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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경제민주화에 관련하여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경제민주화에 관련하여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조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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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캠프 안에서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대립점을 드러냈다. 2007년 줄푸세를 입안한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이 경기부양책을 꺼내자 2012년 경제민주화를 이끄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그런 건 공약이 아니다"라고 초를 친 형국이다.

24일 일부 언론은 박근혜 후보가 조만간 경기부양책을 공약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13년도 정부예산에 10조1000억 원을 추가로 반영해 경기부양에 쓰는 계획을 발표한다는 것이다.

이 경기부양책을 예고한 이는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산하의 김광두 힘찬경제추진단장이다 박 후보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을 이끌어왔고, 오랫동안 박 후보의 정책 조언자 역할을 해온 김광두 단장이 경기부양책 공약을 예고하자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곧바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부양이란 건 공약으로 내세울 수 없다"고 단언했다. 김 위원장은 "힘찬경제추진단에서 내부적으로 그런(경기부양 공약) 얘기가 떠오른 걸 기사로 쓴 모양"이라며 "(경기부양 하는지 여부는) 내년도에 후보께서 당선돼 인수위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경제상황을 엄밀하게 점검한 뒤 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 상황이 자꾸 변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어떤 걸 만들어놔도 두서너 달, 6개월 뒤면 상황이 완전히 다를 수 있다"며 "그때 상황에서 경기부양책을 쓰는 게 합리적인지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얼마라고 액수를 정해서 '내년도에 후보가 경기부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줄푸세 김광두가 성장공약 꺼내니, 경제민주화 김종인이 "창조경제면 충분"

박 후보 캠프에서 갑자기 경기부양책 얘기가 나온 건 일각에서 박 후보를 향해 제기하고 있는 '경제성장을 위한 복안이 안 보인다'는 지적에 대해 김광두 단장이 답변을 내놓은 성격이 짙다.

그러나 김종인 위원장은 그런 지적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이미 발표한 '창조경제'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기만 하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우리가 경제민주화에 몰두하니 성장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천만의 말씀"이라며 "우리가 '창조경제'를 왜 갑자기 들고 나왔겠느냐. 우리 경제가 과거와는 달라진 상황이고 인간의 머리를 활용해 경제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창의를 발휘하는 여건을 만들어야겠다 해서 창조경제를 내세웠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위원장과 김광두 단장이 박 후보의 경제공약을 함께 맡고 있는데 대해선 '물과 불의 공존'이라는 평가가 이미 나오기도 했다. 성장론자인 김광두 단장은 지난 2007년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박근혜 후보의 탈규제 자유화 경제정책인 '줄푸세' 공약을 만들었다. 양극화 해소와 공정경제를 내세우는 김종인 위원장과는 상반된다. 

박근혜 후보는 '줄푸세와 경제민주화가 다르지 않다'고 했지만, 공약 입안 단계에선 다른 성향의 두 경제공약 책임자가 간접 충돌한 양상이다.


태그:#김종인, #김광두, #경기부양, #창조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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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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