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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례를 끝낸 후에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446개 핵발전소의 감시와 탈핵·탈원전과 생명 존중의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민간 국제기구를 결성하는 것이 순례단의 최종목표이다.
북쪽 창문으로 광화문과 청와대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2016년 11월 21일(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생명·탈핵 실크로드 준비단 출범식이 열렸다. '생명·탈핵 실크로드'는 서울에서부터 시작하여 일본, 대만을 지나고 동남아시아와 인도대륙을 지나고 중동과 동유럽 그리고 독일과 스위스를 지나서 최종적으로는 이탈리아의 로마에 이르는 걷는 거리 11000km의 새로운 실크로드이다. 

'생명·탈핵 실크로드 준비단'은 실크로드를 걷는 순례단을 조직하고 후원하는 목적으로 결성되었다. 종교인이 주축이 되는 '실크로드 순례단'은 2017년 5월 3일 부처님 오신 날에 서울을 출발하여 2019년 4월 21일 예수 부활절까지 720일 동안에 11000km를 걸을 계획이다. 

순례단은 아시아와 유럽 인구 밀집 지역 26개 나라 사람들과 함께 걸으면서 생명의 존엄성과 탈핵 탈원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것이다. 순례단은 도중에 인도 다람살라에 있는 달라이 라마를 만나고 마지막에 이탈리아 로마에서 교황을 만나 생명·탈핵에 관한 지구인의 염원을 전달할 것이다. 

순례를 끝낸 후에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446개 핵발전소의 감시와 탈핵·탈원전과 생명 존중의 가치를 추구하는 새로운 민간 국제기구를 결성하는 것이 순례단의 최종목표이다. 

생명.탈핵 실크로드 코스
 생명.탈핵 실크로드 코스
ⓒ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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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탈핵 실크로드 준비단 출범식은 1부 준비단 결성식과 2부 세미나로 진행되었다.  제1부 준비단 결성식은 준비단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김영호 교수(산자부 장관과 유한대학 총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석좌교수로 봉직)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김영호 석좌교수는 "역사적으로는 중세 시대에 6400km에 달하는 실크로드가 있었고 중국이 2013년에 발표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과 해상을 잇는 실크로드 경제권 구상) 실크로드가 있다. 2016년 대한민국 서울에서 우리는 생명·탈핵이라는 새로운 실크로드를 만들자는 역사적인 출범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명.탈핵 실크로드 준비단 상임대표 김영호 석좌교수
 생명.탈핵 실크로드 준비단 상임대표 김영호 석좌교수
ⓒ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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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하여 축사를 하였다. 박원순 시장은 "지금 우리에게는 2개의 핵이 필요하다. 첫째는 탄핵이요 둘째는 탈핵이다"라고 말하여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었다. 이어서 박원순 시장은 "지금 지구적으로 가장 절박한 과제는 기후변화이다.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기사용을 줄이고 대체에너지를 보급해야 한다. 서울시는 '원전 하나 줄이기 운동'을 전 시민의 참여로 성공적으로 추진하였다. 이제는 전 지구인이 핵발전소를 포기하고 대체에너지를 보급하여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지구촌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이어서 불교사회연구소장 직을 맡고 있는 법응 스님의 축사가 있었다. 법응 스님은 "생명.탈핵 실크로드라는 대명제 아래 현대 인류사의 대전환을 위한 등불 하나 마음에 지고 실크로드를 걸으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려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행보는 우리 모두에게 삶의 진정한 의미를 간절히 묻기 위함이며, 이기적인 탐욕과 황금만능주의에 눈이 먼 자들의 마음이 자비와 사랑으로 채워지기를 바라는 기원이다. 비록 몇 사람의 행보이지만 이들의 걸음으로 인하여 탈핵이라는 동서남북 사통팔달의 대로가 열리고 그 길 위에서 인류사를 빛나게 할 대안 문명이 진지하게 논의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일본에서 약 40년간 탈핵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나카지마 테츠엔(中島哲演) 스님의 축사가 있었다. 스님은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명으로 전환하기 위해 종교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 모두가 단결해야 한다"며 "생명의 존엄을 널리 알리는 이번 순례가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나 역시 미약한 힘이지만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독일의 후베르트 바이거씨는 독일에서 영향력있는 환경단체인 BUND의 임원인 리차드 메르그너 교수의 영상 축하 메시지를 보내 주었다. 

그 다음에는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의 기조강연이 있었다. 물리학을 전공한 장회익 교수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서 '온생명 이론'을 주장하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학자이다.

장회익 교수는 "지구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물건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알루미늄캔, 둘째는 PVC(비닐 화합물), 그리고 셋째는 핵에너지이다. 핵에너지는 인류의 긴 진화과정을 통해 한 번도 마주쳐본 적이 없는 새로운 존재인데, 사람의 감각에 의해 그 위험성이 전혀 감지되지 않는 매우 위험한 존재이다. 현대 문명은 에너지중독증이라는 병적 증세를 보여주고 있다. 인류는 결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물건인 핵에너지를 폐기함으로써 좀 더 안전한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동시에 이를 계기로 에너지중독증에서 벗어나 저에너지 고효율의 문명을 건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생명·탈핵 실크로드 구상은 매우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고 발언했다.

탈핵·생명 실크로드 순례단의 준비팀장인 이원영 교수가 순례의 목적과 일정 그리고 경로등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원영 교수는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 원전 사고, 1986년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 33년 동안 3개의 대형 핵발전소 사고가 나서 수많은 사람이 죽고 동식물이 죽고 땅과 물과 대기가 오염되었다. 그러나 그동안 UN은 무엇을 했는가? 아무 것도 한 게 없다. 이제는 무력한 UN을 대신해서 핵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국제기구가 필요하다. 새로운 국제기구는 정부 주도가 아니고 민간 주도로 만들어져야 한다. 각 나라의 깨어있는 시민들과 종교인들이 힘을 합치고 연대하여 핵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국제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이어서 이원영 교수는 "유교,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이슬람교 등 모든 종교의 공통분모는 생명을 존중한다는 사상이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종교가 섞여 있어도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독특한 지역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종교인들이 연대하여 생명과 탈핵을 목표로 새로운 문명 운동을 일으키는 일이 필요하다. 생명을 존중하고 탈핵을 지향하는 새로운 문명 운동을 다른 나라의 민중에게 알리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함께 걷기이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함께 걸으면서 친해지고, 친해진 다음에 가치를 공유하고 실행 방안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생명·탈핵 실크로드 순례단은 2017년 5월 3일 부처님 오신 날에 서울을 출발하여 일본, 대만, 베트남, 라오스, 타일랜드, 미얀마, 부탄 네팔을 거쳐서 2018년 5월에 인디아 다람살라에 도착하여 달라이 라마를 접견한다. 

이어서 이란,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리히텐슈타인, 스위스를 거쳐서 2019년 4월 21일 부활절에 이탈리아의 로마에 도착하여 프란체스코 교황을 접견한다. 

그 후 바티칸에 며칠 머물면서 국제기구의 T/F팀을 구성할 것이다. 순례단이 26개 나라를 경유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720일이다. 순례단은 위험한 국가는 피하고 때로는 비행기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하루에 20km를 걷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걷는 거리는 지도상으로 총 11000km이다. 

실크로드 중간에 달라이 라마를 접견하고 최종적으로 로마 교황을 접견한다.
 실크로드 중간에 달라이 라마를 접견하고 최종적으로 로마 교황을 접견한다.
ⓒ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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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세미나에서는 박준규 한양대 교수가 "생명.탈핵 실크로드의 문명사적 의의"라는 제목으로 주제 발표를 하였다. 박준규 교수는 "한국에서 시작된 생명·탈핵 실크로드는 민족국가 탈퇴와 세계화를 연결할 수 있는 희망을 주는 새로운 문명 운동이다"라고 말하면서 "생명.탈핵 실크로드 운동은 권력을 가진 소수가 다수의 민중을 지배하는 오랜 문화를 극복하기 위한 아래로부터의 저항운동이다. 생명·탈핵 실크로드 운동을 통해서 행위의 주체자인 개개인이 만나 같이 걸어가면서 생명 존중과 탈핵이라는 가치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다. 가치를 공유하는 각국의 종교인들이 연대하여 핵과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이윤을 최대화하려는 이익집단과 이들의 통제 하에 있는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를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민간 국제기구를 만들어내는 일은 문명사적으로 커다란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세미나 참석자(좌로부터 조승래 교수, 박준규 교수, 박동천 교수, 신학림 대표)
 세미나 참석자(좌로부터 조승래 교수, 박준규 교수, 박동천 교수, 신학림 대표)
ⓒ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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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발표 후에 토론이 이어졌다. 조승래 청주대 교수는 "생명·탈핵 실크로드 준비단의 발족은 우리의 시민환경운동이 전 세계를 무대로 뻗어나갈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 지구적으로 자본의 지배가 환경재앙을 재촉하고 있는 이 때에 새로운 실크로드 운동에 동참하여 지구를 지키고 인류를 구하는 일에 우리 모두는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학림 미디어오늘 대표는 "재앙에는 복원할 수 없는 재앙과 복원할 수 있는 재앙이 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나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게이트는 시간이 지나면 복원할 수 있는 국가적 재앙이다. 그러나 핵발전소의 재앙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복원할 수 없는 지구 차원의 재앙이다. 우리 모두 2017년에는 종교와 인종을 뛰어 넘어 함께 멀리 걸어 생명과 탈핵의 새로운 실크로드를 열어서 인류를 구하고 새로운 생명과 평화의 문명을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고 발언했다.  

오후 5시에 행사가 끝난 후 기자는 이날의 행사를 기획한 이원영 교수를 만나 인터뷰를 했다.

생명.탈핵 실크로드 운동을 기획한 이원영 수원대 교수
 생명.탈핵 실크로드 운동을 기획한 이원영 수원대 교수
ⓒ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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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에서 로마까지 걷겠다는 구상을 처음 한 것은 언제쯤인가?
"최근 3년간 1500km를 걸었다. 주로 사찰 도보순례였는데, 실크로드에 대한 생각이 나온 것은 작년 말이다. 경주 월성에서 동화사까지 탈핵 도보순례를 하면서 만약 학교 미복귀 상태가 장기화하면 지구촌을 걷는 것을 검토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순례단은 몇 사람이나 걷는가?
"종교인들이 주가 되어 몇 주 또는 몇 일 단위로 구간별로 다른 분들이 걸어가게 될 것이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걸을 것이다. 순례자 외에 지원팀이 10명 정도 따를 것이다. 지원팀은 차량/의료/기록/보도/코스관리 등의 일을 하는데, 이들은 걷지 않고 차량을 이용할 것이다."

- 2년 동안 학교 강의는 어떻게 하려는가?
"3년 전 파면에 대해서는 대법원에서 무효 판결을 받아 이겼지만 또 다시 올 여름 학교측의 재임용 거부로 강의가 2~3년 불가능한 상태이다. 그리하여 오히려 이 기간을 이용하고자 한다. 전화위복이라고 말할 수 있다."
 
- 달라이 라마를 만나서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우선 생명과 탈핵에 대한 그 분의 말씀을 경청하고 순례 기간 동안 만난 종교 지도자들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그리고 국제기구에 대한 희망사항을 말씀드리려고 한다."

- 로마에서 교황을 만나서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   
"달라이 라마와 마찬가지이다."

- 2년 동안 돈도 많이 들텐데, 비용은 어떻게 하나?
"그 부분이 과제인데, 큰 돈이 드는 것은 아니다. 순례단을 지원하는 100인 위원회를 결성하여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 다른 나라에 들어가면 그 나라의 시민환경단체 사람들이 동참하여 같이 걷고 또 경제적인 도움도 줄 것이다."
 
- 순례에 참여하고 싶은 일반인은 어떻게 하면 좋은가?
"참여를 희망하는 분은 생명탈핵실크로드 카페에 들어가서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고 자유롭게 후원도 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다음카페 주소: http://cafe.daum.net/earthlifesilkroad 또는 이원영 교수에게 직접 전화(010-4234-2134)로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태그:#생명 탈핵, #실크로드, #이원영, #달라이라마, #로마교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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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정도 오마이뉴스를 흥미있게 보다나 기자로 등록하여 가끔 기사를 올리고 싶은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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