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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지상 기자님, 아니 이지상 선배님. 안녕하세요. 이화여대 후배 손솔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현재 민중정치연합(가칭) 공동대표 그리고 흙수저당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27일 창당하는 '민중정치연합'... 위헌해산된 옛 통진당출신 창당 주도 논란>이라는 기사를 쓰셨죠(해당 기사 보러 가기). 기사를 읽으며 많이 놀랐습니다. '낙인찍기'라는 게 이런 거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마녀사냥'이 시작되는 거 아닌가 두려움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기사에 언급된 주요 내용들을 옮겨 봤습니다.

"민중정치연합 창당준비위 주요 인사들이 지난 2014년 12월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옛 통합진보당 인사들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 흙수저당 출신의 손솔 공동대표와 박철우 공동서울시당위원장은 통합진보당 산하 대학생 조직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흙수저당에 청년들이 모인 이유를 아십니까

지난 21일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열린 흙수저당 당원 모임 현장.
 지난 21일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열린 흙수저당 당원 모임 현장.
ⓒ 민중정치연합창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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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상 선배님은 팩트가 틀린 기사를 쓰셨습니다.

저는 통합진보당에 가입해서 활동한 적이 없습니다. 한국대학생연합과 통합진보당이 어떠한 관계였는지와 무관하게,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한국대학생연합에 가입한 적도 없습니다. 근거도 없고, 사실관계도 다른 기사를 보고 속이 상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이 상한 것도 잠시였습니다. 지난 토요일 흙수저당 당원 첫모임에서 만난 130여 명 당원들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최근 일주일 동안 민중정치연합(가칭)에 가입한 당원은 1만6000여 명에 달합니다.

흙수저당에 가입한 청년도 1000명이 넘습니다. 모두 각자의 이야기를 가지고 당원이 됐습니다. 한 청년은 대한민국에서 댄서라는 꿈을 실현하기가 녹록치 않아 포기했다고 고백했습니다. 꿈을 실현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첫 발걸음에 대한 기대를 안고 민중정치연합(가칭)에 가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설 연휴에 저는 흙수저들을 만나기 위해 편의점 순례를 했습니다. SNS에 제가 올린 홍보물을 보고 한 알바생이 순례에 함께하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처음으로 정치 활동을 잘 해보고 싶다"는 게 그 친구의 이야기였습니다.

선배님이 생각하는 '정치'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이런 꿈과 희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민중정치연합을 왜 창당하느냐고요? 여당이든 야당이든 기존의 정치권이 평범한 사람들의 꿈을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노동자, 농민 그리고 우리 흙수저 청년들의 희망을 이뤄주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낙인찍기'와 '배제'는 덜어내주세요

민중정치연합(가칭) 흙수저당 손솔 대표.
 민중정치연합(가칭) 흙수저당 손솔 대표.
ⓒ 민중정치연합창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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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들의 희망을 꺾지 말자

지난해 말 선배님이 쓰신 '기자수첩' 제목입니다(해당 기사 보러 가기). '운명처럼 흙수저로 태어난 사람들도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법과 제도가 가진 힘일 게다'라고 했지요. 이미 만들어진 불공정한 출발선을 지우려고 청년들이 당을 만든 것입니다.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법과 제도를 청년들이 직접 만들기 위해 흙수저당을 만들었습니다.

선배님 기사에 어떤 의도와 배경이 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팩트가 틀린 기사로 청년들의 진심을 왜곡시킨 것은 참으로 유감입니다. 왜곡과 선입견, '낙인찍기'와 '배제'가 판치는 사회에서는 결코 우리 청년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없습니다.

자기 자신을 흙수저라고, 대한민국을 헬조선이라고 부르며 자조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은 더 나은 사회에서 살고 싶어서 민중정치연합(가칭)을 창당했습니다. 정말 해내고 싶습니다. 선배님도 지켜보고 응원해주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손솔님은 이화여대 13학번으로 민중정치연합(가칭) 공동대표, 흙수저당 대표입니다.



태그:#민중정치연합, #흙수저, #손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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