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농업진흥지역 해제를 반대합니다. 우리 아이들의 생태학습장인 봉하마을 논습지가 보존되길 바랍니다."한국과 일본 130여 개 시민사회단체들이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농업진흥지역 해제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이쿱생협소비자활동연합회(회장 박인자)와 강남아이쿱생협(이사장 김은정) 등 전국 78개 지역아이쿱생협, 한살림연합(상임대표 곽금순), 김해양산·통영거제·진주·사천·마산창원진해 환경연합, 경남자연체험학습원, 창녕우포늪생태관광협회람사르팀, 낙동강하구에코센터, 소벌생태문화연구소, 거제자연의벗, 환경을생각하는교사모임, 경남생명의숲국민운동 등이 함께 했다.
또 황새생태농업연합회영농조합법인, (사)에코코리아, 청주청개구리영농조합, 광주한새봉두레, 홍성논배미, 죽암농장,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함평나비골월송친환경작목반, 부안하서미래영농조합 등의 단체도 이름을 올렸다.
일본에서는 람사르네트워크일본, 분고오오노시, 시시츠카노 자연과역사의모임, 일본기러기를 보호하는 모임, 가와고에 사토야마모임, 가와고에 사토야마이니시어칩, 오야마시 람사르추진과, 토요오카시의 단체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섰다.
"친환경 생태논농업을 꾸준히 해왔는데..."이 단체들은 "봉하마을 들판은 9년째 화학농약과 화학비료를 중단하고 친환경 생태논농업을 꾸준히 해왔다"며 "마침내 흙과 물이 좋아지면서 안전한 쌀 생산은 물론 논습지의 수생태계도 복원된 곳"이라 평가했다.
그리고 "봉화산과 화포천, 봉하들판과 수로, 둠벙, 논으로 연결되는 수생태계가 통째로 온갖 생명과 자연환경이 함께 되살아난 것"이라며 "화포천의 배후습지로서 봉하들판은 논에 물을 담아 벼를 키우는 동안 다양한 수생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터전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겨울이면 생물종다양성 관리계약에 따라 논에 볏짚을 썰어넣고 보리, 호밀 등 겨울작물을 심고 무논을 조성하여 겨울철새들의 먹이터,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 결과는 참으로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일본의 도요오카시에서 자연에 방사한 천연기념물인 황새가 화포천과 봉하들판을 매년 찾아오고, 재두루미를 비롯해서 큰고니, 독수리, 삵과 수달, 큰기러기와 청둥오리 등 19종의 멸종위기종들이 해마다 겨울철이면 화포천과 주변논습지에서 겨우살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농업진흥지역해제에 반대한 이들은 "봉하마을 논습지는 돈으로 바꿀 수 없는 우리 아이들에 물려주어야 할 미래의 공공자산"이라 강조했다.
시민단체들은 "봉하마을의 들판은 2008년 경상남도에서 개최한 람사르총회에서 채택한 특별결의문 '습지 생태계로서 논의 생물다양성 증진'을 모범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친환경 생태논농업 지역"이라 했다.
또 이들은 "봉하마을 들판이 점차 친환경 생태논농업이 확대되고 유기농 수준으로 높아짐에 따라 봉하들판의 논에는 개구리와 잠자리, 메뚜기가 많아지고 미꾸라지와 드렁허리 등 먹이가 풍부하니 제비는 물론 백로, 왜가리, 황로 등이 점점 늘어나고 이들의 군무는 아름다운 농촌풍경을 그려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국내·외적으로 우수한 생태적, 환경적, 교육적 가치를 가진 봉하마을 친환경 생태논농업이 지금처럼 지속가능하고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며 "봉하마을 들판은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할 것이 아니라 화포천 하천습지와 함께 친환경 생태특구로 보존하여야 할 것"이라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해, 이들은 "단순한 농지 이상의 다양한 공익적 가치가 큰 봉하마을 들판은 농업진흥지역 해제승인을 취소하고 오히려 친환경 생태논농업을 보호하고 보다 육성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과 대책을 세우기 바란다"고 했다.
농업진흥지역 해제 여부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결정한다. 농업진흥지역에서 해제되면 개발이 가능하다. 봉하마을 들판 지주들은 농업진흥지역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
영농법인 '봉하마을'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환경농업 가치를 살리기 위해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오리 등을 통해 농사를 짓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봉하마을 농지 95만 6000㎡에 대해 농업진흥지역 해제를 하기로 하고, 지난 17일 현장 조사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