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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동문회인 '연우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박정희과학기술기념관 건립 취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동문회인 '연우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박정희과학기술기념관 건립 취지
ⓒ 연우회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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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민간 기념관 건립에 연구원 부지 일부를 무상으로 제공할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박홍근 의원(민주통합당)은 12일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통해 "민간단체가 추진하는 박정희과학기술기념관 건립에 KIST가 부지 644평(2128㎡)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 성북구에 있는 KIST 단지는 국방부에서 '국가중요시설물 가급', 국가정보원에서 '국가보안목표 가급' 시설로 등록한 최첨단 기초과학기지다. 기념관 건립의 주체는 연구원 출신 동문모임인 '연우회'다.

이같은 사실은 박홍근 의원이 KIST로부터 받은 저서 <과학대통령 박정희 리더십>을 확인한 결과 드러났다. 이 책은 전 KIST 원장이었던 박원훈 연우회장이 공동 저자로 참여해 지난 2010년 9월 출간됐다.

박 의원에 따르면, 이 책에는 KIST 단지 조감도와 주요 건물명, 기념관이 세워질 위치의 상세 도면이 첨부됐다. '박정희과학기술기념관' 구성도 자세히 소개됐다. 기념관은 연면적 3030㎡(약 1000평)에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 동상은 물론 ▲ 박정희 대통령의 삶의 궤적 ▲ 과학 대통령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 등의 주제로 전시관이 구성된다.

기념관 추진배경 "조국 근대화 초석 놓은 박정희에게 보답코자"

<과학대통령 박정희와 리더십> 겉표지
 <과학대통령 박정희와 리더십> 겉표지
ⓒ MSD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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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 누리집과 연결된 연우회 누리집에서도 기념관 건립 추진계획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민간 사단법인인 연우회는 KIST 건물 내에 사무실을 두고 KIST 홍보실 직원들이 연우회 누리집을 관리한다"고 박 의원은 주장했다.

연우회는 '중점추진계획'이라는 누리집 메뉴에 '박정희과학기술기념관 건립'이라는 항목을 따로 두고 있다. '기념관 건립 규모와 활용' '전시내용' 항목에서 위의 책에 나온 내용을 자세히 소개한다. 또 연우회는 '건립기금' 항목에서 2010년 12월부터 기념관 건립기금을 모금 중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예금주는 연우회가 아닌 KIST 공식명의다.

박원훈 전 KIST 원장은 누리집에서 기념관 추진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제1차 경제개별 5개년 계획이 시작된 1962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67달러에 불과했다. 이를 1980년 1645달러로 경제성장을 이룩시켜 조국 근대화의 초석을 놓은 것은, 박정희 대통령의 '과학입국 기술자립'의 투철한 정책의지였다. 우리는 이제 박정희 대통령의 '과학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코자 한다."

박홍근 의원은 "한해 1500억 원의 정부출연금과 1000억 원 이상의 정부수탁과제를 수행하며 총 예산의 93%를 국민의 혈세로 예산을 사용하고 있는 국책연구기관인 KIST가 '박정희 우상화'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재산을 헌납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연우회를 KIST 시설 내에 두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또 "'박정희과학기술기념관' 무상 부지제공 계획 또한 백지화하고, 교과부는 KIST 업무감사를 당장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IST "동문회가 추진한 것... 정치적 의도와는 무관"

이에 KIST 관계자는 1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가난했던 1960년대에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연구원 설립을 추진했던 박 전 대통령의 노력을 기리고자 2009년부터 동문회에서 기념관 건립을 진행했다"며 "정치적 의도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이어 "기념관 부지 제공은 추후에 관계 부처와 협의할 사안"이라며 "어떠한 행정조치도 있지 않았다"다고 해명했다. 그는 "연우회 사무실은 KIST 단지 안에 있지만 연우회 누리집은 동문회 직원들이 관리한다"며 'KIST 직원이 연우회 누리집을 관리한다'는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태그:#박정희, #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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