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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청소년은 학업으로 인해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의 자유를 내려놓고 하염없이 공부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푸를 청'이라는 한자의 의미와 맞는 것일까? 이번 인터뷰 기사를 통해 특정분야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재능과 끼를 알림으로써 참된 청소년으로써의 삶을 살아가는 청소년을 소개 할 예정이다. 많은 청소년들이 이 글을 보고 잊어버렸던 자신의 꿈들을 다시 떠올리기를 바란다. [편집자말]
요즘 시대에는 시간이 흐를수록 과학기술들이 점점 더 빠르게 발전해가고 있다. 어디서나 사람들에 손에 들려있는 '스마트폰'도 출시된 지 불과 10년도 되지 않아 우리의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버렸다.

실제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지도 못 할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과학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했다. 최근 사회의 큰 이슈가 됐었던 '알파고'는 이런 현상에 느낌표를 찍었고 이에 따라 세계는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진로를 정해 미래의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한 고등학생이 있다. 바로 서울 로봇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김대현(18)군이다. 지난 26일 강남구 일원동에 위치한 서울로봇고 앞 카페에서 김군을 만났다.

로봇을 통해 꿈이란 스위치를 올리다

작년 EBS 연중기획 <행복한 교육세상>에서 김군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년 EBS 연중기획 <행복한 교육세상>에서 김군 인터뷰를 진행했다.
ⓒ E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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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로봇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다. 로봇고는 마이스터 고등학교라는 정책에 따르고 있다. 전국에 42개의 마이스터고가 있고 그 중에서 로봇고는 로봇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대학진학보다는 사회에 먼저 진출 할 산업일꾼을 키우는 학교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무언가를 만들거나 분석하는 것을 좋아했고 동적으로 움직이는 것들에 관심이 많았는데 중학교 3학년이 돼서 고등학교 진학에 고민할 때, '내가 꼭 대학을 가서 하고 싶은 것들을 못 하게 되는 것보단 내가 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것들을 해야지'란 생각에 로봇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최근 청년 실업이 심화되면서, 일찍부터 전문적인 분야의 이론과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들이 과거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진로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빨리 찾아내서 길을 잡아간 김군에게 어른 못지 않은 성숙함을 느껴졌다.

"로봇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에는 기계분야에 관심이 많았는데 로봇고에 와서 여러 전문분야에 대해 공부해 보니 전기·전자분야가 저에게 더 잘 맞고 재미있다라는 것을 알게됐어요. 커서 이쪽 분야와 관련된 한국수련원자력이나 한국전력 같은 공기업에 취업해서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싶어 졌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전문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진로를 정했다는 김군은 요즘 취업난에 잘 대처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김군은 이런 꿈을 이루기 위해 로봇고의 많은 동아리 중 '기능반'에 들어가 꿈에 기반이 될 많은 것들을 배우고 응용하고 있다고 한다.

"기능반은 학교 동아리 중 하나로써 주로 산업계 쪽을 꿈꾸는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지방기능경기대회'나 '전국기능경기대회'같은 대회들을 준비합니다.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밤이나 주말의 시간까지 전부 반납하여 고강도의 훈련을 진행하고 담당 선생님과 함께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이론들을 깊게 연구하고 과제들을 수행해나가고 있습니다."

김군은 또 비록 기능경기대회용이지만, 비싸서 경험해 보기 어려웠던 장비들을 학교의 지원을 받아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기능반 동아리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꿈을 위한 길을 닦기 위해 적합한 동아리에 들어갔을 뿐만 아니라 많은 자격증을 따면서 실력과 커리어를 쌓고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전기, 전자기기, 항공전자 등 6개의 국가기능사자격증이 있습니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틈틈이 공부도 하지만 매일 기능반과 함께 생활하다 보니 선배, 친구 그리고 후배들과 끈끈한 우정이 생겨요.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많은 지식들을 공유해주는데 이런 조언이나 정보들이 저희에게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전기·전자분야에 관심이 많다던 김군은 자신이 딴 자격증이 나중에 취직할 때 실력을 입증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되고 스스로도 뿌듯함을 느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또 이것이 또 다른 도전에 발판이 된다고 했다.

이런 자격증 획득과 함께 김군은 여러 대회에 출전하면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2016 서울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모바일로보틱스 종목에 출전해 우수상을 거두며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앞에서 말했다시피 기능경기대회는 국가에서 주최하는 큰 대회인데 그 중에서 전 '모바일로보틱스' 종목에 참가하였습니다. 이 종목은 쉽게 말하면 인공지능로봇을 이용해 색깔을 맞추거나 길을 찾아가는 등 상황에 맞게 수행해나가기 위해 로봇을 프로그래밍하고 변형을 해가는 것입니다. 1,2학년 중에서 가장 높은 등수에 올라갔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고 제 목표가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따서 국가대표가 되는 것인데, 그 목표를 향한 발걸음이 되었다고 생각해서 이번 대회가 더욱 저에겐 특별했던 것 같습니다."

자격증을 따거나, 대회에 나가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때마다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냈다는 뿌듯함도 느끼지만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기뻐하시는 모습을 볼 때 기분이 좋아졌다고 했다.

"매일 밤 늦게까지 학교에 있다 보니 부모님께서 많이 걱정하세요. 만약 중간에 저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돼 그만두게 되면 지금까지의 시간을 낭비한 것이 될까 봐 불안해하기도 하셨고요. 그런데 이렇게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면 제가 이 길에서 열심히 걸어가고 있고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각인시켜드릴 수 있어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아요."

스스로에게 그리고 부모님에게 전문분야의 고등학교에 와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김군은 몰려오는 잠도 쫓아가며 공부와 연구에 매진했어야 했다. 평범한 길이 아닌 자신만의 길을 선택했기에 그 선택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을 것이다. 그렇지만 김군은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해 많은 자격증과 수상실적으로 다른 이들보다 더욱 뛰어났음을 보여줬다.

"누구나 작더라도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 또한 원하는 회사를 다니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그 회사에게 저의 실력을 보여줄 때, 말이나 보이지 않는 것들을 많이 내세우는 것보다 증명해주고 확신을 줄 수 있는 지표가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럴 때 이런 저의 실적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 힘들고 지치는 순간마다 고등학교 삶을 뒤돌아 봤을 때, 제가 이 학교에 온 것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자격증과 실적을 통해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김군이 흘린 땀들과 바꾼 노력들은 많은 이에게 감명을 주었다. 작년엔 EBS 연중기회 '행복한 교육세상'이란 프로그램에서 로봇고등학교를 취재하였고 기능반의 반장인 김군을 인터뷰했다. 최근 YTN은 '2016 서울지방기능경기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김군과 교우들을 취재했다. 이런 경험은 김군에겐 새로운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내 집 같은 우리 학교

김 군은 러시아 야쿠츠크 북동연방대학과의 기술교류활동에 선발돼 러시아에 가서 많은 것을 배웠다.(오른쪽에서 3번째)
 김 군은 러시아 야쿠츠크 북동연방대학과의 기술교류활동에 선발돼 러시아에 가서 많은 것을 배웠다.(오른쪽에서 3번째)
ⓒ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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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은 아침 일찍 등교해 밤늦게까지 공부와 훈련을 끝내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간다. 거기에다가 기능반인 김군은 주말까지 반납해가며 학교에 나온다. 벌써 이런 생활을 한 지도 2년 째다. 많이 지쳐있을 것이 분명하다.

"처음 입학했을 때는 철 없이 힘들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친구들과 놀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고, 게임도 하고 싶었고, 평범한 친구들처럼 지내고 싶었는데, 작년 여름방학 때 게으르게 생활하다가 준비하던 자격증을 놓치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이렇게 하다간 죽도 밥도 안 될 것 같아 3년이 정말 힘들겠지만 나중에 빛이 볼 수 있다는 믿음 하나로 버티면서 노력했고, 어느 순간 전보다 훨씬 발전한 저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힘들어도 나중을 생각하자고 되새기면서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한창 어울릴 시기에 공부와 연구, 훈련을 해가며 바쁜 삶을 보내는 김군은 친구들이 그리울 법도 하다. 김군도 똑같은 18살 청소년이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SNS볼 때마다 얼마나 친구들이 부러웠을까?

"보통 밤 11시? 늦을 때는 자정이 넘어서 학교에서 나오는데 피곤한 몸으로 집에 오면 친구들한테 연락 할 힘도 없어 그냥 자버리는 게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정말 많이 보고 싶고 만나고 싶었지만 연락도 잘 못해서 처음엔 정말 외로웠어요. 오랜만에 친구들을 봐도 제가 모르는 얘기들을 할 때 소외감도 많이 느꼈습니다. 물론 학교친구들과 오래 같이 붙어있지만 더 오랫동안 정을 나눠왔던 친구들이 정말 그리웠습니다."

무엇이 진정한 청소년다운 생활일까? 대학과 취업을 위해 쉬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까지 줄이면서까지 공부하는 것이 진정한 청소년일까? 요즘 청소년들의 삶이 매우 혹독하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하지만 알면서도 청소년들은 학교로, 학원으로, 독서실로 움직인다. 지금도 김군은 연구한다. 지금도 청소년들은 공부한다. 지금도 청소년들은 지쳐간다.

오랜 시간을 학교에 보내는 김군의 학교생활은 어떨까? 그가 힘들지만 계속 그 학교에서 만족하면서 지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는 우선 이 로봇고등학교에 온 것을 힘들지만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합니다. 사실 중학교 때는 다른 친구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그랬던 제가 로봇고에 와서 중학교 때보다 더 높은 성적을 받고 많은 자격증과 상을 따게 되고 기능반의 반장과 학교 학생회까지 정말 재미있고 뜻 깊은 생활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활동들에서도 제가 배우고 느끼는 게 있어 보람차기도 합니다."

김군이 말한 것 외에도 로봇고 안에는 학생들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있다. 평소 생활에 도움을 주는 것도 많지만 학생들의 꿈과 장래를 위한 영양가있는 활동들이 로봇고의 장점이라고 김군은 말했다. 실제로 작년에 김군은 로봇고등학교와 러시아의 북동연방대학교와의 기술교류활동에 뽑혔다.

"제가 기능반이라서 아무래도 다른 친구들에 비해 가지고 있는 기술들이 많은데 그 동아리 반장으로서 대표하기 때문에 이런 좋은 기회를 갖을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정말 그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배웠어요. 그때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로봇을 가르쳐봤는데, 가르치면서 제가 모르거나 부족했던 부분들을 더 알게 되었고 가르치면서 제가 알고 있던 것들을 한번 더 정리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두 번째론 외국인 친구들과 많이 소통하면서 언어적인 측면에서 많이 향상된 것 같았습니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가 잘 발달 되어있는 나라로 가서 직접 배우고 체험하고 가르치는 등의 이런 프로그램은 정말 의미 있고 평생 추억에 남을 만한 활동이었을 것이다. 많은 학교에서 학생들의 꿈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밝은 미래를 향한 발걸음

김군을 이렇게 지치지 않고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의 꿈일 것이다. 꿈이 있기에 그것을 이루고 싶기에 힘들지만 참고 나아간다. 그가 느끼는 자신의 꿈의 매력은 무엇일까?

"전기·전자분야에 대해 공부를 하니까 그 전과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지게 된 것 같아요. 요즘 시대에는 모든 사람들이 전자제품들을 하나씩은 가지고 다니잖아요. 예전에는 무슨 원리인지도 모르고 그냥 들고 다녔지만, 이 분야에 대해 배우고 나니 한 전기·전자제품을 보더라도 이 안의 회로는 어떨지, 이 안의 프로그램은 어떤 것인지, 어떤 원리인지 궁금해져요. 실제로 쓰지 않는 물건들은 직접 분해해 보기도 하고 아니면 개인적으로 알아보기도 하는데 이런 점들이 정말 재미있어요. 무엇보다 세상을 보는 시선이 바뀌고 알수록 달라 보인다는 것이 이 꿈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현 시대는 전기 전자 제품과 떨어져 살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이것들은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주고, 갈수록 과학 발전의 속도는 급격하게 빨라질 것이다. 이런 점들을 보아 앞으로의 이런 분야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각광받게 될 것 같다.

"제가 이런 분야를 꿈꿔서가 아니라 정말 객관적으로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빠른 속도록 신기한 물건들이 쏟아져 나왔고 날이 갈수록 과학기술은 발전할 것이고 그에 따라 전기·전자제품들도 변형되거나 새롭게 나올 것입니다. 그렇기에 이 쪽 분야에서 많은 공부를 하고 활동을 한다면 정확히 어떤 직업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김군은 자신의 노력과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현재의 목표라고 한다. 그리고 3년 정도를 근무하면 대학을 갈 수 있는 재직자전형 등을 통해 대학을 가서도 더 깊이 공부를 하고 일도 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미래에 대한 다짐을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이 학교를 선택한 것은 큰 도전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들과 다른 길을 선택했기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심했는데 학교에 지내다 보니 오히려 성공 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나중에 이 길을 걸어온 것이 잘못되고 후회되는 선택이 아니라 의미 있고 성공하게 만들어준 '신의 한 수'였다고 말할 수 있게 더 열심히 달려나가겠습니다."

김군처럼 공부가 아닌 다른 분야의 길을 선택해 나아가고 있는 청소년들이 많다. 그들은 하나같이 각자의 꿈을 위해 전진해가고 있다. 우리는 그런 도전에서 그들이 포기하지 않게 뒤에서 박수와 격려를 보내줘야 한다. 모두가 가는 포장도로가 아닌 울퉁불퉁하고 꼬불꼬불한 길이라서 조금은 더 힘들고 어렵겠지만 그들의 선택이기에 존중해줘야 한다.

그리고 도전하는 청소년들도 중간에 쉽게 포기하면 안 된다. 나중에 커서 되돌아봤을 때, 그때의 포기가 아쉬움이 되어 있지 않기를, 만약 그때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은 어땠을까 라는 후회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 꿈꾸는 자들이여, 당당히 꿋꿋하게 나아가 대한민국의 푸른 미래가 돼주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스스로넷이라는 청소년사이트에 기사를 올릴 생각입니다.



태그:#청소년, #고등학생, #로봇, #마이스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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