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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민·관 합동 초고층건축물 화재 대피훈련'에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열린 '민·관 합동 초고층건축물 화재 대피훈련'에 참여해 시민들과 함께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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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앵~~~ 화재발생. 화재발생. 즉시 비상대피장소로 이동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일 오후 2시 정각. 54층으로 서울에서 8번째로 높은 강남 무역센터 건물에서 불이 났다. 평소 직원과 시민 등 많은 인원이 상주하고 있어 자칫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불이 난 곳은 7층 사무실. 리모델링 공사 중 용접 불티가 옆에 튀어 화재가 발생한 것. 불은 매캐한 냄새, 연기와 함께 아래층 사무실로 급속히 번져나갔다.

신고를 받은 119 소방차가 1분도 안 돼 현장에 도착, 연기가 나는 지점에 물을 뿌려 진화에 착수했다.

건물에서 일하던 무역협회와 입주사 직원 1500여 명은 소방대원들의 안내를 받아 아래층으로 차분히 내려와 뿌연 연기를 헤치고 탈출에 성공했다.

때마침 50층 무역협회 회장실에서 김인호 회장과 환담을 나누던 박원순 서울시장도 김 회장과 함께 즉시 나와 엘리베이터로 8층까지 이동한 뒤 일반 직원들과 같이 비상계단을 통해 빠져나왔다.

이상은 물론 실제상황이 아닌 훈련상황. 서울시가 초고층건축물 대형화재 상황을 가상해 벌인 '민·관 합동 긴급구조종합훈련'이었다.

발화지점인 7층에서 근무하는 미화원 남아무개씨(59, 여)는 "평소 이같은 훈련을 많이 해 크게 당황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5층에서 일한다는 직원 강아무개씨(27)도 "오늘 해보니 실제 이런 화재가 일어나도 잘 대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뿌듯해 했다.

이날 현장에는 소방헬기와 고압펌프차 등이 출동해 39분 만에 모든 상황이 종료됐다. 박 시장은 "서울시에 30층 이상 건물이 300여 개인만큼 평소 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강남구청 등 26개 유관기관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초고층건축물 화재에 대비한 합동종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 화재 대비 훈련 서울시와 강남구청 등 26개 유관기관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초고층건축물 화재에 대비한 합동종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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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강남구청 등 26개 유관기관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초고층건축물 화재에 대비한 합동종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시와 강남구청 등 26개 유관기관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서 초고층건축물 화재에 대비한 합동종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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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 열린 서울시 민.관 합동 초고층건물 화재 대피훈련에서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트레이드타워에 열린 서울시 민.관 합동 초고층건물 화재 대피훈련에서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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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서명운동 공무원동원 사전기획 사실 드러나

최근 각종 현안마다 마찰을 빚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강남 무역센터 화재훈련 현장에서 나란히 앉아 참관하고 있다.
 최근 각종 현안마다 마찰을 빚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강남 무역센터 화재훈련 현장에서 나란히 앉아 참관하고 있다.
ⓒ 김경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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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현장에는 박 시장과 한전 부지 공공기여금 사용처 등 주요 현안에서 불협화음을 빚어온 신연희 강남구청장도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시종 굳은 표정으로 의례적인 인사 외 별다른 대화가 없어, 그간의 앙금이 가시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한편, 20일 <한겨레>는 강남구청이 한전 부지 개발에서 나오는 공공기여금을 이웃 구에도 사용하려는 서울시 방침에 반대하는 구민 서명운동을 사전기획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문건을 공개했다.

'코엑스-잠실종합운동장 묶는 지구단위계획 구역지정 반대'라는 제목의 이 문건을 보면, 강남구는 애초 15만 명의 목표를 정해놓고 공무원을 서명운동에 동원했다.

또, "각 동의 서무주임이 양식을 출력해 주민자치위원 및 직능단체장에게 전달"해 주민자치위원장 연합회 주관으로 각 직능단체, 통반장이 직접 방문 서명운동 전개"라고 돼 있다. 공무원들의 서명운동 방식을 단계별로 지시한 것이다.

'항의 현수막 문안'이란 문건에는 "서울시장 물러나라" "공공기여금 강탈하는 서울시는 날강도!" 등이 적혀있어, 강남구가 서울시의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에 쓰일 머리띠와 현수막의 문안까지 만들어 배포한 정황이 드러났다.

<한겨레>는 이 문건이 강남구가 지난 4월 2일 늦은 오후 신연희 구청장과 측근, 실무부서 중심의 국·과장 10여 명만 참석해 진행한 회의 문서라고 밝혔다.

강남구는 이 보도에 대해 20일 오후까지 아무런 해명자료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4월 29일 <강남구 "2조 원 우리만 써야"... 공무원 동원, 강제 서명운동> 기사에서 강남구가 소속 공무원들을 동원해 한전 부지 공공기여금의 타 지자체 사용 반대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강남구는 이에 아랑곳 않고 모은 서명지 68만 건을 서울시에 그대로 제출하고 '주민의 뜻'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화재훈련, #박원순 , #신연희, #무역센터, #코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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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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