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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욱 소믈리에
 최정욱 소믈리에
ⓒ 윤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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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동굴은 관광지 개발이 다양한 파생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가장 첫 번째로 손꼽을 수 있는 건 광명와인동굴이다. 광명동굴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와인동굴 또한 주목받고 있다. 와인동굴이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광명시가 단 한 방울의 와인도 생산하지 않으면서 '대한민국 국산와인의 메카'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아주 짧은 기간에 말이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광명동굴 개발 계획을 세울 때부터 와인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동굴과 와인은 아주 잘 어울리는 조합이다. 동굴은 와인숙성에 최적의 조건을 갖고 있다. 일 년 내내 내부온도가 12~13도를 유지하는 폐광은 그 장점을 이용해 새우젓 저장고로 활용되었다. 폐광에서 숙성시킨 새우젓은 품질이 뛰어났다고 한다.

양 시장은 그 점을 주목했다. 새우젓을 숙성시켰다면 다른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생각한 것이 와인이다. 양 시장은 생각한 것은 추진하고 실행해야 직성이 풀린다. 와인동굴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어떤 와인을 숙성해서 시음과 판매를 할 것인가?

양 시장은 망설이지 않았다. 그가 생각한 것은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국산 와인'이었다. 대한민국에서 생산되는 국산와인을 광명와인동굴에서 시음하면서 판매하자. 많이 팔리지 않아도 좋다. 일단 시작해보자. 그렇게 해서 광명동굴 한쪽에 와인동굴이 만들어진 것이다.

광명와인동굴을 '국산 와인 메카'로 만든 두 남자

이영권 도로시설팀장이 폭과 높이가 1m 남짓한 수평갱도를 확장해서 만든 와인동굴의 전체 길이는 194m. 이 공간은 세 구간으로 나뉘어 조성됐다. 와인을 시음, 전시, 판매를 하는 공간, 두 번째는 와인저장고인 와인셀러, 세 번째는 와인레스토랑이다. 이곳을 김원곤 동굴시설팀장이 환상적인 분위기가 깃든 멋진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광명와인동굴은 지난 4월 4일, 광명동굴이 유료 전환하면서 재개장할 때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와인동굴에 처음 들어온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감탄을 터뜨린다. 다른 곳에서 보거나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분위기 때문이다.

광명와인동굴
 광명와인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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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생산되는 국산와인 100여 종이 전시, 판매되고 있다. 광명동굴 입장객들은 국산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광명와인동굴은 두 가지 면에서 대한민국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하나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국산와인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는 것. 다른 하나는 대한민국에서 국산와인이 가장 많이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10월, 광명동굴에서 판매된 국산와인은 3만 병 가량. 판매금액은 5억 가까이 된다. 와인동굴이 고작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일궈낸 성과다.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 일찍이 이런 기록을 남긴 국산와인 판매장은 없었다.

국산와인 생산업자들과 판매업자들은 광명와인동굴의 빠른 성장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광명와인동굴의 국산와인 판매가 계속해서 상승세를 탄다면 국산와인업계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광명와인동굴은 어떻게 짧은 기간에 국산와인 메카가 될 수 있었을까? 그 중심에는 두 사람이 있다. 양기대 광명시장과 최정욱 소믈리에다. 양 시장은 와인동굴 조성계획을 뚝심있게 밀어붙여 광명와인동굴을 세상에 선보이는 역할을 했다. 그의 고집이 없었다면 광명와인동굴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최정욱 소믈리에는 양 시장이 만든 이 공간을 알차게 채우면서 국산와인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했다. 만일 그가 없었다면 광명와인동굴은 지금과 같은 모습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 점은 양기대 시장과 최봉섭 테마개발과장도 인정한다. 광명와인동굴은 최정욱을 만나면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냈다.

와인동굴의 성공은 가만히 있는데 거저 굴러들어온 것은 아니다. 타깃을 분명히 하면서 전략을 세워 계획을 추진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양 시장이 국산와인을 주목한 이유는 단순했다. 대한민국에서 와인을 생산하는 농가에 도움이 되고 싶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양 시장은 국산와인이 몇 종이나 되는지, 생산량이 얼마나 되는지, 판매는 어떤지 전혀 모르는 국산와인 문외한이었다.

그런 그가 국산와인을 단 한 병이 되더라도 팔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건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단 한 병이라도 국산와인을 팔 수 있다면 광명와인동굴을 만든 이유는 충분하다. 와인동굴이 실패한다면 비난은 고스란히 양 시장의 몫이겠지만, 그는 그런 걱정을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를 만난 건 행운" 실력있는 와인 전문가를 만나다

최정욱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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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동굴을 근사하게 만들었으니 이제는 내부를 채울 전문가가 필요했다. 와인동굴이 성공하려면 전문가에게 맡겨야한다. 와인을 잘 아는 소믈리에가 필요했다. 광명시는 소믈리에 채용공고를 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와인전문가인 소믈리에를 채용하는 것은 광명시가 처음이다.

그때만 해도 양 시장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국산와인을 소개하면서 시음과 판매를 하면 된다고 막연하게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예상 외로 아주 괜찮은 사람이 지원서를 냈다. 바로 최정욱 소믈리에다. 양 시장은 그를 "7급 계약직 공무원을 하기 아까울 정도로 뛰어난 와인 전문가"라면서 "광명시가 그를 만난 것은 행운"이라고 극찬한다. 최 소믈리에는 수입와인 뿐만 아니라 국산와인업계에서 알아주는 전문가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최정욱 소믈리에와 광명시가 만나게 됐다. 최정욱과 와인동굴은 환상의 조합이었다. 그는 짧은 시간에 와인동굴을 전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국산와인 메카'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그렇다면 그는 왜 광명와인동굴 첫 번째 소믈리에가 되었을까? 광명와인동굴은 조성단계부터 국내 와인생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었다. 최 소믈리에 역시 와인동굴 조성공사를 시작할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 어떤 형태가 될 것인지, 국산와인 판매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운영이 잘 될 것인지 궁금했단다. 마음 한편으로는 와인동굴이 대한민국 국산와인 소비와 판매를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는 것이다.

광명와인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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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는 소믈리에 채용공고가 나자 곧바로 지원했다. 양 시장은 그를 면접과정에서 처음 만났지만, 적임자라는 판단을 했다.

그가 발령을 받은 건 2015년 3월 10일. 와인동굴의 역사는 그날을 기점으로 새롭게 시작됐다. 그가 처음 와인동굴에 출근했을 때만 해도 고작 5개 업체에서 국산와인이 납품되고 있었다. 그는 와인동굴의 규모나 가치, 국산와인 생산현황을 볼 때 취급하는 와인 수가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

그는 당장 와이너리에 연락해서 국산와인 납품을 요청한다. 그 덕분에 일주일 만에 와인 종류가 40여 종으로 늘어날 수 있었다. 와인동굴이 국산와인 집산지와 메카로 첫발을 떼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그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공무원도 일부 있었다.

"조용히 있지 왜 쓸데없이 일을 벌이느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개의치 않았습니다. 들어오는 국산와인 수가 늘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는 계속해서 납품받는 와인 수를 늘여나갔다. 고작 4개월 만에 광명동굴에 납품되는 와인은 100여 종이 훌쩍 넘었다. 처음에는 와인 납품을 꺼리던 생산업자나 판매업자들은 이제 광명와인동굴에 와인을 납품하고 싶다면서 적극적으로 프러포즈를 하고 있다. 지금은 오히려 최 소믈리에가 와인을 선별해 납품을 받는 상황이 됐다.

최정욱 소믈리에 ②로 이어집니다.


태그:#광명동굴, #광명와인동굴, #최정욱, #소믈리에, #국산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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