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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출제 시행 전(왼쪽)과 후(오른쪽). 사진을 보내온 독자 김모씨는 "밖에 있던 쓰레기장을 집안으로 들여온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배출제 시행 전(왼쪽)과 후(오른쪽). 사진을 보내온 독자 김모씨는 "밖에 있던 쓰레기장을 집안으로 들여온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 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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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는 지금 두 종류의 '쓰레기 대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구 급증에 따라 쓰레기가 넘쳐나는 '대란'에 이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시행하는 요일별 배출제에 따른 불만 '대란'이다.

고경실 제주시장은 취임 초기부터 '쓰레기 50% 줄이기'를 강조해왔다. 지난달 9일엔 예산 7억 원을 들여 쓰레기 줄이기 실천과제 선포식을 열기도 했다. 고 시장이 여러 자리에서 "내 임기동안 쓰레기 감량만은 확실히 달성하겠다"라고 밝힐 만큼 제주시의 역점 시책이라고 볼 수 있다.

제주시는 쓰레기 감량의 첫 단계로 지난 1일부터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를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음식물 및 가연성 쓰레기(종량제 봉투 사용)는 매일 배출이 가능하나,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아래 재활용 쓰레기)는 종류에 따라 요일별로 배출해야 한다. 배출 시간은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로 제한했다.

제주시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도 홍보 이미지.
 제주시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도 홍보 이미지.
ⓒ 제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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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배출시간 제한은 다소 완화됐다. 학교·식당 등에서 제기한 현실에 맞지 않다는 민원 때문이었다. 음식물 쓰레기는 하루종일 배출이 가능하고 그외 쓰레기는 오후 3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배출이 가능하다.

문제는 재활용 쓰레기의 요일별 배출이다. 제도 시행 이전엔 가연성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 종이박스만 분리해서 요일에 관계 없이 배출할 수 있었다. 이젠 요일마다 버릴 수 있는 재활용 쓰레기가 정해져 있다.

자주 발생하는 비닐, 플라스틱 쓰레기의 경우, 짧게는 일주일에서 지정된 요일에 사정이 생겨 버리지 못하면 2주 이상을 쌓아둬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집 안이 쓰레기장", "제주시에서 줄어든 쓰레기 20%가 내 집 안에 있다"라는 등 거센 반발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고경실 시장이 "제주시 쓰레기 배출량이 20% 줄었다"고 발표하자, 제주시 '인터넷신문고'에 항의하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 8일 고경실 시장이 "제주시 쓰레기 배출량이 20% 줄었다"고 발표하자, 제주시 '인터넷신문고'에 항의하는 글이 올라왔다.
ⓒ 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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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홈페이지 '인터넷신문고'에 등록된 글.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자 창고에 쌓아두고 있다는 민원이다.
 제주시 홈페이지 '인터넷신문고'에 등록된 글.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자 창고에 쌓아두고 있다는 민원이다.
ⓒ 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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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내부에 쓰레기가 쌓인다는 민원 글.
 집 내부에 쓰레기가 쌓인다는 민원 글.
ⓒ 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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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는 이전까지 제주의 쓰레기 배출 제도가 '버리는 사람에게만 편한 방식'이었다고 설명한다.

제주시 생활환경과 관계자는 "(요일별 배출제) 이전까지 제주도민들은 아무때나 클린하우스(거점식 분리배출에 따른 생활쓰레기 배출 장소)에 가서 쓰레기를 버릴 수 있었다"라며 "그렇게 편하게 버리다가 갑자기 제한을 두니 불편이 발생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쓰레기는 원래 불편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21일 열렸던 '제2차 쓰레기 줄이기 전략보고회'에서 고경실 제주시장 역시 "쓰레기 문제는 주민들이 불편함을 느껴야 쓰레기를 안 만들려고 하고, 그렇게 되면 결국 줄어들게 된다"라면서 "쓰레기 줄이기엔 도민들 대부분이 공감하고 있으니 이런 불만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했다.

그렇다면 시민들은 단지 "불편하기 때문에" 화가 난 것일까? 시민들의 넘치는 민원은 제주시의 말처럼 제도 시행 초기 어쩔 수 없이 견뎌야 하는 '불만'에 불과한가? 시민들이 뿔난 진짜 이유는 다음 편에 계속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미디어제주>(www.mediajeju.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제주시, #요일별 배출제, #생활쓰레기, #클린하우스, #고경실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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