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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정부의 강철 북한 대사 추방을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말레이시아 정부의 강철 북한 대사 추방을 보도하는 AFP통신 갈무리.
ⓒ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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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가 자국 주재 북한대사를 추방하기로 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4일 말레이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 대사관에 강철 대사의 추방을 공식 통보했으며, 강 대사는 48시간 이내에 말레이시아를 떠나야 한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강 대사가 외무부에 출두해 면담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았다"라며 "강 대사를 '외교상 기피 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했다"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의 추방 명령에 따라 강 대사는 오는 6일까지 말레이시아를 떠나야 한다.

말레이시아 외무부는 "비엔나 협약에 의하면 주재국은 파견국의 외교관을 '외교상 기피 인물'로 지정하고 통보할 수 있다"라며 "이는 외국 주재 대사에 대한 가장 강력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앞서 강 대사는 지난달 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한 말레이시아 경찰의 시신 부검과 수사 결과를 강력히 비난했다.

강 대사는 "말레이시아가 한국을 비롯한 적대 세력과 결탁해 정치적 음모를 꾸미고 있다"라며 "말레이시아 경찰이 제시한 증거는 모두 날조됐으며, 조속히 시신을 인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말레이시아 외무부는 강 대사를 초치해 항의했고, 말레이시아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대사관이 이를 거부하자 강 대사 추방 카드를 꺼낸 것이다.

아니파 아만 말레이시아 외무장관은 "강 대사에게 사과를 요구했으나 받지 못했고, 앞으로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여 추방을 결정했다"라며 "말레이시아의 명예를 모욕하거나 훼손하려는 시도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경찰이 체포했던 북한 국적의 용의자 리정철을 최근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한 것은 이번 수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라며 북한 당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2일 북한과의 비자면제협정을 전면 파기한 데 이어 강 대사를 추방하면서 이번 사건을 둘러싼 양국의 외교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태그:#말레이시아, #김정남, #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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