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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들야들한 콜라겐덩어리 자라는 피부미용과 정력증강에 좋다.
 야들야들한 콜라겐덩어리 자라는 피부미용과 정력증강에 좋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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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최고의 보양식 용봉탕이다. 초복에 용봉탕을 먹었더니 여름나기가 거뜬하다.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음식이지만 몸보신을 위해 해마다 용봉탕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용봉탕은 일반적으로 자라와 닭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하지만 자라 대신 잉어를, 닭 대신 메기를 넣어 끓이기도 한다.

자라와 촌닭에 헛개나무, 구기자, 인삼, 대추, 당귀 등의 갖은 한약재를 넣고 끓인 용봉탕이다. 촌닭의 뱃속에는 대추와 밤도 가득하다. 욕심대로라면 여기에 전복 낙지 조개 등의 해산물을 넣어도 좋겠다. 바다 향이 가미되었다면 아마도 지상 최대의 맛을 느낄 수 있을 텐데.

알을 품었다. 기력 보충에 좋은 용봉탕은 영양이 풍부해 보양식 중에 으뜸으로 친다.
 알을 품었다. 기력 보충에 좋은 용봉탕은 영양이 풍부해 보양식 중에 으뜸으로 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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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에는 용봉탕으로 몸을 추스러보자

음식 맛은 식재료에 따라 결정된다. 최상의 식재료로 정성을 다하면 맛과 영양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지난해 자라 1kg의 가격이 7만 원이었는데 올해는 5만 원으로 내렸다. 용봉탕 대중화를 위해서라지만 아무튼 반가운 소식이다. 올 여름에는 용봉탕으로 몸을 추스러보자.

용봉탕 속의 자라가 알을 품었다. 기력 보충에 좋은 용봉탕은 영양이 풍부해 보양식 중에 으뜸으로 친다. 약초 엑기스에 한 시간 여 푹 고아내 먹기에도 좋다. 죽도 별미다. 자라는 콜라겐 성분이 많아 맛도 특별하다. 피부미용은 물론 정력증강에도 좋다고 하니 남녀 모두에게 좋은 음식이다.

 푹 고아낸 용봉탕에 쑤어낸 죽도 별미다.
 푹 고아낸 용봉탕에 쑤어낸 죽도 별미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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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날인 지난 13일 백양자라 농장을 찾았다. 연일 날씨는 무더위로 인해 푹푹 찐다. 40℃를 웃도는 자라 양식장은 더운 김이 가득하다. 수많은 새끼 자라가 먹이판 위에 올라와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자라 1kg의 현 시가는 5만 원이다. 이 녀석들이 농가소득에 효자다. 새끼 자라를 2~3개월 키우면 4000원, 방생용으로 주로 팔려나가는 1년생은 8000원을 웃돈다. 이곳 농장에서는 자라의 분양은 물론 용봉탕 식재료까지 판매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파충류는 수컷이 득세한다고 한다. 자라는 부화온도에 따라 암수가 달라진다. 30℃를 기준으로 온도가 높으면 수컷이, 온도가 낮으면 암컷이 많이 나온다니 참 신기하기만 하다.

자라 알은 30℃의 모래 속에서 45일이 경과하면 부화한다.
 자라 알은 30℃의 모래 속에서 45일이 경과하면 부화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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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화 온도에 따라 암수가 결정된다는 신비한 자라

온도에 따라 암수가 결정된다는 자라, 그 신비로운 자라의 궁금증에 대해 문답으로 알아보자.

- 부화온도에 따라 자라 암수가 달라진다는데 사실인가요?
"온도가 30℃를 넘으면 수컷이, 그 아래로 온도가 떨어지면 암컷이 됩니다."

- 자라는 한꺼번에 많은 알을 낳는다고 하던데 1년에 몇 번 산란을 해요?
"1년에 4~5회, 한번에 15~25개의 알을 낳습니다."

- 농장이 꽤 커 보이던데 규모가 어느 정도죠?
"160여평(528.9m²)입니다. 현재 소를 키우고 있는 우사도 원래는 자라를 키웠던 곳이랍니다. 예전보다 규모가 작아진 겁니다."

- 자라 1kg 가격이 5만 원이라고 하셨죠, 그렇게 크는데 몇 해 걸리나요?
"3년 정도 소요됩니다. 자연에서는 5~6년 되어야지요. 자라 양식 올해로 19년째인데 꾸준히 키우면 먹고 사는데도 별 문제 없습니다."

- 양식장에 자라는 몇 마리 정도 됩니까?
"아마 1만5000여마리 정도 될 겁니다. 그 중 산란 가능한 자라가 2000여마리입니다."

- 자라 키우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한 말씀 해주세요?
"온 몸이 상처투성이랍니다. 이 녀석들이 물면 무지 아파요, 눈물이 쏙 빠집니다. 한번 물면 절대 안 놓습니다. 그때는 재빨리 물린 손을 물 속에 담가야합니다. 그러면 자라가 안정을 되찾고 도망을 가거든요."

- 부화 중인 자라 알은 며칠이면 깨어나죠?
"45일 정도 지나면 새끼 자라가 모래를 헤집고 나옵니다. 부화장의 스티로폼 한 상자에 350여개의 알이 있습니다."

알에서 부화한 새끼자라는 1m가 넘는 높이의 물 속으로 풍덩풍덩 떨어져 내렸다. 이내 힘찬 몸짓으로 물 속을 재빠르게 움직인다.

백종민씨가 자라를 잡아 보여준다.
 백종민씨가 자라를 잡아 보여준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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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식감과 엇비슷하면서도 입안에 착착 감기는 별미

자라 알의 크기는 2cm 정도이며 맛은 고소하다. 알을 깨뜨려 들깨기름과 먹으면 그 풍미가 좋다. 예부터 젖은 종이에 여러 겹 싸서 잿불에 익혀 보신제로 즐겨먹었다. 식전에 5개 정도 먹는 게 적당하다고 한다.

자라 알은 프라이가 안 된다고 들은 지라, 실제 자라 알을 여러 개 깨트려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익혀봤다. 3분여가 지나도 난황이 그대로 있다. 흰자위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 눈으로 빤히 보고도 믿기지가 않는다. 왜 그럴까.

알을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익혀봤다. 3분여가 지나도 난황이 그대로 있다.
 알을 프라이팬에 기름 두르고 익혀봤다. 3분여가 지나도 난황이 그대로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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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 알의 크기는 2cm 정도이며 맛은 고소하다.
 자라 알의 크기는 2cm 정도이며 맛은 고소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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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자라 양식장의 백종민(60) 부부는 자라 얘기만 나오면 끝없이 말이 이어진다. 용봉탕을 장복한 당뇨병환자가 당이 호전되었으며 갱년기 아주머니는 생리가 돌아오기도 했다고 한다. 아무튼 용봉탕이 좋기는 좋은가 보다.

자라와 촌닭으로 끓여낸 용봉탕이다. 자라와 촌닭을 각각 접시에 담아냈다. 이어 정성들여 끓여낸 용봉탕 진국이다. 한 대접 먹으니 몸이 가뿐해지는 기분이다. 보약이 따로 없겠다. 이제 자라 맛을 보자. 자라는 야들야들하다. 육질이 닭고기의 식감과 엇비슷하면서도 입안에 착착 감긴다. 용봉탕 한 그릇이면 이 여름이 거뜬하겠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백양자라양식장, #자라, #용봉탕, #촌닭,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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