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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라대 교수협의회 대표의장인 강경수 교수는 현재도 병원에 입원 중인데 계속 두통과 구토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 재임용 탈락에 항의 농성을 하던 중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강경수 교수 제주한라대 교수협의회 대표의장인 강경수 교수는 현재도 병원에 입원 중인데 계속 두통과 구토 증세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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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라대의 강경수 교수(음악과, 60세)가 교수 재임용 탈락에 항의하며 교내 시위와 농성 도중 신체 이상 증세를 보여 제주시내 대형 응급실로 실려가 입원 중이다.

강 교수는 지난 12월 30일 재임용탈락 통보를 받고 이에 항의하기 위하여 지난 1월 2일 시무식 때부터 보름 이상 교내에서 시위 농성을 하던 중 지난 1월 22일 급격한 탈진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실려가 정밀 검진을 받았다. 구체적인 병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는데 지속적으로 두통과 구토증세를 보이고 있어 계속 입원 가료 중이다.

강 교수의 병상 소식을 접한 이 대학의 ㅎ교수는 "대학당국의 일방적인 재임용 탈락 통보가 강 교수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타 일반대학에서는 볼 수 없는 교수 업적 평가 기준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부여된 점수가 기준에 못 미친다고 재임용을 탈락한 것은 그동안 강 교수가 교수협의회 대표 의장으로 일해 미운털이 박힌 데 보복성 인사"라고 말했다.

이 대학에서는 강의 중에 한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하여 해임 처분을 받은 한 아무개 교수가 민사 소송에서 2심에서도 승소했는데 대학측이 상고를 해 현재 대법원 심리 중이기도 하다. 

교수업적평가를 이유로 교수재임용탈락이라는 처분을 받은 것은 제주도내에서는 처음있는 일이라며 제주한라대 교수들은 물론이고 타 대학의 교수들도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수신문'에서는 제주한라대의 교수업적평가 기준의 불합리성에 대하여 1면 머리 기사로 자세히 보도를 한 바 있다.
▲ 제주한라대의 교수업적 평가 기준의 문제점 보도 '교수신문'에서는 제주한라대의 교수업적평가 기준의 불합리성에 대하여 1면 머리 기사로 자세히 보도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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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신분 불안해 근무 의욕 잃어       

일반대학은 교육, 연구, 보직 비율이 50:40:10인데 제주한라대는 13:36:51%로 현저하게 보직 교수들만 유리하다. 그 중 20점에 해당하는 점수는 총장이 자의적으로 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대학 총장한테 밉보인 교수는 교수 업적 평가 점수를 잘 받을 수 없어 총장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구도라고 한다.

이 대학 ㄱ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에 3년 평균이 60점 미만이면 교수재임용에서 탈락이 되는데, 60점이 안 되었다고 반드시 탈락시키는 것은 아니다. 강경수 교수의 경우는 학교당국이 눈엣가시로 보는 교수협의회 5인 공동대표 중 대표의장이기 때문에 본떼를 보인 것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다른 교수들도 '다음은 내 차례가 아닌가?' 하면서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현실이다. 이래서는 불안해서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이와 같이 납득할 수 없는 교수 업적 평가 기준 때문에 학생 교육에 전념해야 할 교수들이 총장의 눈치를 보면서 영혼 없는 교육을 할 수 밖에 없다.

2012년에 창립된 제주한라대 교수협의회는 전체 100여명 교수들 중 회원들이 많을 때는 70명이 넘었으나 지금은 많이 탈퇴를 하였다. 대학측에서는 교수협의회를 무력화시키기 위하여 총장 측근들을 내세워 '교수회'를 만들었다. 거기에는 일반 대학과는 달리 학부장 등 보직교수들도 가입이 되어 있다. 그들이 교수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가입할 것을 종용하니 학교측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어 80%의 교수들이 가입되어 있다. 교수들 중에는 눈치를 보면서 양측에 다 가입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몇 년 전까지는 교수들 급여가 공무원들의 호봉제에 준하여 지급이 되었는데 그것을 연봉제로 바꾸었다. 그 과정에서 보직교수들을 내세워, 교수들을 나누어 맡아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끈질긴 설득과 회유를 통하여 찬성 서명을 받도록 하여 억지로 바꾸었다. 그러고 나니 교수들의 연봉이 동결되거나 거의 잘 오르지도 않는다. 그러나 총장만은 예외로 호봉제를 유지하면서 연간 2억 원이 넘는 급여를 받고 있어서 국내에서는 상당한 상위 레벨이다.

이런 문제들의 근본에는 이 대학 이사장의 아들인 김성훈 총장이 있다. 교수들 중에는 '앞으로 교수들 뿐만 아니라 교직원은 물론 지역 사회와 연대하여 총장 퇴진 운동도 벌여야 한다'며 이미 며칠 전에 '총장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벌이기도 하였다."

토지 매입 등 관련된 비리 의혹들 불거져

제주한라대에는 교직원들도 학교측의 노조 무력화 시도로 노조가 양분되어 있다. 전국대학노조 한라대지부 이준호 지부장과 인터뷰를 통하여 대학 실태를 들어보았다.

- 강경수교수의 재임용 탈락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교수협의회 대표 의장으로서 학교 비리 등을 폭로하고, 교협교수들과 함께 학교정상화 투쟁을 하는 것에 대하여 못마땅하게 생각한 대학당국이 보복성 인사 조치라고 본다."

- 교직원 노조도 양분되었다고 들었는데 현황은 어떠한가?
"제주한라대 직원 노조가 조직이 되어 활동을 하니 대학측의 말을 잘 듣는 직원들을 내세워 어용노조를 만들어서 직원들을 회유하여 그쪽으로 가입하도록 유도를 하여 민주노조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시도를 계속해 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교직원들도 학교측의 눈치를 안 볼 수가 없다."

 - 대학에서 토지 매입이라든가 제주한라대 부설 유치원 매입 등의 비리 의혹과 관련하여 검찰에 고발했다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
"제주한라대는 말산업 육성 특성화 대학인데, 말사육장을 마련하기 위하여, 2004년 7월 제주시 애월읍에 있는 천아오름을 한 영농업체가 15억에 낙찰 받은 것을 한 달도 안 되어 학교측에서 5배의 고가인 75억을 들여 사들인 것이다. 그렇게 고가로 사들일 의사가 있었다면 미리 경매에 참여했더라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사들일 수 있었는데, 그렇게 고가로 사들인 것은 납득이 가질 않는다.

더구나 사들인 천아오름 땅 중, 특정한 곳도 없이, 1%를 총장이 속칭 '알박이'를 하여 지분으로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총장의 동의가 없다면 그 땅을 매도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되어서 제주의 지상파 방송에서 이미 자세한 보도가 나갔다. 이 문제에 대하여는 더 상세한 비리 사실이 확인되면 검찰 고발을 할 예정이다. 2005년 2월 개원한 제주한라대 부설 유치원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교비를 사용했다는 의혹이라든가 제주시 노형동 토지 헐값 매입 등이 횡령 및 사랍학교법 위반 소지가 있어 검찰에 고발하여 현재 수사중이다."

- 대학에 이렇게 비리가 많고 직원들 분위가나 위축되어 있는데,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민주노총대학노조 차원에서도 대응하겠지만 본 대학 교수들과 제주도 지역 사회 내의 노조, 많은 시민단체들과 연대하여 조례 개정운동은 물론 '제주한라대 정상화 대책 위원회'와 같은 단체를 만들어 강력히 연대투쟁을 해 나갈 것이다."

이준호 지부장은 "제주한라대 교직원들은 전국대학 교직원 평균보다 훨씬 낮은 급여를 받고 있다. 학교측에 잘못 보이면 급여가 동결되거나 깎일 수도 있어서 대부분 교직원들도 학교측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했다. 

제주도는 특별자치도가 되면서 도내 사립대학들은 교육부의 관리,감독 권한이 지자체로 이양 되어 있어서 제주도지사의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한다. 따라서 제주도의 사립대학들은 '대학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의 근거 규정에 의하여 대학을 설립, 운영하게 되어 있는데, 제주한라대는 2013년과 2014년 신입생 모집 과정에서 불법으로 신입생들을 모집하여 제주도 감사위원회의 특별감사를 받았다.

정시 모집에서 불합격한 지원자들을 입시 요강에도 없는 '기타' 명목으로 추가로 184명을 정원외 입학을 시킨 것이다. 이미 입학이 되어 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가 없어서 감사위원회에서는 2016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정외원 입학한 학생의 숫자만큼의 신입생을 모집할 수 없도록 조치를 취했다.

교수들의 재임용 문제라든가 학교 운영과 관련된 각종 비리들이 발생하는데에는 제주도의 관련 조례가 문제 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얼마 전 관련 조례의 허점을 보완하여 올바른 대학 학사행정이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하여 조례 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리기도 하였다. 그 공청회에서 대체로 모인 의견들은 "지자체가 명실상부하게 대학의 지도, 감독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도지사가 대학 운영과 관련된 자료를 요구하면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해야 하며, '대학평의회'를 두어서 학내의 인사문제나 예산 문제, 학사 운영 등에 대하여 심의 자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규정들이 보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월 28일 제주도 의회 회의실에서, 대학 정상화를 위한 조례의 정비 방향에 대하여 관계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었다.
▲ '대학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의 올바른 개정을 위한 공청회 1월 28일 제주도 의회 회의실에서, 대학 정상화를 위한 조례의 정비 방향에 대하여 관계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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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라대 사태와 관련하여 해당 상임위원회인 제주도 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위원장인 김경학 의원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 제주한라대의 입학 부정이라든가 각종 비리들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가?
"잘 알고 있다. 이미 제주 사회에서는 언론을 통하여 많이 알려졌고, 입학부정과 관련된 문제는 감사위원회의 감사 결과 시정 조치하도록 통보되어 있고, 땅 매입이라든가 유치원 매입 등과 관련된 문제는 지금 고발이 되어 있어서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는 바탕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가?
"이미 제정되어 운영되고 있는 '대학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의 규정들 중 허술한 부분들이 많다. 2010년 교과부장관으로부터 고등교육에 관한 지도 감독 권한을 위임받은 것을 조례로 제정하면서 고등교육법 등 관련 상위법과 시행령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허점이 없도록 제정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제정되어 운영 되다보니 이번 사태와 같은 문제들이 불거졌다."

- 앞으로 이런 문제들을 바로잡기 위하여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관련 조례에서 문제가 있는 부분들을 찾아 내어 바로 잡고, 필요한 내용들은 보강을 해서 제대로 대학들을 관리, 감독할 수 있도록 조례 개정을 위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미 공청회도 열린 바 있다."

 - 제주한라대의 강경수 교수 재임용 탈락은 제주도에서 초유의 일인데 관련해 도의회에서도 나서서 중재 노력 등을 하여 제주도가 조용한 가운데 면학 분위기를 높여야 하지 않는가?
"옳은 지적이다. 도의회가 학교 인사문제에 대하여 간섭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총장 등 학교측을 설득하여 강경수 교수 문제도 잘 풀릴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다른 교수들도 안정된 분위기에서 교육에 전념할 수 있어서 대학이 안정적으로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정치적인 노력을 해 보겠다."

ㄱ교수는
"이 대학의 전문대 교수들도 고교를 찾아다니며 학생 모집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학과 입 입시 충원율은 교수들의 업적 평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고교들을 찾아나서서 통사정을 하기도 해야 한다. 현재 이 대학은 수용능력을 초과하는 정원외 신입생을 모집하여 강의실은 물론 실습 시설 등이 턱없이 부족하여 저녁 8,9시까지 강의를 하거나 일부 학과는 전공과목들까지 콩나물 교실 수업을 하는가 하면 공휴일에도 강의를 실시한다"고 말했다.

교수협의회 활동을 하고 있는 한 교수는 "제주한라대는 300억원 이상을 들여 국내 최대의 실습호텔과 교사를 신축 중이다. 학생들의 등록금이나 중앙정부, 지방정부의 지원금들을 학생들 교육이나 연구 환경 개선에 쓰기보다는 매년 100억에 가까운 적립금을 쌓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알리미 자료에 의하연 제주 한라대학은 지난해 전국 138개 2년제 대학 중 3위에 해당하는 막대한 운영 차익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이런 사실들을 확인하기 위하여 이 대학의 기획처장과 몇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받지를 않았고, 기획처에 전화를 하였더니 직원들은 "자신들은 잘 아는 바도 없고, 답변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하였다.


태그:#제주한라대, #강경수교수, #탈진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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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초등위원장,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회장을 거쳐 현재 초록교육연대 공돋대표를 9년째 해 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의 혁신학교인 서울신은초등학교에서 교사, 어린이, 학부모 초록동아리를 조직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 초록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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