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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관 안에 마련된 어른을 위한 쉴 곳과 아이를 위한 놀 곳입니다.
 미술관 안에 마련된 어른을 위한 쉴 곳과 아이를 위한 놀 곳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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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30일 오후 한국 동해와 맞닿아있는 일본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올해로 지은 지 10년이 되었습니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은 터 2만 7천 제곱미터 넓이에 지름 110 미터의 둥근 모습의 건축입니다.

미술관 건물 안에 들어가서 입장권을 사 특별전이나 상설전을 볼 수도 있고, 입장권을 사지 않고 바깥 유리창을 따라 둘레만 둘러볼 수도 있습니다. 둘레에도 도서관, 아이 놀이방을 비롯해 전시 중인 독특한 작품들이 많습니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레안드로 에리치(Leandro Erich) 작품 수영장입니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레안드로 에리치(Leandro Erich) 작품 수영장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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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레안드로 에리치의 작품인 수영장입니다. 위에서 보면 수영장인데 수영장 아래로 사람이 옷을 입은 채로 드나들 수 있습니다. 유리 아래에 사람이 드나들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고 유리 위에 두께 10cm로 물을 담아 두었습니다.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칸에 파란색을 칠해서 수영장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미술 작품이 단순히 사람에게 보이거나 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직접 물 아래에 들어가서 감상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인기가 있습니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에는 수영장을 비롯해 장 파브르의 구름을 재는 남자, 제임스 터렐리의 브르 프라넷 스카이 등 여러 멋진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특별히 기교를 부리거나 특별히 꾸민 것이 아니고 자연스럽고 수수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주는 작품입니다.

     장 파브르(Jan Fabre)의 작품 구름을 재는 남자와 쉬면서 감상하는 사람들입니다.
 장 파브르(Jan Fabre)의 작품 구름을 재는 남자와 쉬면서 감상하는 사람들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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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은 건물 자체의 설계나 디자인 역시 독특합니다. 일반적인 집의 개념을 뒤집습니다. 직선으로 세운 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수평의 보, 비스듬한 지붕과 수직으로 세워진 벽이 그것입니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은 집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거부합니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은 창조가 무엇이고, 새롭다는 것이 어떤 것인가를 건축과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관람자들은 이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고, 고정 관념과 기존의 틀을 깨는 상상력을 꿈꾸게 됩니다.

     제임스 터렐리(James Turrell)의 작품 브르 프라넷 스카이와 쉬면서 감상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날 오후 하늘은 구름에 가득해서 작품 제목인 파란 하늘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제임스 터렐리(James Turrell)의 작품 브르 프라넷 스카이와 쉬면서 감상하는 사람들입니다. 이날 오후 하늘은 구름에 가득해서 작품 제목인 파란 하늘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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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의 바다를 끼고 있는 가나자와시는 한 때 일본 역사에서 교토에 버금가는 번영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풍부한 수산물,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주변 큰 산에서 흘러나오는 강에서 캐는 사금 등으로 풍요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가나자와 시는 에도 시대 이후 도쿄가 정치, 경제의 중심지가 되면서 인구가 줄고, 산업 시설이 가동을 멈추는 등 쇠락의 길로 접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을 비롯하여 시내 창고나 버러진 산업 시설 등을 박물관이나 문화 시설, 전통 문화 연수관 등으로 활용하면서 인구가 늘고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이 문을 연 10 년 동안 다녀간 사람이 1400 만 명이 넘었다고 합니다. 가나자와 시 인구는 10 년 전에 비해 1만 명 정도 늘어서 지금은 46만 5천 명이라고 합니다. 가나자와시는 교통이 편리하고 교육, 산업 시설 등이 많기 때문에 인근 소도시에서 옮겨오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가나자와시는 문화에 대한 가치를 인식하고 꾸준히 투자하고, 노력하여 성공한 사례로 알려져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참고 누리집> 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https://www.kanazawa21.jp, 2014.11.30.



<가는 법> JR가나자와역 동쪽 출구에서 겐록쿠엔(兼六園)행 버스를 타고 갑니다. 3km 정도로 10 분 쯤 걸립니다.



태그:#가나자와 21세기 미술관, #가나자와(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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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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