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소속 나라 가운데 꼴등 수준으로 열악한 사실이 등수로 분석됐다. 이는 교육당국이 '올해 초등 교사 선발인원을 반 토막 내 뽑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점에 비춰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학반 학생 수' OECD 평균보다 2.5명 많아

OECD 2016 교육지표에 따른 나라별 '한반 학생 수' 순위.
 OECD 2016 교육지표에 따른 나라별 '한반 학생 수' 순위.
ⓒ 정의당

관련사진보기


7일 정의당 정책위원회가 분석한 '2016년 OECD 교육지표' 국가별 서열화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조사 대상 31개국 가운데 25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급당 학생의 숫자가 무척 많아 교수-학습 환경이 '꼴등'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자료를 보면 한국의 학급당 학생 수는 23.6명으로 OECD 가입국 27개국 가운데 22등이었다. 비OECD 국인 인도네시아(24.5명), 브라질(23.3명), 러시아(20.4명), 리투아니아(15.7명) 등 4개 나라까지 포함하면 등수는 25등으로 더 떨어진다.

학급당 학생 수가 적은 나라를 위에서부터 차례로 보면 라트비아 15.6명, 리투아니아 15.7명, 룩셈부르크 15.8명, 에스토니아 16.8명, 슬로바키아 17.9명이었다.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이하인 나라는 13개국이었다. OECD평균은 21.1명으로 한국보다 2.5명 적은 수치다.

이에 대해 정의당 정책위는 자료에서 "성인 세대가 자신이 학교 다닐 때 40~60명이던 상황에 비춰볼 때 '많이 좋아졌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이는 세계 수준으로 보면 일종의 착시"라면서 "창의교육, 맞춤식 수업 등을 선도하는 한국이 되려면 학급당 학생 수부터 세계 수준으로 맞춰야 하며, 이는 초등 교원을 늘리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오는 9월 14일 내년도 초등 교원 최종 정원을 발표하기 전에 교육부는 교원 정원을 확대하고, 교육청은 미발령자 연착륙 방안을 강구(나누면 충격 완화)해야 한다"면서 "문재인 정부도 한반 학생 수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놨으니 그런 관점에서 (정원을 늘리는 등)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교조도 지난 3일 성명에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야 하며, 교원을 획기적으로 증원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이전 정부의 '작은 학교 죽이기' 정책과 '학생 수' 지표에 따른 교원 배치 기준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국정기획자문위도 지난 19일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 보고서에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등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OECD 평균 수준으로 개선할 것"이라면서 "2022년까지 OECD 평균 수준의 교수-학습 여건 조성"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경제 부처의 이견 제시 등의 문제로 이에 대한 연도별 계획이 이 보고서에 담기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두 명의 교사가 한 교실에서 학생들을 협력해 가르치는 '1교실 2교사제'는 "2018년 단위학교 지원 확대"라고 적었다.

이에 따라 교육부도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초등 정원 문제는 '1교실 2교사제'와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이라는 대통령 공약 변수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이를 반영하도록 행정안전부와 이번 주에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관련기사 : 내년 '1교실 2교사제' 시행... 초등교사 선발 인원 늘리기로)

"1교실 2교사제는 탁상 정책"... 초등 교사들과 교대생들 반대

올해 5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협력교사제 수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5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협력교사제 수업을 벌이고 있다.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한편, '1교실 2교사제' 실시에 대한 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별한 시범 실시와 연구도 없이 당장 내년부터 이 제도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정치적인 탁상 정책"이라는 지적이 초등교사들은 물론 교대생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제도가 초등 교사 정원 확대 방법으로 비춰지면서 더 그렇게 됐다.

물론 서울시교육청 소속 55개교가 지난해에도 협력교사제란 이름으로 '1교실 2교사제' 유사제도를 운용했다. 상당수의 학교에서 만족도가 80~9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협력교사제 사업에 몇 년째 참여해왔던 송미숙 서울상현초 교장은 "협력교사제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 중의 하나는 해당 학교 희망 교사들만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였기 때문"이라면서 "교육부가 1교실 2교사제를 일방적으로 실시하는 것보다는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방안을 우선 추진하는 것이 더 실효성이 크고 현장의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 10개 교육대 총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전국교육대학생연합도 7일 성명을 내어 "단순히 교사 선발정원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1수업 2교사제를 급하게 도입하는 것은 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철저히 무시하는 행위"라면서 "교대생들이 바라는 것은 교육 당국이 중장기적 안목으로 교육정책을 수립하고,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교육부 관계자는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교원수급을 위한 '중장기 교원수급 계획'을 올해 안에 교육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그:#초등 교원 선발, #학급당 학생 수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