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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욱 소믈리에 ①에서 이어집니다.

최정욱 소믈리에는 언제부터 와인에 관심을 갖고 전문가가 됐을까? 그가 와인을 처음 만난 것은 2002년이란다. 사업을 하는 후배와 함께 일을 하면서 와인을 마실 기회를 갖게 됐다. 그는 처음 마신 와인을 칠레산으로 기억하고 있다.

"거래처와 식사하는 자리에서 와인을 마시게 됐어요. 몬테스 알파라는 비싸지 않은 와인이었는데, 맛이 괜찮았죠. 거래처에서 와인 대접을 받고 보니 저도 와인을 대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와인에 대해 아는 게 전혀 없었죠. 그때부터 와인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최정욱 소믈리에
 최정욱 소믈리에
ⓒ 윤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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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호기심으로 배우기 시작한 와인은 그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다. 와인 맛을 알게 되면서 그의 삶이 달라졌다. 와인은 그에게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었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세계로 이끌었다. 사람들이 왜 와인에 빠져들어 와인예찬론자가 되는지 알게 됐다.

그때부터 그는 본격적으로 와인스쿨을 찾아다니면서 공부를 하게 된다. 소믈리에 협회, 와인협회에서 하는 강의를 들었고, 자격증도 취득했다. 주니어 소믈리에 자격, 와인 어드바이저 자격, 와인 소믈리에 자격증을 땄다.

2007년에는 지인과 동업한 분당의 한 레스토랑에서 스믈리에로 일하면서 현장 경험을 쌓았다. 손님들에게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하는 일은 즐겁고 보람 있었다. 적성에 잘 맞았다. 와인 전문지식이 늘어나면서 강의 요청이 들어왔다. 처음에는 소규모로 강의를 했지만, 그의 강의가 재미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강의 요청이 늘어났다.

"제가 와인을 배울 때 용어가 어렵고, 포도 품종이 굉장히 낯설었던 경험이 있어서 되도록 쉽게 알려주려고 노력했어요. 모르는 것을 질문하게 하면서 대답하는 방식으로 했더니 배우는 분들이 굉장히 재미있어 하더라구요."

"소백산 와인은 음식과 잘 어울려... 오미자 와인도 좋아"

광명와인동굴
 광명와인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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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강의 비결이다. 광명와인동굴을 찾는 이들은 두 가지 면에서 놀란다는 것이 최 소믈리에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국산와인 종류가 많다는 것에 놀라고 두 번째는 맛을 보고 맛있다고 놀라죠.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종류의 와인이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어디서 구매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거든요. 판매루트가 알려져 있지 않으니까 더 그렇죠. 소비자들은 그냥 한국와인은 맛이 없다더라 하는 얘기만 들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실제로 맛을 보면 맛있거든요. 그래서 시음을 하면 구매를 하게 되는 거죠."

와인 시음이 와인 구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와인동굴을 통해서 알 수 있다. 광명동굴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와인 판매량이 증가하는 이유가 바로 와인 시음에 있기 때문이다. 2015년 10월, 광명동굴 유료 방문객 수는 80만 명을 넘어섰다. 이와 함께 와인 판매량 역시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와인이라면 포도주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데 국산와인은 포도주 외에도 종류가 많다. 원료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오미자, 참다래, 사과, 복분자, 오디, 감 등의 과일로 와인을 만든다.

"와인이 포도가 기본이 돼 생산되는 건 맞습니다. 와인은 포도를 주원료로 해서 반드시 발효과정을 거치는 양조주입니다. 국산와인 5분의 3 정도는 전통 와인이라고 할 수 있죠. 전세계적으로 와인 앞에 다른 이름을 붙일 때는 포도 와인과 똑같은 방법으로 발효를 해야 하고, 주원료가 과실이어야 하고, 자연적으로 발효시킨 것이어야 합니다."

광명와인동굴에 납품되는 와인은 캠벨(포도)나 머루포도를 원료로 생산한 포도와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 밖에 문경 오미자 와인, 사천 참다래 와인, 예산 사과 와인, 순창 복분자 와인, 청도 감 와인 등도 있다.

최정욱 소믈리에
 최정욱 소믈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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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최 소믈리에는 국산와인 가운데 어떤 와인을 으뜸으로 꼽을까?

"소믈리에 입장에서는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할 수밖에 없어요. 대부분의 국산와인은 단맛이 강합니다. 하지만 음식과 같이 먹을 때 단맛이 강한 와인은 추천하지 않아요. 맛이 너무 강하면 음식 맛을 죽이게 되거든요.

소백산 와인은 드라이한 맛으로 달지 않아서 음식과 아주 잘 어울리죠. 대신 시음을 하면 단맛이 없어서 맛있다는 느낌이 없어요. 그래서 잘 팔리지 않는데, 고기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서양식 정찬에는 아주 잘 어울립니다. 수입 와인과 충분히 겨룰 수 있을 정도로 질이 좋아서 소믈리에들에게 많이 추천합니다."

그는 문경 오미자 와인도 추천한다. 오미자를 원료로 해서 값이 비싼 게 흠이지만 어디다 내놔도 손색이 없는 고급와인이라는 것이다. 오미자 스파클링 와인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유일한 스파클링 와인으로 값이 비싸다. 때문에 판매가 저조한 편이다.

오미자 와인은 양기대 시장이 의전용으로 주로 사용하면서 이름이 알려지고 있다. 오미자 와인을 한 번 맛본 사람들은 쉽게 그 맛을 잊지 못한다. 오미자 특유의 은은하고 아름다운 색이 눈길을 끌면서 입맛을 자극한다.

"국산 와인 판매 10만 병 넘어선다면 기적 만드는 것"

광명와인동굴
 광명와인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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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와인동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와인의 가격대는 2만 원~3만 원선이다. 부담없이 살 수 있는 가격대의 와인이 인기가 높단다. 최 소믈리에는 국산 와인생산업계가 이런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해서 생산에 반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우리나라에는 광명와인동굴 외에도 와인을 시음, 판매하는 와인동굴이나 와인터널이 몇 군데 있다. 무주 머루와인동굴, 청도 와인터널, 사천 와인터널이다. 이들과 광명와인동굴의 차이는 명확하다. 이들 와인동굴은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시음, 판매한다.

하지만 광명와인동굴은 전국에서 생산되는 100여 종의 국산와인을 취급하고 있다. 그 때문에 광명와인동굴에 전국 와인 생산업자와 판매업자의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와인동굴 판매량 증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판매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지난 8월 21일부터 23일까지 광명동굴 일대에서 열린 처음 열린 '와인 페스티벌'은 광명와인동굴의 위상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처음 열린 축제라 준비 부족이나 운영 미숙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지만 광명시는 이를 보완해 와인 페스티벌을 광명와인동굴 위상에 걸맞는 전국 최고의 와인 페스티벌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8월 21일~23일까지 광명동굴 일대에서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이 열렸다. 와인품평회가 끝난 뒤 국산와인 생산자와 판매자들이 광명와인동굴에 모여 간담회를 열었다.
 8월 21일~23일까지 광명동굴 일대에서 '대한민국 와인 페스티벌'이 열렸다. 와인품평회가 끝난 뒤 국산와인 생산자와 판매자들이 광명와인동굴에 모여 간담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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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소믈리에는 다양한 국산와인을 확보하기 위해 출장을 자주 다닌다. 국산와인 생산지를 방문해서 현장을 확인하고, 생산되는 와인의 종류와 맛을 직접 확인한다.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는 품질이어야 하거든요. 품질이 좋지 않으면 판매할 수 없습니다. 품질이 기준 이하더라도 와인을 소개한다는 의미에서 전시를 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너무 무작위로 와인을 받으면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당분간은 엄선해서 받을 예정입니다."

최 소믈리에는 국산와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품질 향상도 중요하지만 와인의 포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맛이 아무리 좋아도 와인 병 디자인이나 포장 등이 조악하면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광명동굴에서는 2016년 4월 4일부터 9월 4일까지 한불수교 13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라스코 동굴벽화 국제순회 광명동굴전'이 열린다. 양기대 시장은 이 기간 동안 전국에서 15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산와인 역시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소믈리에는 그때를 대비, 광명와인동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할 계획이다.

"국산 와인 판매가 10만 병을 넘어선다면 광명와인동굴이 기적을 만들어내는 것이거든요.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국산와인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태그:#광명동굴, #광명와인동굴, #국산와인, #최정욱, #양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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