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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주년 광복절인 15일, 하늘도 가슴 아픈 우리 민족의 역사를 아는지 비를 내렸다. 빗물이 마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눈물인 듯 느껴졌다. 이날 홍성에선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만들어진 '홍성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이 열렸다.

그동안 소녀상 제작을 위해 모금운동에 참여한 홍성군민과 장소를 제공한 김석환 홍성군수 등 200여 명이 홍주읍성 근처에 모여 숙연한 마음으로 제막식을 지켜봤다. 이날 제막식은 홍성문화연대의 공연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뒤늦게 도착한 홍문표 국회의원이 '사드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을 했고 이에 홍성군민들이 사과를 요구하면서, 한동안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관련기사 : 소녀상 제막식서 '사드 필요' 강조 홍문표, 항의하는 홍성군민에 "북한 사람이냐")

이날 소녀상을 세울 장소를 제공하고 제작비용 일부를 지원한 김석환 홍성군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인권과 명예를 회복하고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고취시키고자 소녀상 건립을 시작했다"면서 "군민 500여 명의 소중한 정성과 참된 마음 덕에 평화와 인권의 상징인 소녀상을 건립하게 되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1시간여의 제막식을 마친 후 홍성여고 학생들은 뜨개질로 만든 노란 모자와 옷을 소녀상에 입혀주었다. 또 홍성군민들은 가림막이 벗겨진 소녀상 앞에 국화꽃을 바치고 이날을 기록하기 위해 사진을 찍기도 했다.

특히, '홍성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에서 한 여고생이 읽은 시 낭송은 참석한 200여 명의 홍성군민들을 더욱 더 숙연하게 만들었다. 모두를 숙연하게 만들었던 시는 다음과 같다.

"오래 걸려 날은 밝았으나 아직도 먼동, 어느 한 귀통이 그늘 드리워진 새벽이다. 그러나 기어코 봄은 왔다. 무쇠 바퀴 달리던 침목 아래 틈서리에서 갸날피 솟아오르는 실뿌리 한올, 그 위에 노란 민들레꽃 피어 올리는구나. 나물 뜯던 봄 언덕에 나풀나풀, 냉이꽃 피던 보리밭 이랑에 남실남실, 바람결 스치기만 해도 볼 붉어지던 순결한 작은 여자, 찢어진 치마폭 가슴에 멍을 어찌 잊을까만, 이제는 피눈물로 여몄던 치마폭 다시 펼쳐 햇살 가득 품어 안으렴. 그 따스함으로 희망을 끌어내고 이 봄날 나비 되어, 화사하게 날아오르렴. 딸아~~~ 오~~~ 대한민국의 딸아~~~ 우리 누이야."

기자는 홍성군민과 시민단체들의 모금으로 세워진 '홍성 평화의 소녀상'이 완성돼 지난 11일 임시 설치됐을 때부터 15일 제막식 날 공개되기까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태그:#홍성 평화의 소녀상, #홍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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