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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고성군 옥천사 일주문
 경남 고성군 옥천사 일주문
ⓒ 김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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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아이들은 집이 좋단다. 2월 19일, 게임 삼매경에 빠진 아이들을 두고 아내와 단둘이 집을 나섰다. 어디로 갈 건지 묻는 아내에게 고성 옥천사로 바람 쐬러 가자 말했다. 옥천사를 들러 정작 아내와 함께 가고 싶은 곳이 있었다. 달달한 말 한마디 건네기 위해.
 
 고성 옥천사 대웅전으로 가다 걸음을 멈췄다. 시원하게 뻗은 편백 녀석이 보기 좋다. 주위에 있는 편백 향이 정신을 맑게 한다. 코를 넓게 펴서 한껏 빨아들였다.
 고성 옥천사 대웅전으로 가다 걸음을 멈췄다. 시원하게 뻗은 편백 녀석이 보기 좋다. 주위에 있는 편백 향이 정신을 맑게 한다. 코를 넓게 펴서 한껏 빨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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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에서 문산읍을 거쳐 고성군 영오방향으로 가다 영오천을 건넜다. 옥천교에서 2km가량 더 연화산으로 가면 신라 때 만든 옥천사가 있다. 일주문을 지나 좀 더 올라가면 사천왕문이 나온다. 돌계단을 딛고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간다. 아름드리나무들이 반갑다. 맑은 물소리가 경쾌하게 옆으로 따라 흐른다. 대웅전으로 가다 걸음을 멈췄다. 시원하게 뻗은 편백 녀석이 보기 좋다. 주위에 있는 편백 향이 정신을 맑게 한다. 코를 넓게 펴서 한껏 빨아들였다.
 
 고성 연화사 자방루(磁芳樓)가 마치 성채처럼 절 외곽을 둘러쌓아 대웅전을 가린다.
 고성 연화사 자방루(磁芳樓)가 마치 성채처럼 절 외곽을 둘러쌓아 대웅전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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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을 올라가자 넓은 마당이 나온다. 마당에는 매화 꽃봉오리가 곧 피울 태세로 한껏 부풀어 있다. 마당 한쪽에는 청담대사사리불탑이 세워져 있다. 교단 정화와 불법 중흥을 위해 헌신한 청담대종사가 1927년 첫 승려 생활을 한 곳이다. 비석 받침돌이 거북이가 아니라 여의주를 문 용이다. 용은 정면을 보지 않고 숨 고르는 듯 왼편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당에서 대웅전은 바로 보이지 않는다. 자방루(磁芳樓)가 마치 성채처럼 절 외곽을 둘러쌓아 대웅전을 가린다. 정면 7칸, 측면 3칸의 단층 팔작지붕 건물이다. 안내판에서는 전략 요충지에 비상시를 대비한 군사 목적 사찰을 건립한 예가 있는데 옥천사로 군사용 회합장소로 대공간이 필요해 만들었다고 한다. 절을 보호하는 외곽 방어용 성채 역할도 했을거라 한다.
 
 고성 옥천사 자방루로 올라가는 계단 옆으로 앙증스런 바위가 하나 놓여있다. ‘복두꺼비’란다. 복두거비 옆에는 돼지 삼형제 저금통이 놓여있다.
 고성 옥천사 자방루로 올라가는 계단 옆으로 앙증스런 바위가 하나 놓여있다. ‘복두꺼비’란다. 복두거비 옆에는 돼지 삼형제 저금통이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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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방루로 올라가는 계단 옆으로 앙증스런 바위 하나 놓여 있다. '복두꺼비'란다. 복두꺼비 옆에는 돼지 삼형제 저금통이 놓여 있다. '꽃다운 향기가 점점 불어난다'는 뜻을 가진 자방루 다락에 올랐다. 조선 시대 영조 40년(1764년) 뇌원 대사가 창건해 고종 25년(1888년) 중수한 250년이 넘는다. 6개 대들보에는 하늘을 나는 비천상과 비룡이 그려져 있다. 찬찬히 고개를 들어 살피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고성 옥천사 자방루
 고성 옥천사 자방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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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방루를 나와 대웅전으로 향했다. 동북아국제전쟁(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조선 시대 효종8년(1657년) 중창해 현재에 이른다. 마주하는 자방루에 비해 크기가 작다. 앞마당의 뜰도 자방루에 비할 바 아니다.

 고성 옥천사 명부전 연등이 고운 빛깔로 빛난다. 죽어도 곱게 붉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고성 옥천사 명부전 연등이 고운 빛깔로 빛난다. 죽어도 곱게 붉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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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바로 옆에 있는 지장보살을 비롯해 염라대왕 등을 모신 명부전으로 걸음을 옮겼다. 연등이 고운 빛깔로 빛난다. 죽어도 곱게 붉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뒤편의 조사각, 나한전, 독성각 등을 둘러본 뒤 옥천사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옥샘을 시원하게 마셨다. 마음의 티끌까지 씻기는 기분이다.
 
 고성 옥천사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옥샘을 시원하게 마셨다. 마음의 티끌까지 씻기는 기분이다.
 고성 옥천사란 이름으로 불리게 된 옥샘을 시원하게 마셨다. 마음의 티끌까지 씻기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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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물을 마시자 그냥 지나쳤던 대웅전 주련 글씨가 보인다. 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 홀로 높은 것은 이 마음이라는 '천상천하 독존자심(天上天下獨尊者心)' 글자를 되뇌었다.
 
 고성 옥천사 대웅전 뒤편 대숲에 바람이 불자 대나무는 온몸을 내어 사각사각 장단을 맞춘다.
 고성 옥천사 대웅전 뒤편 대숲에 바람이 불자 대나무는 온몸을 내어 사각사각 장단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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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박물관은 문이 잠겨 아쉽게도 둘러보지 못했다. 뒤편 대나무를 따라 잠시 거닐었다. 바람이 불자 대나무는 온몸을 내어 사각사각 장단을 맞춘다. 화장실은 수세식이 아니다. 완전한 전통 화장실도 아니다. 냄새처럼 화장실은 불편했다.
 
 고성군 마암면 마을 회관 앞에 투박한 석마(石馬) 두 마리가 느티나무 아래 있다
 고성군 마암면 마을 회관 앞에 투박한 석마(石馬) 두 마리가 느티나무 아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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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사를 나와 고성 방향으로 움직였다. 고성군 마암면 마암마을에 잠시 들렀다. 마을 회관 앞에 투박한 석마(石馬) 두 마리가 느티나무 아래 있다. 마을 수호신을 받는 당산(堂山)에 있는 한 쌍의 말은 옛날에 호랑이가 마을에 자주 나타나 피해가 극심하자 마을을 지키기 위해 석마를 만들었다고 한다. 석신(石神) 또는 마장군(馬將軍)이라 부른다.
 
 고성군 마암마을 석마 한 쌍
 고성군 마암마을 석마 한 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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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마를 구경한 뒤 장산숲이다. 약 600년 전 조선 태조 때 호은(湖隱) 허기 선생이 마을에 바다가 비치면 좋지 않다는 풍수지리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조성한 비보(裨補) 숲이라 전해진다. 처음 만들 때는 길이가 1000m가 넘었다는데 현재는 길이 100m, 너비 60m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숲 가운데 연못을 파고 작은 섬을 만들어 운치를 더한다. 장산숲은 지난 2009년 산림청과 유한킴벌리 등이 공동 주최한 '제10회 아름다운 숲 전국 대회'에서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선정된 고성군 장산숲
 아름다운 마을 숲으로 선정된 고성군 장산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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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숲은 아내가 즐겨보던 박보검, 김유정이 주인공을 맡은 KBS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지다. 첫 회 방송된 흙구덩이 속 로맨스가 바로 여기에서 촬영되었다.
 
 고성군 장산숲은 박보검, 김유정이 주인공을 맡은 KBS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지다.
 고성군 장산숲은 박보검, 김유정이 주인공을 맡은 KBS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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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소원을 이뤄달라는 게 내 소원이야."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이영(박보검 역)이 풍등을 띄우며 소원을 비는 김유정에게 한 말처럼 아내에게 닭살 같은 멘트를 날리고 싶었다. 목구멍에서만 맴돈다. 그저 아내의 손을 꼭 쥐고 숲을 거닐었다.
 
 고성 장산숲에서 잠시 눈을 감고 숲을 느껴보는 지금이 좋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마저 달달하다.
 고성 장산숲에서 잠시 눈을 감고 숲을 느껴보는 지금이 좋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마저 달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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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눈을 감고 숲을 느껴보는 지금이 좋다. 스쳐 지나가는 바람마저 달달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일상에 찌든 내 삶을 내려놓고 그리움을 담을 수 있어 좋다.

덧붙이는 글 | 경상남도 인터넷뉴스 <경남이야기>
진주지역 인터넷언론 <단디뉴스>
<해찬솔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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