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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태안군에서 열린 마늘축제현장에서 관광객들이 태안지역에서 생산된 육쪽마늘을 살펴보고 있다.
▲ 육쪽마늘 축제 찾은 관광객 지난 2010년 태안군에서 열린 마늘축제현장에서 관광객들이 태안지역에서 생산된 육쪽마늘을 살펴보고 있다.
ⓒ 태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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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대표적인 축제가 외지에서 열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져 정작 지역주민들은 축제에서 소외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될 예정이다.

지난달 29일 충남 태안군은 오는 2일부터 3일간 인천시 신세계백화점 인근 광장에서 올해 예정 중인 육쪽마늘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육쪽마늘은 태안과 서산의 대표적인 농작물로 지난 2005년도에 두 지역은 일주일 차이로 축제를 열어 한 차례 원산지를 둘러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당시 태안군과 서산시는 두 지역이 격년제로 축제를 여는 방안에 합의했고 이듬해인 2006년부터 짝수년도에는 태안군이 홀수년도에는 서산시에서 축제를 열었다. 이어 지난 2010년부터는 원산지 논란을 차단하고자 공동브랜드 사업을 추진해 두 지역에서 생산되는 육쪽마늘을 '산수향'이라고 이름 붙여 축제를 열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축제기간 동안 태안군은 농·특산물 판매행사와 난타 및 댄스, 소리짓 공연 등 축하공연 이외에도 농특산물 전시, 꽃 무료로 나눠주기 등이 예정 중이다. 예산은 군비 1억원과 축제추진위 자체부담 5000만 원 등 약 1억 5000만 원이다.

하지만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 축제가 생산지가 아닌 외지에서 열리게 되면서 축제의 정당성과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최근 지역축제의 난립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산지 또는 생산지에서 열리는 축제'라는 기본적인 지역 축제의 의미마저 상실돼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실효성도 의문이다. 군은 지난 2010년 태안지역에서 열린 육쪽마늘축제를 통한 판매수익 증가와 관광객 급증 등 그동안 꾸진히 축제효과를 홍보했다.

당시 군은 마늘판매 수입이 2008년보다 15% 이상 상승한 5억 4천여만 원에 달하며, 마늘을 제외한 감자, 소금, 쌀, 고추장 등의 특산물 판매까지 합하면 약 6억 원의 농·특산물 판매 수입을 올렸다고 밝혔다.

또한, 관광객의 수치도 급증해 2008년보다 1만여명이 증가한 6만 2천여명이 다녀갔다는 집계조사도 내놓았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군은 올해 돌연 입장을 바꿔 육쪽마늘 축제를 '예산 낭비 축제로'로 평가절하했다.

군 농정과 관계자는 "올해 예산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마늘 축제가 예산 낭비라는 군의원과 내부 지적이 많아 예산이 줄었다"며 "타 지역에서 우리지역의 상품을 홍보하는 방식으로 색다르게 해보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발생한 기름유출사고로 태안산 농수산물의 판매율이 하락하고 관광객 감소현상도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 더욱이 최근 몇 년간 태안지역에서는 가뭄과 폭우, 태풍 피해 등 잇따른 자연재해까지 이어져 지역분위기가 상당히 침체된 상황이다.

따라서 이미지 제고를 통한 관광객 유치 및 농특산물 홍보 등을 위해서라도 지역내에서 축제를 여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 실제로 군은 이 같은 이유로 지역축제인 '대하축제'와 '꽃 축제', '바다황토축제' 등을 계절별로 지원해 왔다.

군 농정과 관계자는 "솔직히 '마늘'하면 의성을 최우선으로 알아준다. 서산과 태안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지역주민들의 참여부분은 아쉽지만 판매가 잘 되면 농가소득에도 도움이 돼서 좋은 게 아닌가? 올해 열어보고 효과를 따져본 뒤 내후년부터는 다시 지역에서 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태그:#태안, #육쪽마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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