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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예언자 모하메드를 모독하는 미국 영화에 대한 아랍권 국가의 반발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은 13일(한국시각) "무장 세력의 테러로 리비아 주재 미국 대사 크리스토퍼 스티븐슨과 외교관 3명이 숨졌고 이집트 카이로의 미국 대사관도 시위대의 공격을 받은 데 이어 튀니지, 모로코, 알제리 등에서도 반미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미국의 한 부동산 개발업자가 제작한 '무슬림의 순진함(Innocence of Muslims)'이란 영화의 예고편이 유튜브를 통해 퍼지면서 아랍권이 들끓기 시작했다. 이 영화에서는 예언자 모하메드를 도둑, 호색한 등으로 묘사하면서 비하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슬람 성직자들이 영화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반미 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일부 과격 세력이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에 몰려와 불을 지르고 수류탄까지 투척하면서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집트 정권을 잡고 있는 '무슬림 형제단'은 오는 금요일에 이 영화에 반대하는 100만 명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열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란 정부도 성명을 통해 "이 영화는 이슬람에 모욕을 줬다"고 비난했다.

아랍권의 반발을 달래며 수습하려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외교관이 사망하는 참사까지 벌어지자 백악관에 조기를 걸고 공식 성명을 통해 무장 세력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또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해병대 대테러 요원을 리비아로 급파했다.

출연 배우와 스태프 "이런 영화인 줄 몰랐다"

영화를 제작한 이스라엘 출신의 미국인 샘 바실은 사태가 커지자 보복을 두려워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샘 바실이라는 이름과 그 밖에 다른 정보도 전혀 없다"고 밝혀 가명이라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영화에 출연한 배우와 스태프도 제작자에게 속았다고 항변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배우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받았던 대본과 영화 촬영 때 받았던 대본이 서로 달랐다"며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no idea)"고 밝혔다.

또한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해를 주는 영화에 절대 연관되고 싶지 않다"며 "내가 출연한 영화로 인해 누군가 죽었다는 사실이 너무 괴롭다"고 호소했다.

한편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이번 사태에 대한 오바마 정부의 초기 대응 미숙을 비난하고 나섰다가 이를 선거 전략으로 활용한다는 역풍을 맞으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의 쟁점으로도 떠올랐다.


태그:#이슬람, #모하메드, #무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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