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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날씨가 날마다 이어지고 있습니다. 거의 섭씨 40도에 가깝습니다. 사람들은 둘레 온도가 체온에 가까워지면 무더위와 불쾌감을 느낍니다. 이 때 사람들은 찬물이나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합니다.

          텐자루 소바, 메밀국수와 텐자루 우동 국수입니다. 미호뮤지엄 식당에서 찍은 사진으로 텐쁘라 튀김이 있어서 이름에 텐이 붙었습니다.
 텐자루 소바, 메밀국수와 텐자루 우동 국수입니다. 미호뮤지엄 식당에서 찍은 사진으로 텐쁘라 튀김이 있어서 이름에 텐이 붙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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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람들 역시 무더위에는 찬 음식을 좋아합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찬 메밀국수나 찬 국수입니다. 메밀국수나 국수는 뜨거운 국물에 말아서 먹기도 하지만 무더울 때에는 국수나 메밀국수를 삶아서 찬물에 담가 식힌 다음 찬 간장에 찍어서 먹기도 합니다.

이렇게 메밀국수나 국수를 식혀서 찬 간장에 찍어서 먹는 것을 자루 소바 메밀국수, 자루 우동, 국수라고 합니다. 일본 말 '자루(ざる, 笊)'는 대나무를 잘라 쪼게 엮어서 만든 작은 그릇이나 접시를 말합니다. 대부분 식힌 메밀국수나 국수를 이 대나무 접시에 담아서 먹기 때문에 붙인 이름입니다.

또 하나 일본 사람들이 무더위에 먹는 먹거리는 히츠마무시, 장어 덮밥입니다. 지방에 따라서 달리 부르기도 하지만 간사이 지역에서는 '히츠마무시'라고 합니다. 히츠는 삼나무를 쪼개서 만든 그릇이나 밥그릇을 말합니다. 그리고 마무시는 뱀장어를 말합니다. 보통 뱀장어를 '우나기'라고 하지만 '마무시'라 부르기도 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삼복더위에 보신탕이나 삼계탕을 먹는 것처럼 일본 사람들은 히츠마무시, 장어 덮밥을 먹습니다.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서 히츠마무시, 장어 덮밥을 먹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뱀장어가 물속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여 먹이를 찾고, 사람이 잡으려 해도 강한 힘으로 빠져 나가는 것을 보고 그런 힘이 무더위에도 계속되기를 바라는 주술적인 심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초복, 중복, 말복이라고 삼복이라도 합니다. 이 삼복은 일본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일본 사람들은 '도요(土用)'라는 말이 있습니다. 도요는 도오요지(土旺用事)를 간략히 한 말로 입춘, 입하, 입추, 입동의 앞 각각 18일간을 말합니다. 그 가운데 소의 날이 시작되는 날과 다시 소의 날이 시작되는 날 사이에 장어를 먹는 습관이 있습니다.

올해의 경우 7월 24일에서 8월 5일 사이입니다. 굳이 소의 날 장어를 먹는 것은 일본말로 소는 '우시'이고, 장어는 '우나기'입니다. 그래서 우가 겹치는 소의 날 장어를 먹고 힘을 내서 여름 더위를 이긴다고 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서 찬 음식을 먹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뱀장어 덮밥을 먹는 습관이 있습니다. 이러한 먹거리가 건강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다만 오래 전부터 전해서 내려오는 습관입니다. 무엇을 먹든 건강하게 여름 무더위를 지냈으면 합니다.

          히츠마무시 장어 덮밥입니다. 밥 위에 장어를 구워서 올려놓았습니다. 먹을 때는 작은 그릇에 덜어서 국물에 말아서 먹습니다.
 히츠마무시 장어 덮밥입니다. 밥 위에 장어를 구워서 올려놓았습니다. 먹을 때는 작은 그릇에 덜어서 국물에 말아서 먹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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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누리집> 미호뮤지엄, http://www.miho.or.jp, 2015.8.8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메밀국수, #국수, #장어 덮밥, #미호뮤지엄, #무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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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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