물의 안전성을 위협할 것"이라며 "4대강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한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수중에 인과 질소 등 인간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영양염류가 증가하는 한 조만간 또 다시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따라서 "가장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강이나 호소로 유입되는 인과 질소를 통제하는 것"이라며 "4대강 사업 당시 약 5000억 원의 예산이 하수처리장 인 방류농도 조정을 위해 배정됐지만 그것으로는 역부족이다. 환경부가 밝힌 대로 고도정수시설을 도입하고, 정부가 의지를 갖고 수돗물, 수도 사업에 대한 지원과 감시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은 낙동강 녹조 발생 시 희석작용을 위해 댐의 물을 비상방류할 수 있음에도 정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낙동강 중상류까지 심각한 녹조현상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안동댐 방류와 각 보의 수문을 개방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정부가 농업용수 확보를 핑계대고 있는데,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당시는 가뭄상태가 아니었다"며 "대형보가 그대로 남아 있는 한 녹조의 번성은 매년 여름마다, 갈수기마다 되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녹조가 다시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보의 상시적 수문개방"이라고 강조했다.


태그:#4대강, #녹조, #수돗물, #장하나, #김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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