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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고를 쉽게 하여 고용을 안정되게..."

해고를 쉽게 하는 데 고용이 안정된다니,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것은 명색이 한 국가의 정부가 하고 있는 얘기입니다.

이런 얘기도 있지요. "노동개혁은 아들딸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고 부모님에게는 안정된 정년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가정경제를 회복시키고 국가 경제 선순환 구도를 만드는 출발점이다"

이것은 귀하께서 지난 10월 22일 청와대에서 열린 5자 회동 모두발언으로 한 얘기이니, 잘 기억하고 계시겠지요? 귀하께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른바 '노동개혁'의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들으면 제법 그럴듯한 말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그 '노동개혁'의 실체를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습니다. 부모세대 임금을 깎고, 기업주들이 노동자들을 저성과자라는 이유로 해고하여 청년 일자리를 마련하겠다지요?

희망을 잃고 길거리를 방황하는 청년들에게 급기야 부모들의 임금 깎고, 해고까지 시켜 일자리를 찾으라 하시다니 참으로 패륜적이십니다. 아들딸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보장한다고요? 귀하가 말하는 노동개혁은 파견제와 기간제를 확대하여 20대 알바/인턴, 30~40대 기간제, 50대 파견제로 이어지는 전 국민 평생 비정규직화를 꾀하는 것인데 어떻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보장한다는 것인지요? 부모님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보장한다고요? 55세부터 전 업종 파견이 가능토록 하고, 저성과자를 해고하도록 하는데 안정된 정년이 보장될 리가 없지요. 그래서 귀하는 대국민 사기극을 연출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 것이지요.

10월 22일 귀하께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던 바로 그 날 마치 서로 짠 듯이 삼성재벌 이건희 회장과 사장단이 250억 원을 귀하께서 만든 청년희망펀드에 기부한다는 발표가 있었지요, 삼성재벌의 사내유보금이 233조 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겠지요? 그 사내유보금 1만분의 1로 국민을 이렇게 우롱해도 되는 것인지요?

작년에는 현대기아차재벌 정몽구 회장이 사내유보금 중 10조 원으로 강남의 금싸라기땅 한전부지를 산 사실도 알고 있을 겁니다. 그 돈이면 대법원에서 판결 난 불법파견 비정규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도 남지요. 그런데도 결국 대법원 판결 깡그리 무시하고 사내유보금으로 부동산 투기한 것이지요. 형제간, 부자간 아귀다툼으로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롯데재벌은 어떤가요? 롯데 재벌 전체 지분 중 총수일족 지분은 2%도 안 되는데, 어떻게 재벌기업 전체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지 귀하는 알고 있지요?

회삿돈 즉 사내유보금을 순환출자자금으로 이용하는 것이지요. 삼성을 비롯한 많은 재벌들도 마찬가지 아닌지요? 2014년 10대 재벌들의 전체 자산 840조 중 260조가 현금, 채권, 이런저런 파생금융상품 등 금융자산으로 묶여 있지요. 돈놀이하는 금융기업들은 뺀 통계치입니다. 돈놀이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재벌기업들이 어마어마한 사내유보금을 금융 투기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요? 2015년 30대 재벌 사내유보금이 710조 원입니다.

2015년 정부예산의 두 배나 되는 어마어마한 돈이지요. 그 돈의 대부분이 부동산투기, 금융투기, 총수일가 지배력 확보자금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을 설마 대통령이 모른다고 하지는 않겠지요? 그런데도 이런 재벌 사내유보금을 그대로 둔 채 노동자 주머니 털고, 해고하는 정책으로 국가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고요? 작년 7월에 귀하가 임명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뭐라 했습니까? '한국경제가 안 돌아가는 이유는 재벌 사내유보금이 너무 많이 쌓여 있기 때문이니 그 돈을 순환되도록 해야 한다'고 실토하지 않았나요? 설마 경제부총리가 거짓말했다고 하려는지요?

결국 귀하를 비롯한 정부 여당은 청년실업을 해소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뜻이지요. 아니 결국은 노동자 민중의 고혈을 더 빨아서 재벌들 곳간만 채우겠다는 것이지요. 30대 재벌 사내유보금이 어떻게 쌓인 것입니까? 지금은 이미 다 거짓으로 드러난 '낙수효과' 운운하며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위해 노동자·서민들의 고혈을 짠 결과이지요. 비정규직을 850만으로 확대하여 임금을 쥐어짜고, 최저임금 선상에서 허덕이는 400만 '워킹푸어'의 경우는 살인적으로 임금을 착취했으며, 400만 명을 실질실업자로 방치하여 한 푼의 임금도 안 준 결과이지요. 한편에서는 가계부채 1000조, 다른 한편에서는 기업사내유보금 1000조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지요.

노동자를 버리고 재벌 편에서 있는 당신들은 화들짝 놀랄 일이겠지만, 재벌사내유보금 환수하여 16조 원만 투입하면 45만 청년실업 해결할 수 있지요. 당신들은 전 국민을 평생 비정규직으로 만들어 재벌을 위한 선순환 국가 경제를 만들려는 거지요? 우리는 재벌사내유보금 환수하여 10조만 투입하면 300인 이상 기업 87만 간접고용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그것을 시작으로 비정규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이루는 경제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최저임금 1만 원 실시하면 자영업자들이 망한다고요?

자영업자들이 망한 것은 재벌들의 골목상권침탈 등의 결과가 아닌가요? 최저임금 1만 원 실현할 비용이 없다고요? 투기로 묶여 있는 재벌사내유보금은 어디에 쓸 것인지요? 당신은 재벌 사내유보금 투자처를 마련해 주기 위해 병원까지 영리화하려 하고 있지요? 그런 와중에서 터진 메르스 사태에서 귀하의 정부는 참으로 무능과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 주었지요. 또 하나 세상에 폭로된 것은 바로 재벌병원인 삼성병원의 실체였지요?

전염병을 치료하기는커녕 확산의 온상이 되었지요. 바로 그때 당신들의 일파가 폐쇄하려고 혈안이 된 지방의료원이 공공의료의 최보루임이 만천하에 알려졌지요. 며칠 전 삼성의료원장이 그 건으로 기소되었다는 데, 그렇게 어물쩍 넘어갈 일이 아니지요. 정말 중요한 것은 재벌사내유보금을 환수하여 공공의료 기반을 확충하는 것임을 대통령이 알기나 하려는지요.

그동안 한국사회 각계각층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런 대안을 제시해 왔었지요. 대통령이 앞장서서 추진하는 노동개혁은 노동 대재앙이므로 중단하라고 요구해 왔었지요. 그러나 귀하는 이를 모조리 무시하고 밀어붙이고 있군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차기 선거에서 600만 표를 잃더라도 노동개혁을 관철하겠다'고 호언장담했다지요. 정부·여당이 노동자들을 버리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노동자들을 잡아들이고, 압수 수색하고 공포 분위기 조성하여 노동개악을 강행할 요량이지요?

정부가 노동자민중을 버리고 탄압한다면 노동자민중들은 다른 선택지가 없지요. 그간 인류역사에서 수없이 증명되었듯이 그런 정권은 노동자민중들의 투쟁에 의해 쫓겨나는 길밖에 없지요. 한국에서도 친일과 독재자로 점철된 정치인들의 말로가 그러했지요. 설마 그 역사를 가리기 위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는 것인지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격이지요.

말로 안되는 정권에 대해서는 싸울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11월 14일 노동자, 농민, 빈민, 청년학생 등 수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올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노동자민중들에게 대재앙을 초래한 귀 정부의 노동개악을 힘으로 막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도대체 어디가 끝인지 모를 정도로 반민주적이고 반민중적인 정치를 계속하는 대통령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총궐기할 수밖에 없지요. 마지막으로 충고합니다. 이제 그만 노동개악 중단하고 물러나기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김태연 시민기자는 노동자계급정당추진위 정책위원장입니다.



태그:#민중총궐기, #재벌사내유보금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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