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가수 이지상 콘서트 '문득 당신' 포스터.
 가수 이지상 콘서트 '문득 당신' 포스터.
ⓒ 문화를 생각하는 사람들

관련사진보기


"그는 시종이 여일하고, 겉과 속이 한결같은 사람이다"라는 말은 과도한 단언일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가수 이지상(51)을 아는 사람이라면 기자의 진술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재론하자"고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이지상은 20대부터 '전대협 노래단 준비위원회'와 '서총련 노래단' '노래마을'에서 활동했다. 예술을 통한 사회변혁을 꿈꾸었던 시대였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운 세월. 이지상은 그 시절 초심을 버리지 않았다.

그에게 지나온 30대와 40대의 시간은 각종 인권관련 후원회 모금 공연과 사형제 폐지 국민운동 공연, 위안부 할머니 위로 공연, 일본 내 민족학교 돕기 콘서트, 대한민국 시노래 축제 등의 바쳐졌다. 자기와 더불어 타자를 아꼈고,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지상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천상을 꿈꾸게 했다.

작사와 작곡에 서툰 것은 물론, 박자도 제대로 못 맞추면서 휘황한 몸치장과 현란한 춤만으로 '가수'가 되는 2016년 한국. 이런 가볍디 가벼운 현실 속에서 이지상의 존재감은 무겁고도 무겁다. 그 무거움이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심장 위에 따스한 무게로 내려앉는다.

그간 이지상은 빼어난 한국 시에 곡을 붙이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윤동주, 이용악, 정희성, 정호승, 안도현, 신동호 등이 이지상에 기타에 의해 음표로 변환됐고, 시와 노래의 아름다운 결합은 관객들의 메마른 가슴을 감동으로 적셨다.

'사람'을 노래해온 30년, 5번째 앨범 발매를 축하하는 자리

10여 년 전. 이지상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때 그는 이런 말을 했다. 기자가 그를 시종여일, 표리일체라고 부르는 까닭이 담긴 진술이다.

"내 노래의 출발은 인간이고, 지향점과 귀착지 역시 인간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존재라는 자각이 없었다면 나는 가수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비단 노래만이 아니라 세상 모든 것은 인간으로부터 시작되고 완성된다. 이것이 내가 노래하는 궁극적인 이유다."

바로 이 사람, 이지상이 12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연다. 이름하여 '문득 당신'.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홍대 가톨릭청년회관 CY시어터에서다. 콘서트에서는 최근 발매된 5집 앨범 <그리움과 연애하다>에 수록된 10곡 모두를 들을 수 있다. 윤동주의 '새로운 길', 정희성의 '숲', 안도현의 '가을엽서' 등이다. 여기에 더해 이전 앨범에 수록된 노래와 미발표 신곡도 들려줄 예정.

<이지상, 사람을 노래하다> <스파시바, 시베리아>라는 책을 낸 이지상은 '따스한 문장가'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 이번 공연을 이렇게 정의했다. 부연이 필요 없이 깔끔한 글이다.

'문득 당신'. 당신이 누구냐고 물으셨지요. 내가 답을 어물거리자 다시 물으셨어요. 왜 하필 당신이냐고. 당신이란 말 속에 숨어있는 숱한 인연들을 생각해 주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모두가 3인칭인 지난 인연의 기억을 나 이외에 가장 가까운 2인칭으로 부를 수 있는 지구상의 유일한 말이 바로 '당신'이 아닐지요. 하여 당신은 내가 만난 모든 사람들의 총칭입니다.

공연 문의: 02)336-5642(문화를 생각하는 사람들)
예매: 디스크포유(www.disc4u.co.kr)


태그:#이지상, #콘서트 , #문득 당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