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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잘 것 없을 같은 이 섬이 남면의 11개 섬 중에서 미역과 홍합 생산량이 가장 많았고 멸치가 최고로 많이 잡혀 돈섬이라 불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드론으로 촬영한 소횡간도 모습
 드론으로 촬영한 소횡간도 모습
ⓒ 이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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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이재언씨와 소횡간도를 방문했다. 동경 127°45′, 북위 34°30′에 위치한 섬은 대횡간도에서 동남쪽으로 약 1.3km 떨어진 곳에 있다. 면적 0.08㎢, 해안선 길이 2.78km인 섬에는 3가구 6명이 살고 있었다.

도선이 없어 찬명호 선장 박하성(60)씨에게 요청해 배를 타고 섬에 가까이 갈수록 "아니! 저렇게 작은 섬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면적이 2만4천여 평에 불과하기에 웬만한 공원 면적도 안 된다. 양쪽 끝이 볼록 솟아오르고 가운데가 낮은 땅콩형태의 작은 섬이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우리를 태워 소횡간도까지 데려다 준 찬명호 선장 박하성씨와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이재언씨의 모습
 우리를 태워 소횡간도까지 데려다 준 찬명호 선장 박하성씨와 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이재언씨의 모습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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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횡간도 주변해역에서 채취한 미역을 널어놓은 주민과 대화하는 찬명호 선장 박하성씨(왼쪽)
 소횡간도 주변해역에서 채취한 미역을 널어놓은 주민과 대화하는 찬명호 선장 박하성씨(왼쪽)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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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보잘 것 없을 같은 이 섬이 남면의 11개 섬 중에서 미역과 홍합 생산량이 가장 많았고 멸치가 최고로 많이 잡혀 돈섬이라 불린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배를 내려 선창에 내리니 미역을 말리고 있었다.

물살이 빨라 멸치잡이의 적소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발간한 <향토문화전자대전>에 의하면 대횡간도 북동 해역은 수심 3m이하의 간석지와 수중바위가 분포하며, 횡간수도에 접한 화태도와 소두라도 해안에는 암석해안이 발달되어 있다.

수심 3m 이하의 간석지가 발달한 곳을 제외하면 횡간수도 평균수심은 20m 내외를 유지하며, 최대 수심은 약 28m 정도이다. 주변에 크고 작은 섬들이 많이 산재해 있어 수로가 복잡하고 유속은 협수로에서는 최고 1.0Kn 내외로 느린 편이나 돌산도와 대횡간도 사이는 2.6Kn로서 빠른 편이다.

멸치철이 끝나 땅두릅을 심는 부부 모습
 멸치철이 끝나 땅두릅을 심는 부부 모습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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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발이 떠내려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돌에 줄을 매달아 놓은 어구들
 통발이 떠내려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돌에 줄을 매달아 놓은 어구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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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 시에 선박들이 피항할 수 있는 안전해역에 속하며, 여름철 많은 비와 고수온 현상으로 적조가 발생되는 해역이기도 하다. 화태도와 대횡간도 해안 주변에는 해안바위와 수중바위가 많아 배가 항해할 때 주의를 요한다. 기후는 북태평양에서 유입되는 쿠루시오 난류대의 영향을 받아 해양성기후가 나타나며, 연평균 기온은 14℃, 연평균 강수량은 약 1400㎜ 내외로 많은 편에 속한다.

지도를 보면 대횡간도와 소횡간도 인근에 월호도, 소두라도, 화태도, 금오도 등의 크고 작은 섬들이 포진해 여수인근으로 오가는 물길이다. 어부들 얘기에 의하면 "멸치는 물살이 빠르고 약간 혼탁한 물에서 산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대횡간도와 소횡간도 일대는 멸치가 가장 많이 잡힌다.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은 교육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선착장에 배를 대고 섬에 상륙하자 눈에 띈 것은 천장이 무너져 내리고 잡풀과 폐어구가 쌓인 분교다. 9가구에 80명까지 거주했을 때는 학생이 14명까지 다녔다는 학교 마당에는 '독서하는 소녀상'이 퇴색된 채로 있었다.

대여섯평 밖에 안 되어 보이는 폐교 앞 운동장에 '독서하는 소녀상'이 퇴색된 채로 서있다. 학생이 가장 많을 때는 14명까지 다녔다는 이 학교 학생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대여섯평 밖에 안 되어 보이는 폐교 앞 운동장에 '독서하는 소녀상'이 퇴색된 채로 서있다. 학생이 가장 많을 때는 14명까지 다녔다는 이 학교 학생들은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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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평 정도의 교실을 살펴보던 내게 전직교사였던 직업의식이 발동했다. 험지까지 와서 아이들을 가르쳤던 교사들의 주거환경은 어땠을까?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가갸 거겨"를 외치며 공책에 받아 적었을 학생들은 지금 어떻게 살까? 문득 깨달음이 왔다. "아!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가르치고 배우려는 교육열에서 비롯됐구나!"

동네를 돌아보기 위해 사람소리가 나는 집에 들어가 인사를 하니 아저씨가 냉담한 표정을 지으며 방안으로 들어가 버린다. 나중에 들으니 여수시내에서 직장생활하다 섬으로 들어왔다는 분이다.

섬에서 사는 사람들은 대개 순박해 경계심을 풀고 사람을 대한다. 대화를 거절하고 방안으로 들어가 버린 사람을 보며 육지에서 살았던 사람이라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질문명은 사람을 각박하게 내모는가?

뒷산으로 가니 부부가 땅두릅을 심고 있었다. 주로 문어와 멸치를 잡지만  멸치철이 지났기 때문에 땅두릅을 심는다고 한다. 폐가를 포함 10여 가구가 있는 집 옆에 멋있는 집 한 채가 보인다. 주민에게 물으니 "소횡간도 출신으로 돈을 상당히 모은 사람이 전기가 들어오자 고향에 별장을 지었다"고 한다.

태양열발전이 대안

조그만 섬에 높이 55m의 철탑이 우뚝 솟아 있다. 아니 ! 이 조그만 섬과 몇 명 안 되는 주민을 위해 이렇게 거대한 철탑과 전봇대를 세운다는 게 경제적으로 타당할까? 갸웃거리다 몇 년 전에 방송에서 논란이 됐던 보도현장이 이곳임을 알았다.

웬만한 공원보다 작은 소횡간도 모습. 땅콩처럼 생긴 작은 섬이지만 많을 때는 9가구에 80여명의 주민이 살았다고 한다. 왼쪽에 높이 55m에 달하는 철탑이 보인다
 웬만한 공원보다 작은 소횡간도 모습. 땅콩처럼 생긴 작은 섬이지만 많을 때는 9가구에 80여명의 주민이 살았다고 한다. 왼쪽에 높이 55m에 달하는 철탑이 보인다
ⓒ 오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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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한전, 6명 전기 공급 위해 12억 쓴다'라는 타이틀로 '단 여섯 명에게 전기를 쓰게 하기 위해 무려 12억원을 쓴다'며 '이 공사에 들어가는 국·도·시비는 약 12억원에 이르지만, 수혜자의 수는 아주 적다'고 보도까지 했었다.

"섬에서는 배타고 움직이기만 하면 밥 먹고 산다"는 찬명호 선장 박하성씨의 얘기를 들으며 바다는 인간에게 풍요로움을 제공해주는 보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섬이 멀어져가도 거대한 모습을 보이며 서있는 철탑을 보며 작은 섬에는 태양열발전이 대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이는 글 | 여수넷통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소횡간도, #대횡간도, #미역, #홍합, #돈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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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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