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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포등대는 등록문화재 제129호이며 2004년 12월 31일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영산포등대는 등록문화재 제129호이며 2004년 12월 31일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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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비유할 때 곧잘 등장하는 게 등대다. 인생이라는 긴 항로에서 방황할 때, 등대는 한 줄기 희망으로 묘사된다. 등대는 사나운 폭풍이 몰아쳐 아무리 힘들고 고달파도 환한 빛을 포기하는 법이 없다. 지난 11일 홍어의 향수를 잊을 수 없어 영산포 홍어의 거리를 찾았다가 강변에 고고한 자태로 서 있던 영산포 등대를 마주했다.

영산강 하구언으로 물길이 막힌 강물은 썩어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가 부적절하다. 또한 영산강 유역의 생태계도 완전히 바뀌어 풍요로웠던 옛 영산강은 찾을 수가 없다.
 영산강 하구언으로 물길이 막힌 강물은 썩어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가 부적절하다. 또한 영산강 유역의 생태계도 완전히 바뀌어 풍요로웠던 옛 영산강은 찾을 수가 없다.
ⓒ 임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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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포 등대는 일제강점기 영산포 선창에 건립된 등대다. 1915년 설치된 시설로 우리나라 내륙에 있는 유일한 것이며 1989년까지 수위 관측시설로 사용됐다. 그 시절 얼마나 많은 배들이 몰려들었으면 여기에 등대를 세웠을까. 그 번화하던 강변에는 지금도 홍어집들이 즐비해 옛날의 영화를 증언하고 있다.

영산포 등대 전경이며 4대강 사업으로 새롭게 리모델링되었다.
 영산포 등대 전경이며 4대강 사업으로 새롭게 리모델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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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영산강은 하구언으로 막히면서 물길이 끊겨 '끝발 날리던 포구'의 영화도 막을 내리고 말았다. 육로와 철로의 발달은 수운의 침체를 유발했고, 1970년대 국토개발계획에 의한 영산강 하구언 건설은 영산포의 몰락을 가져왔다. 1975년 영산포에 배가 들어오지 않음으로써 이후 영산포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됐던 것이다.

죽어가던 등대,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등대 전경이며 높이 8.65m. 등탑지름 2.4m이다.
 등대 전경이며 높이 8.65m. 등탑지름 2.4m이다.
ⓒ 임무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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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부터 수많은 배가 드나들었던 곳이기에 내륙 영산포에 등대가 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은 없다. 거센 물살을 헤치고 들어오는 배는 등대의 불빛을 통해 길을 잡았고, 그 불빛을 발견하는 순간 힘든 항해가 끝났음을 직감했을 것이다. 목포에서 영산포까지 작은 돛단배는 10시간 이상의 긴 항해였기 때문에 등대의 존재가 뱃사람들에게는 상당한 기쁨과 함께 안도감을 줬을 것이다.

영산포 등대는 1989년까지 수위 관측시설로도 사용되었다.
 영산포 등대는 1989년까지 수위 관측시설로도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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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사람들은 고기나 소금을 팔러 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영산포에서 쌀로 바꿔 가 이곳은 돈 마를 날이 없었다고 한다. 작은 시골 마을에 불과한 영산포에 정미소 10곳이 넘게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당시의 모든 영화는 불이 꺼져 있는 등대 안에 모두 함축돼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산포 등대 내부시설
 영산포 등대 내부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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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꺼진 영산포 등대에도 서광이 비추고 있다. 조심스럽게 영산강 하구언을 재조정해 다시금 영산강의 물길을 살리려는 노력이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주시에서는 영산포의 선창을 다시 복원하는 '근대거리 조성계획'을 수립 중이며 당당한 문화유산으로서 뒤늦게나마 재인식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 등대도 영산포의 명물로 거듭나고 있다.

등대 기능은 상실하고 볼거리로서 존재하고 있는 영산포 등대야경
 등대 기능은 상실하고 볼거리로서 존재하고 있는 영산포 등대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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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영산포등대, #영산강하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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