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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의원이 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 기자회견에서 4인의 공동원장(이계안 사단법인 2.1연구소 이사장, 김효석 전 민주당 의원, 박호군 한독미디어대학원대학교 총장, 윤장현 광주비전21 이사장)을 소개하며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신당 계획 설명하는 안철수 의원 안철수 의원이 8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당 창당 준비기구인 '새정치추진위' 기자회견에서 4인의 공동원장(이계안 사단법인 2.1연구소 이사장, 김효석 전 민주당 의원, 박호군 한독미디어대학원대학교 총장, 윤장현 광주비전21 이사장)을 소개하며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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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신당'의 얼굴이 드러났다. 신당 창당을 위한 실무기구 '새정치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 인선이 8일 공개된 것. 박호군 한독미디어대학원대학교 총장, 윤장현 광주비전 21 이사장, 김효석·이계안 전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같은 인선 발표를 두고, 내년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밑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단 공동위원장 네 명의 출신 지역을 살펴보면, 호남 출신 2명(윤장현·김효석)과 수도권 출신 2명(박호군·이계안)으로 이뤄져 있다. 특히, 윤 위원장과 김 위원장은 각각 '안철수 신당'의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이 위원장 역시 서울시장에 두 번 출마하려 했지만 민주당에서 공천을 받지 못한 전력이 있다. 때문에 이 위원장도 안철수 신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장현은 광주시장, 김효석은 전남지사 후보로 오르내려

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같은 해석에 더욱 힘이 실린다.

광주·전남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광주 YMCA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윤장현 위원장은 그동안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주 시장 출마를 고민하고 있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특정 지역에서는 '선택'을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광주시장 출마를) 요청 받고 고민한 건 사실"이라며 "남은 문제들은 공동대표단과 함께 상의 드리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김효석 위원장의 경우, 호남 텃밭인 전남 담양·곡성·장성에서 내리 3선을 했다. 대표적인 호남 출신 정치인이지만 지난 19대 국회에서 서울 강서을에 출마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최근에는 광주·전남 발전구상 네트워크를 설립, 지역 출신 인사들을 대거 초청해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광주·전남 지역에서의 활동을 본격화 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안철수 신당'의 전남지사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 그는 이날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 표출된 게 안풍이고, 이것이 시대정신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계안 위원장은 현대자동차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의원을 지냈다. 그는 2006년 지방선거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지만 번번이 민주당의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 위원장이 최근 민주당 탈당을 선언하고 안철수 행을 택하자,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호군 위원장은 아직 지자체장 후보군으로 언급된 적은 없다. 하지만 출신 지역이 인천이고, 인천대 총장을 지냈으며, 인천녹색성장포럼 대표를 맡은 바 있어 인천시장 후보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철수 의원이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인선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날 위원장 인선 발표에서 내년 지방선거 구도를 읽을 수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더군다나 안 의원은 "현역 의원은 영입대상이 아니"라고 밝혀, 새누리당 뿐 아니라 민주당에도 영입의 손을 내밀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일각에서는 "우리와 제대로 경쟁하겠다는 뜻이 담겼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전면전'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시각이 대부분이다. 민주당의 수도권 출신 재선 의원은 '전면전'에 대해 "안철수 의원이 그렇게까지 정치 감각이 없다고 보진 않는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현역 의원은 영입대상 아니다"... 민주당과 전면전?

이날 인선의 또 다른 특이점은 민주당 출신 2명과 참여정부 장관 출신 1명이 포함돼 있다는 데 있다. 안 의원 측이 인재영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현실로 드러났다는 평가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예상 가능한 범위 내의 예상 가능한 인사"였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평가는 더욱 노골적이다. 유일호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체 그 '새정치'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 실체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며 "(안 의원은) 국민들의 적극적 참여를 호소하면서 문호를 개방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각 당에서 탈락한 정치 지망생들의 또 하나의 이합집산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혹평을 예상한 듯, 안 의원 측은 "박호군 위원장은 진짜 빅 샷 아니냐"며 "정치권에서 이만한 인물을 데려오기 어렵다"고 자평했다. 박 위원장 영입에는 안 의원이 직접 나서 공을 들였다는 후문이다.

당초, 공동위원장에 정치원로모임 '국민동행'의 김덕룡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이날 발표에서는 빠졌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전 원내대표는 정치 원로 입장에서 언제든 도울 일이 있다면 돕겠다고 말하고 있다"며 "다만 이번에 위원장 명단에서 빠진 것은 김 전 대표의 무게감이 워낙 커서, 합류할 시 무게 중심이 쏠리지 않을까 하는 내부 우려 있었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 또, 안 의원과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 장관과의 만남도 있었지만 '교감'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날 내놓은 결과물은 '야권 중심, 기존 정치권 출신 인사'들로 채워졌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여러 분들과 말씀을 나누고 있는데 각자의 사정이 있어, 거기에 맞춰 일들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념에 치우치거나 하는 일 없이 새로운 정치와 국민이 원하는 정치에 뜻을 함께 하는 분들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새정치 추진위를 통해 창당 수순을 밟아가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창당 시점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일각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년 2~3월에 창당할 것이라는 예측과, 지방선거 후에 창당할 거라는 관측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지금 속도 상 지방선거 전 창당은 무리다, 지방선거 후에 창당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일선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태그:#안철수, #영입, #신당 창당, #지방선거, #선전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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