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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덕산면 옥계리 태봉산에 있는 헌종대왕(조선 제24대 임금, 1834~1849) 태실의 사라졌던 비석을 드디어 찾았다.

예산군청 문화재팀(팀장 최재희)은 탐문을 통해 주민들로부터 태실비가 옥계저수지 속에 있다는 말을 듣고 수중지표조사를 실시해 지난 3일 수심 3~4미터 아래에 묻혀있는 비석의 반쪽 존재를 확인했다.

잠수부들이 태실비를 찾기 위해 옥계저수지에서 수중탐사를 벌이고 있다.
 잠수부들이 태실비를 찾기 위해 옥계저수지에서 수중탐사를 벌이고 있다.
ⓒ <무한정보신문>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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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 속에서 찾아낸 태실비 일부. 수중촬영을 했음에도 ‘태실(胎室)’이라는 한자가 선명히 보인다.
 저수지 속에서 찾아낸 태실비 일부. 수중촬영을 했음에도 ‘태실(胎室)’이라는 한자가 선명히 보인다.
ⓒ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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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복원한 헌종태실 전경(귀부석 위 태실비 자리가 비어 있다).
 지난 2009년 복원한 헌종태실 전경(귀부석 위 태실비 자리가 비어 있다).
ⓒ <무한정보신문> 이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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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에는 태봉산 아래 옥계저수지에서 2명의 잠수부가 비석이 발견된 자리(수변으로부터 약 15m)에 부표를 달아놓고 나머지 반쪽을 찾기 위해 탐사를 계속했다.

탐사가 완료되면 태실비는 수장된 지 50여년 만에 햇빛을 보고 태봉산 거북등(귀부) 위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에 나와있던 문화재팀 이강열 학예사는 "태실비 인양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고 인양이 되면 원형복원과 보존처리를 거쳐 태실을 복원한 뒤 문화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1927년 일제강점기에 헌종대왕의 태가 담긴 백자항아리를 도난당했고, 태실은 훼손돼 기단과 중동석, 옥개석, 귀부가 태봉산 위에 흩어진 채 방치되다가 2009년에야 예산군이 태실정비 예산 3000만 원을 확보해 마침내 복원정비했지만, 비석이 없어 문화재지정을 받지 못했다.

수중탐사장면을 지켜보던 주민 유기산(74, 태봉산 아래 거주)씨는 "동네 장정들이 힘자랑 하느라고 비석(태실비)을 옮겨놓곤 했다. 그리고 1986년 저수지 수문재공사때 물이 많이 빠져 비석이 드러났는데 두동강이 나 있던 것으로 기억된다. 분명 저 자리에 그대로 있다"라고 말했다.

헌종대왕태실은
1847년 헌종태실을 단장하며 그린 안태사 이지연의 보고용 태봉도.
 1847년 헌종태실을 단장하며 그린 안태사 이지연의 보고용 태봉도.
ⓒ 예산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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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7년 태어나 8세의 어린나이로 등극한 헌종은 재임중인 1847년에 덕산 옥계리에 있는 자신의 태봉지를 단장했다. 당시 태봉지 조성에 대한 안태사 이지연의 보고용 그림과 실록기록은 서울규장각에 있는 '원손아지씨안태등록'에 자세히 나와있다.

태아에게 생명을 불어넣은 태는 민간에서도 신성시해 함부로 하지 않았다. 홍성익(강원대 교수)씨의 장태법(藏胎法)에 대한 연구를 보면 '왕손이 출생하면 태를 즉시 백자항아리에 넣고 미리 점복(占卜)한 길방(吉方)에 두었다가 3일 또는 7일에 길일(吉日) 길시(吉時)를 정하여 태를 백번 씻는 등 매우 복잡한 절차를 거쳐 행해진다. 그런 다음 다시 백자항아리에 넣는데 이때 태 아래에 엽전을 넣고 유지(油紙)와 남색 비단으로 항아리 입을 덮고 빨간 끈으로 봉한 뒤 다시 더 큰 항아리에 넣어서 길방에 안치한다. 태봉이 선정되면 대체로 5개월 정도에 장태를 하게 되는데 안태사(安胎使)라는 이름의 관리를 앞세워서 태봉으로 향한다. 이때 북치고 나발부는 요새말로 하면 고적대가 앞장서고 태봉으로 출발하여 태를 안치시킨다'라고 기록돼 있다.

태봉에 안치된 태의 주인공이 보위에 오르면 그 지역이 한단계 승격됐는데 덕산현이 덕산군으로 승격된 것이 24대 헌종13년(1847년)이다.

한편 예산군 내에는 헌종태실 외에도 대술 궐곡리 숙종 왕자 태실, 대흥 동헌 뒷편에 영조 왕녀 태실, 신양 황계리에 현종태실 등 밝혀진 것만 4곳이나 있는데 모두 훼손됐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헌종 태실비, #헌종대왕, #태실, #옥계저수지,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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