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40여 명이 참가한 예선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참가자들
▲ 대기실 40여 명이 참가한 예선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참가자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가수가 따로 없다. 하긴 요즘 노래 한 자락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는 흔히 노래를 잘 못하는 사람을 '음치'라 하고, 춤을 잘 못 추면 '몸치'라 한다. 또 사람들이 노래를 할 때 박자를 못 맞추면 '박치'라는 말로 빗대어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런 '치'들이 아닌 노래의 고수 40여 명이 무대에 올라 경쟁했다.

수원 팔달문 시장(상인회장 조정호)은 매년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참여하는 '다문화 가요제'를 열고 있다. 지난 30일, 많이 참가할 때는 100명 이상이 예선전을 거치지만 올해는 40여 명이 예선 무대에 올랐다. 서울, 충북 영동, 부산 등에서도 참가해 팔달문 시장에서 주최하는 다문화 가요제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원 팔달문시장(상인회장 조정호)이 주최한 다문화 가요제 예선 모습
▲ 다문화가요제 수원 팔달문시장(상인회장 조정호)이 주최한 다문화 가요제 예선 모습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다문화 가요제 앞으로 더 키워나가야

요즈음은 '다문화'라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하지만 엄밀히 따져보면 우리는 과거 삼국시대부터 이미 다문화 국가였다. 지금 다문화라는 말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우리 역사 속에 보면 늘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정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그들의 숫자가 조금 많아졌을 뿐이다.

"이제 이들도 우리 사회에 일원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보니 이미 한국에 들어와 결혼하고 뿌리 내린 지 20년 이상이 됐다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들을 위해서 우리 사회가 문을 열고 무엇인가를 해줘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가요제는 앞으로 더 키워가야 합니다."

조정호 팔달문 시장 상인회장의 말이다. 불과 한국으로 들어와 정착한 지 5~6년이라는 이주민들이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들도 우리네와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다문화'라는 말이 그들과 괴리감을 갖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예선에 참가한 사람들의 디양한 모습
▲ 예선 예선에 참가한 사람들의 디양한 모습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치열한 예선전, 모두가 가수

처음부터 심상치 않다. 불과 40여 명의 인원이 가요의 1절씩만 하고 무대를 내려갔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2시간 30분 동안 무대에 오른 사람들. 그 중에는 현재 언더가수로 활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다문화 모임에서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고 직접 자신의 반주를 제출하는 사람도 있었다.

참가한 사람들은 중국, 일본, 베트남, 캄보디아, 대만, 네팔, 스리랑카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다. 그들이 부르는 노래 또한 다양했다. 70년대 노래부터 요즈음 한창 잘 나간다는 트로트 가수 금잔디의 노래 '오라버니'까지, 각양각색의 노래를 불렀다.

각설이복장에 대학생, 바이올린까지 등장한 예선전 모습
▲ 예선 각설이복장에 대학생, 바이올린까지 등장한 예선전 모습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오늘 심사하기 정말 힘드네요. 다문화 가족들이 이렇게 우리 가요를 잘 부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오히려 이들이 더 잘 부르는 것 같아요. 12명 정도를 7일 본선 무대에 올려야하는데, 예선 심사하는 것조차 이렇게 힘들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정말 잘하네요."

한 심사위원은 세 시간 가까이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면서, 모두 다 본선 무대에 올리면 좋겠다고 했다. 바이올린을 들고 나온 참가자가 있는가 하면, 장기자랑에 자신이 나고 자란 나라의 전통 음악부터, 심지어는 혀를 갖고 똑딱 소리를 내는 사람들까지 있다. 본선 무대에 오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은 무대 밖에서부터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든다.

중국에서 왔다는 양호진은 언더가수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 양호진 중국에서 왔다는 양호진은 언더가수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 하주성

관련사진보기


가요제에 참가한 연령층도 다양하다. 20대 대학생부터 60대까지 있다. 오는 12월 7일 오후 2시부터 지동교 특설 무대에서 진행될 본선 무대를 기대하는 것도, 이들이 실력이 가수 못지않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참가자들이 보여주는 장기자랑 또한 재미를 더해 줄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다문화가요제, #예선, #팔달문시장, #조정호, #바이올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