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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시설 등 각종 개발로 포항 남·북구 해수욕장의 백사장 불균형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국비를 들여 백사장을 복구해야 할 만큼 남구는 모래 침식이 꾸준히 진행되는 반면 북구는 오히려 모래가 퇴적돼 백사장 면적이 늘어나는 등 상반된 양상이 뚜렷해지자 포항의 해양환경 보존을 위한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남·북구 백사장 불균형 심각

송도·도구 등 남구 백사장은 지난 수십 년간 꾸준하게 사라지고 있다. 특히 60~70년대 전국적으로 명성을 떨친 송도해수욕장은 백사장 유실로 지난 2007년 결국 폐쇄됐다. 다행히 최근 전액 국비(380억원)로 백사장을 복원하는 사업이 확정돼 해수욕장 기능을 회복할 길이 열렸다.

반면 북부해수욕장 등 북구 백사장은 최근 들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포항해양항만청에 따르면 2007년 3월부터 56개월 동안 북부해수욕장을 꾸준히 모니터링을 한 결과 백사장 폭이 평균 10.2m 늘어 모니터링을 하기 이전보다 20%(1만㎡)나 늘었다.

설머리 등 북부해수욕장 인근에서도 모래 퇴적이 꾸준히 진행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두호동~환호동 해안도로에 형성된 회 상가 일대의 '설머리' 주민들은 예전에는 없었던 백사장이 최근 7~8년 사이 최대 폭 50m까지 생겼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게다가 어선을 정박해야 할 방파제 주변에도 모래가 쌓여 일부는 방파제 기능을 상실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인근 'O횟집' 대표 이아무개(51)씨는 "기존에는 도로옹벽과 바다가 인접했었다. 그런데 도로와 바다 경계에 모래가 꾸준히 쌓이기 시작했고 구간마다 다르지만 현재 최소 15m, 최대 50m의 백사장이 생겼다"고 말했다.

'M횟집' 대표 손아무개씨도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로 너머에 바로 바닷물이 있었는데 최근 모래사장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특히 환호해맞이공원 입구 쪽으로 모래사장이 많이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환경 보존 대책 서둘러야

이처럼 백사장이 침식 또는 퇴적되는 현상이 꾸준하게 진행되자 항만을 관리하는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은 지난 2006년 9월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북부·도구·송도·죽천·용한 등 5개 주요 해안지역을 선정, 2007년부터 올해까지 비디오 모니터링과 측량·기타 자료 수집 등을 통해 모래 침식 및 퇴적 등 해안 주변의 환경변화를 살피는 용역을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포항항만청은 이 기간 동안 해안의 변화양상을 종합한 후 빠르면 내년 1월까지 개선 등 대안을 내 놓을 계획이다. 그러나 문제는 후속 조치. 용역을 통해 해양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더라도 실행을 위해서는 예산 등 여러 민감한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포항항만청 관계자는 "백사장 유실 등 지역 해안환경 변화에 대한 여론이 잇따라 관련 용역을 시행하고 있다. 용역을 통해 변화의 원인과 대책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그러나 예산 등 여러 사안이 맞물려 있어 실제로 대책을 실행할 수 있는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상부기관과 관계된 정부부처 간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포항, #백사장, #북부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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