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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재보강 : 27일 오후 2시 56분]

가덕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약속해왔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시장직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27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 시장은 "사퇴하지 않겠다"면서 "(김해공항 확장이) 공약을 파기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가덕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약속해왔던 서병수 부산시장이 시장직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27일 오전 부산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 시장은 "사퇴하지 않겠다"면서 "(김해공항 확장이) 공약을 파기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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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신공항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약속해온 서병수 부산시장이 사퇴 공약을 번복했다. 불과 지난주 정부가 영남권에 신공항을 짓는 대신 김해국제공항을 확장하겠다고 발표했을 때까지만 해도 독자 신공항 추진 의사를 밝혔던 그였지만 그 꿈도 접었다.

서 시장은 27일 오전 부산시청 기자회견장에서 "반드시 '가덕에 신공항을 유치하겠다'는 저의 약속을 다 지키지 못한 점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는 사퇴 의사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사퇴하지 않겠다"면서 "저에게 주어진 책무는 김해 신공항을 부산시민들이 염원하는 공항으로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신공항 유치 과정에서 영남권 지자체 사이의 갈등이 극대화됐던 점을 언급하며 "미래 100년 공동 번영의 시작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또 그는 "5개 시도지사가 함께, 언제든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다만 서 시장은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에 대한 의문은 거두지 않았다. 서 시장은 "가덕도가 경쟁력이 있다는 객관적 사실과 여러분의 확고한 믿음이 결코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면서 "(김해공항이) 24시간 안전한, 국가 허브공항으로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여부는 아직 단정하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약속 파기, 부산시정에는 부담될 듯

서 시장의 핵심 공약이었던 가덕도 신공항 유치가 불발된 데 이어 스스로 사퇴 약속까지 파기하면서 이는 부산시정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서 시장은 지방선거 출마 때부터 "가덕 신공항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공언해왔다. (관련기사 :"가덕신공항에 시장직 걸겠다" )

정부의 입지 발표 하루 전이었던 지난 20일 서울에서 자청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서 시장은 "가덕이 아니라는 점에서 밀양으로 결정되는 것과 같다"면서 김해공항 확장을 받아들일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서 시장은 김해공항 확장을 수용하는 기자회견에서는 "'김해신공항'이 시민들이 바라는 공항이 되는 그 날까지 제 모든 열정을 다 바치겠다"며 말을 바꾸었다. 서 시장은 향후 제기될 수 있는 공약 파기 논란에는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산시의 뜻이) 충분히 반영된다고 하면 완전히 공약을 파기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일주일 사이 '180도' 입장 바뀐 서병수

지난 21일 신공항 입지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서 시장은 "어떻게 또다시 김해공항 확장 방안이 나올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들다"면서 "제2 허브공항으로 가덕 신공항을 만들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독자 추진 의사까지 밝혔다.

하지만 27일 기자회견에서는 "정부의 고민도 십분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입장을 틀었다. 서 시장은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화합을 위해 정부가 결정한 '김해신공항'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겠다"면서 "지금은 반드시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의 공항이 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으는 것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길"이라고 말했다.

부산시가 가덕 신공항 추진의 꿈을 접으면서 김해공항 확장을 생각하지 않고 추진하던 주변 개발 계획은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당장 공항 확장 지역에 들어가게 된 연구 개발 특구와 항공 클러스터 지역의 계획 수정은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서 시장은 "토지 계획은 면밀히 검토해서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소음으로 인한 에코델타시티 사업의 어려움까지 생각한다면 상황은 녹록지 않게 됐다.

가덕도 신공항 유치 희망지역 일대 주민들과 어민들에 대한 대책도 숙제로 던져졌다. 서 시장은 "가덕도는 가덕도대로 저희들이 부산의 향후 나아가야 할 서낙동강·서부산개발과 연계해서 또 다른 개발 계획을 수립해야 할 입장"이라고 전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27일 오전 부산시청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김해국제공항 확장 수용 입장 발표에 앞서 고개숙여 가덕신공항 유치 무산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27일 오전 부산시청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김해국제공항 확장 수용 입장 발표에 앞서 고개숙여 가덕신공항 유치 무산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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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 결정에 대한 부산시의 입장문을 발표한 뒤 서 시장이 기자들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거취 관련해서는 (가덕 신공항이 안 되면 사퇴하겠다는 게) 공약이었다.
"거취 문제는 부산시 입장문 속에 다 포함되어있다. 사퇴하지 않겠다. 저에게 주어진 책무는 지금 정부가 김해신공항을 부산시민들이 염원하는 공항으로 만드는 것이라 생각한다."

- (입장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김해공항은 초대형 여객기 화물기가 (뜨고 내리기) 사실상 불가능하다. 소음권역도 확대될 텐데 여기에 대한 언급이 없다
"(김해공항이) A380이나 (보잉)747과 같은 대형 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없다는 전문가의 견해도 있지만 저희들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활주로 길이가 문제라기보다는 활주로 폭이라든가 활주로를 어떻게 건설하느냐에 따라 가능하다는 전문가 견해도 있다. 이런 건 용역과 실시 설계 과정에서 따지겠다. 이러한 것들이 실현되도록 하겠다.

소음문제도 신공항이 되면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방향에 따라서 현재 소음으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의 문제가 줄어들 수도 있고, 새로운 소음으로 인해서 문제가 야기되는 지역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것을 국토부와 얘기해서 대책을 추진해 나가겠다."

- 가덕신공항은 추진을 하는 건지? 아니면 끝난 건지? 5개 시도지사와 언제든 머리 맞대겠다고 했는데.
"가덕신공항 문제는 김해 신공항이 우리가 원하는 공항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달려있다. 허브공항, 국제적인 관문 공항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있다. 이런 것이 안된다면 가덕신공항을 앞으로도 추진하겠다. 5개 시도지사 협의 문제는 시간을 두고 상황을 봐서 의논하겠다."

- 추후 공약 파기, 약속 번복 등의 비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텐데 장기적으로는 그게 더 부산시정에 지장이 있지 않겠나?
"우리가 신공항을 원한 것은 2011년에 발표할 때 김해공항 확장을 통해서 앞으로의 항공수요를 제대로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을 만들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기본 목표는 24시간 안전한 공항, 그것을 통해서 남부권 경제벨트에서 국제관문 공항으로 역할할 수 있는 공항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해신공항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 점이 충분히 반영된다면 완전히 공약을 파기했다고 볼 수 는 없다."

- 김해공항을 부산국제공항으로 이름을 바꿀 생각인가?
"현재로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 것을 이야기 하는 분도 있는 걸로 알고 있다."

- 지난 시장선거에서 가덕 신공항 문제와 서부산권 개발이 핵심 공약이었다. 가덕신공항 대신에 김해공항 확장 문제가 나왔는데 새로 건설될 공항부지를 보면 에코델타시티 사업이나 서부산권 개발에 중요한 부지였다. 어떻게 되나?
"우리가 서부산권 개발과 가덕신공항을 연계해 중요한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유는 제대로된 공항 만들어서 해안가 경제벨트의 거점 도시로 만들고, 여객과 화물이 이 공항을 통해서 세계로 뻗어가고 세계 물류가 들어오는 기능을 하는, 그런 경제권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정부가 발표한 공항 확장안도 어느 정도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이런 것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정경진 행정부시장 : "저희들이 파악하기로는 연구개발센터 구역하고 에코델타시티는 영향이 없고, 연구개발특구와 항공클러스터 지역은 수정해야 할 대체부지가 있고, 부지를 통과하는 계획 단계이기 때문에 계획을 조정하면 된다."

서병수 시장 : "토지 계획은 면밀히 검토해서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

- 가덕 신공항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노력해 왔는데.
"오늘 발표하기 전에 지역 국회의원, 범시민운동 본부 핵심 인사들하고는 어느 정도 전화를 통해서 말씀드렸고, 여론조사를 좀 했다. 김해신공항에 관한 부산시민들의 생각이 어떠한지. 자체 여론조사로서는 70% 가까운 분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씀하신다. 김해신공항을 발표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공항을 만들기 위해서 후속조치가 필요하다. 범시민운동본부의 명칭을 바꾸든지 해서 계속 해나겠다."

- 확장하는 김해공항을 신공항으로 여기는 이유가 무엇인가. 가덕도가 10년간 주목받으며 많이 바뀌었는데 주민 어민에 대한 대책은.
"가덕도는 가덕도대로 저희들이 부산의 향후 나아가야 할 서낙동강 서부산개발과 연계해서 또 다른 개발계획을 수립해야할 입장이다. 공항과 항만을 중심으로 해서 가덕도가 어떤 도시가 될지 대안을 마련하겠다. 김해신공항이라고 하는 정부 발표를 전향적으로 수용했다."

- 철저한 소음대책을 세우겠다는 것은 '24시간 운항'을 실현한다는 건데?
"방법을 찾아야 한다."

- 커퓨(야간운항제한)를 없애는 걸로?
"네"


태그:#서병수, #김해공항,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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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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