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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청 옥상에 마련한 장독대
▲ 장독대 수원시청 옥상에 마련한 장독대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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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수원시청 옥상이 시끌벅적하다. 4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지난 3월에 마련한 장독대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 8개월 동안 햇볕이 잘 드는 옥상에 놓였던 장독을 여는 날이기 때문이다. 장은 담근 지 8개월에서 10개월 정도가 되면 제 맛을 낸다고 한다. 사단법인 수원가족지원센터가 주최를 하고 수원시가 후원한 장이 8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장은 저염장입니다. 그만큼 염분이 적어 맛이 있죠. 대개 집에서 담구는 장은 염도가 17~21% 정도인데, 이 장은 염도가 15%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장이 햇볕에서 8개월 동안 숙성이 되면서 수분이 증발해 다시 염도가 올랐어요. 오늘 그 염도를 맞추는 작업을 하게 되죠."

가족지원센터 한옥자 센터장은 수원지역 거주 320가정이 모여 된장을 담그고, 가르고 나누는 전 과정을 체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을 담근 한 집 당 된장 5키로, 간장 1500CC를 나눠주고, 남은 것은 수원지역의 어려운 가정 100가구에 각각 된장 1Kg과 간장 500cc를 나눠줄 예정이란다.

장담그기 체험에 모인 아동센터장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 교육 장담그기 체험에 모인 아동센터장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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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아동센터 장들이 함께 해

오전 10시부터 수원시청 옥상으로 속속 모여 든 40여 명의 사람들은 수원지역 아동센터장들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알려주기 위해 저염장을 담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모였다는 것. 가족지원센터에서는 올해 어린이집 5곳, 유아원 5곳, 초등학교 3곳 등에 된장을 담가줬다고 한다.

"어린이집과 유아원 등에 장을 담가줬고요. 초등학교는 세 곳을 선택해 된장 10가마를 담가줬어요. 요즈음 아이들이 인스턴트식품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 있어서 아이들의 건강이 심각한 수준이거든요. 그런 아이들에게 건강한 우리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을 하는 것이죠."

제대로 장을 담그는 법을 배우기 위해 모여든 아동센터장들은 교육을 받기 전, 된장을 이용해 만든 차를 한 잔씩 마셨는데 여기 저기서 "맛있다"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한 잔 마셔보니 약간 텁텁하기는 하지만, 마시고 난 뒤 입 안이 개운했다. 건강에도 좋다고 하는 된장 차는 저염장을 뜨거운 물에 잘 풀기만 하면 된다고.

수원가족지원센터 한옥자 센터장
▲ 한옥자 수원가족지원센터 한옥자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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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담그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음식연구원 박종숙 원장
▲ 박종숙 장을 담그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음식연구원 박종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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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는 저도 집에서 장 담가야죠"

오전 10시 30분께 부터 40여 분간 장에 대한 교육이 이뤄졌다. 한옥자 센터장의 인사말에 이어 박종숙 음식연구원장으로부터 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은 후, 모두가 오랫동안 햇볕에서 숙성이 되는 과정에서 염도가 높아진 장의 염도를 처음과 같이 15% 정도로 맞추는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이 장은 지난 3월에 담근 뒤, 4월에 항아리 안의 메주를 건져내고 건져낸 메주에 메주가루, 액젓, 매실청 등을 함께 섞어 농도를 맞춘 후 다시 항아리 담아 놓은 것이다. 이날 작업은 수원시청 이층 옥상 양편에 나누어 놓았던 장을, 제대로 염도를 맞추어 처음 장담그기에 참석한 320명의 시민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기 위해서였다.

수분이 증발하면서 높아진 염도를 다시 15%로 맞추고 있다
▲ 염도맞추기 수분이 증발하면서 높아진 염도를 다시 15%로 맞추고 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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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도를 맞춘 장을 각 가정에 나누어 줄 수 있도록 용기에 담고 있다
▲ 나누기 염도를 맞춘 장을 각 가정에 나누어 줄 수 있도록 용기에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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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을 가져가서 햇볕이 잘 드는 곳에 겨울 동안 숙성을 시키면 정말 맛있는 장이 됩니다. 저도 집에서 장을 담가봤는데 정말 맛있는 장이 되었어요. 이 장담그기 교육을 6년 째 하고 있는데, 저희들의 목적은 장을 사먹지 말고 직접 담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옥자 가족지원센터장은 주부들이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서, 우리 전통 장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장을 담그기 체험이라고 했다. 실제로 교육을 마친 사람들은 이제는 집에서 장을 담가먹을 수 있게 돼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모든 음식을 조리할 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장을 담가서 좋고, 이웃도 도울 수 있으니 더 좋다는 장 담그기 체험 행사. 수원시청 옥상에선 늘 장 익는 냄새가 솔솔 풍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된장, #수원시청, #옥상, #가족지원센터, #장 나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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