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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원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노송지대
▲ 수원 노송지대 복원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노송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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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의 관문인 노송지대, 급격한 도시화로 고사해 유명무실화된 노송지대의 복원이 현재 한창 진행되고 있다. 노송지대는 지지대비가 있는 지지대고개 정상으로부터 옛 경수간 국도를 따라 노송이 생장하는 약 5km의 지대를 말한다. 조선시대 정조가 소나무 500주와 능수버들 40주를 심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난 40여년간 경기도기념물로 지정된 노송 102주가 고사해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35주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노송지대의 노송 75%가 고사한 것은 급격한 도시화 때문이다. 과거 정조대왕 능행차가 경유하던 노송지대 중심부로 도로가 놓였고 인근 경수로의 교통량도 급증했다. 1990년대 후반 북수원 지역의 대규모 택지개발로 인구가 급증하면서 교통량 역시 증가했다.

도로에 포위된 노송지대는 통행량 증가, 환경 파괴 등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수원시는 2009년부터 노송지대를 복원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민의 협조 없이는 힘든 상황이다.

얼마 남지 않은 노송 보존 시급

노송지대에 얼마 남지 않은 노송
▲ 수원 노송지대 노송지대에 얼마 남지 않은 노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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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지대를 복원하기 위해선 새 소나무를 이곳에 심는 것보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노송을 보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현재 수원시는 노송지대 일대에 공원을 조성하고 있으며, 매년 1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송지대에 대해 생육실태 조사와 수목보호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까지 노송의 고사가 멈췄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이를 중단할 경우 35주 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노송이 전부 고사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공원 조성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구역의 차량 진입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다. 현재 수원시는 이곳의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이 여전히 이 주변에 불법주차를 일삼고 있어 노송이 고사할 우려가 있다.

지난 2012년에는 노송지대에서 5톤 트럭이 200년 된 노송을 들이박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현재 노송지대 공원이 조성되는 부근에는 바리케이드 등이 설치되어 있다. 앞으로 불법주차 등을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주변 도시 개발은 여전히 진행 중

노송지대 주변 대규모 아파트 단지
▲ 수원 노송지대 노송지대 주변 대규모 아파트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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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지대 주변에선 여전히 도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2013년 정자동과 이목동 일대에 신규 아파트 단지가 대거 입주했고 노송지대 바로 건너편에는 수원SK아트리움도 자리를 잡았다. 앞으로 원예특작과학원 등 주변 공공부지가 개발되면 노송지대 주변 인구가 더 늘어나 교통량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송지대는 잘 보존한다면 관광유산으로서 매우 큰 가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인근에 수원SK아트리움과 정자문화공원이 조성되면서 그 시너지는 더 클 것으로 기대된다. 노송지대 공원이 잘 조성되고 이곳에 방문하는 시민들이 차량이 아닌 도보로 접근한다면 성공적으로 복원사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최근 식재된 소나무들도 시간이 지나면 울창해져 비록 정조시대의 노송은 아니지만 그 역사는 계속 계승할 수 있다.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 유입 차단

지속적으로 식재되고 있는 소나무
▲ 수원 노송지대 지속적으로 식재되고 있는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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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지대를 통째로 소멸시킬 수 있는 가장 무서운 것은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재선충병이다. 일단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는 살릴 수 없고 고사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 일대에 단 한 그루만 재선충병에 걸리더라도 삽시간에 주변 소나무가 모두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 일본은 재선충 방재에 실패해 일본 전역의 소나무가 고사하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선충병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

2013년 이후 소나무 재선충병은 성남, 광주, 의왕 등에서 발견되 점차 확산되고 있다. 인근 지역에서 재선충병이 발견됨에 따라 수원시에도 비상이 걸렸다. 수원시는 관내 재선충병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관내 삼림, 공원, 녹지 지대의 소나무류에 예방접종과 표찰을 설치해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 특히 노송지대를 비롯해 광교산, 칠보산 일대는 2월까지 집중적으로 관찰해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송지대가 재선충병에 걸리면 현재 복원하려는 노력도 수포로 돌아간다. 수원의 관문이자 정조시대부터 이어진 역사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노송지대를 지켜야 한다. 노송지대는 시민 모두가 함께 지킬 때 되살아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e수원뉴스에 게재된 글입니다.



태그:#수원, #노송지대, #소나무, #노송, #재선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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