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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동국대 총장·이사장의 사퇴를 주장하며, 50일 동안 단식농성을 한 전 부총학생회장이 학교로부터 '무기정학' 징계를 받았다. 동국대학교는 지난 3월에도 총장에 비판적인 교수를 해임하고, 학생 대표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가 취하한 바 있다.

"학생들과의 약속 지켰을 뿐"

7월 18일 동국대학교는 김건중 전 총학생회장에게 '무기정학 징계' 사실을 전했다.
 7월 18일 동국대학교는 김건중 전 총학생회장에게 '무기정학 징계' 사실을 전했다.
ⓒ 김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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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는 공문을 통해 "재학생 명부(개인정보) 무단파기"를 사유로 '무기정학' 처분 사실을 김건중 전 부총학생회장에게 통보했다.

작년 9월 17일 동국대 학생들은 전체학생총회에 2천여 명이 모여 총장·이사장 사퇴 안을 통과시켰다. (관련기사 : 반대 1표... 동국대 학생, 이사장총장 사퇴안 결의) 학생총회를 준비했던 작년 총학생회는 총회 의결 정족수 확인을 위해 학교로부터 재학생명부를 전달받았다.

2015년 9월 17일 동국대학교 학생 2천 여명이 모여 전체학생총회를 성사시켰고,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안을 통과시켰다.
 2015년 9월 17일 동국대학교 학생 2천 여명이 모여 전체학생총회를 성사시켰고,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안을 통과시켰다.
ⓒ 허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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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중씨는 총회 성사 이후 재학생명부를 반납하지 않고 파기했다. 학교 측은 지난 3월 기자회견을 통해 재학생명부 반환을 공식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않자 지난 18일 김씨에게 무기정학 징계를 내렸다.

김씨는 "총회 참석으로 학교에 불이익을 당할까 걱정하는 학생들이 많았다"라며 "학생들에게 참석했다고 불익을 받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재학생 명부를 학교에 반납했을 경우 학교 측에서 총회 참석자 명단을 확보하게 됐을 것이고, 이는 김씨가 학생들과 한 약속을 어기게 된다는 의미다.

동국대학교 전체학생총회 현수막과 대기업 직무적성검사 집중교육 특강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있다. 총회와 특강은 같은날 30분 격차로 시작됐다.
 동국대학교 전체학생총회 현수막과 대기업 직무적성검사 집중교육 특강 현수막이 나란히 걸려있다. 총회와 특강은 같은날 30분 격차로 시작됐다.
ⓒ 허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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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총회 직전 학교 측의 학생총회 탄압 논란이 있었다(관련기사:'이사장 사퇴 논의' 학생총회날 대기업 특강?). 김씨는 "당시 학교는 학생총회 당일에 4개 대기업(삼성,CJ,SK,LG) 취업특강을 열었고, 여러 강의에서 그 취업특강에 참석하는 것으로 과제나 출석을 대체했다"라며 "학교의 모 단체들은 '학생총회에 참석하지 말라'고 권고하기도 했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참석자들이 불익을 당할 가능성을 '제로'로 만든다는 생각뿐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학교 측과 파기 합의..." "그런 적 없다"

김씨는 "파기 전 학생지원팀에 '명부는 내가 잘 처리하겠다'고 말했고, '알겠다'는 교직원 답변을 들었다"라며 "현재 학생지원팀은 '기억 안 난다' '그런 적 없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안드레 총학생회장은 "학생 자치 사업인 학생총회에 대해 학생들이 공식적으로 신청하여 명부를 받았고 파기에 대해 구두로 협조하였음에도 이렇게 징계한 것은 부당하다"라며 "파기하였기에 개인정보 유출은 전혀 없었고 명부가 원본 데이터가 아닌 출력물이기에 재물 손괴도 성립할 수 없는데 학교 측은 어떻게든 학생을 징계하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학생지원팀은 "학생총회 이후 지속적으로 명부를 달라는 요청을 했다. 공개 질의도 하고 공문도 보냈으나 받지 못했다. 선거 때도 재학생 명부를 가져가는데, 그때도 안 준다고 할 것이냐. 재학생명부를 무단 파기한 것에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답했다.

학생지원팀은 "재학생 명부를 받아가는 데 필요한 '명부 신청서'와 '수령 확인서' 등에 (학생총회) 종료 후 3일 이내에 학생지원팀에 반납을 한다는 내용이 당시 유의사항에 있다"며 "파기에 대해 동의한 적 없다. 설령 '처리하겠다'고 말했더라도, 그걸 어느 교직원이 '파기한다'는 말로 알아듣겠냐"며 반박했다.

한편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파기했다"는 주장에는 "회의에 참석한 것만으로 징계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또 학교가 2000명이 넘는 학생들을 징계하면 학생들이 가만히 있겠나"라고 답했다.


태그:#무기정학, #동국대, #김건중, #보광 스님, #총장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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