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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산.
 투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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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도(生日島)는 드넓은 청정해역으로 아담하고 늘푸른 섬이다. 처음엔 '산일도' '산윤도'라 불리다가 주민들의 본성이 착하고 어질어 갓 태어난 아기와 같다 하여 날 생(生)과 날 일(日)자를 붙여 생일도라 부르게 됐다고 한다.

또 하나의 유래는 예로부터 험한 바다에서 조난 사고와 해적들 횡포가 심해 '이름을 새로 짓고 새로 태어나라'는 뜻에서 생일도라고 불렀다는 설이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2017년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의 쉴섬으로 선정된 생일도에서 가볼만한 곳을 소개해 본다.

1. '투명산' 백운산·백운봉 비경 - 가고 싶은 섬 생일도 관광 1번지

백운산은 완도읍에 위치한 상왕봉에 이어 완도군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으로 생일도의 중앙에 우뚝 솟아 있다. 백운산 정상이 백운봉(483m)인데 이곳에서 맑은 날엔 남쪽 멀리 제주도까지 바라보일 만큼 조망이 뛰어나 곳이다.

몇 년 전까지는 그리 많은 사람이 찾지 않는 완도의 알려지지 않은 비경(秘境)이었지만, 2015년 생일도가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에 선정되면서 최근엔 꽤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있다. 특히, 완도보다 강진에서 먼저 생일도 백운봉의 비경을 알아보고 강진 백련사 템플스테이에서 늦봄부터 초가을까지 매월 1회 주요 프로그램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백운산은 앞산에 가려진 뒷산 능선이 투시돼 보이는 것처럼 보여 '투명산'으로 불리기도 한다. 두 개의 산이 1.5km의 거리를 두고 겹쳐 있지만 때로는 두 봉우리가 마치 한 개로 연결된 것처럼 보인다.

날씨가 흐린 날에는 뒷산의 능선의 윤곽이 선명하게 나타나 마치 투시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 광경은 백운산에서 바닷길로 4km가량 떨어진 금일읍 동백리 선착장 부근에서 연중 볼 수 있다. 2007년경 언론에 보도되고, 피서객들이 카메라에 담아 당시 인터넷 상에서 '착시현상'이냐, '합성(사진)이냐'는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학서암.
 학서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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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00년 된 유일한 문화재 '학서암' - 주변 섬에 자부심 가질 재산목록 1호

생일도 유일한 문화재인 학서암은 백운산에 자리하고 있다. 학서암은 1719년(숙종 45)에 장흥 천관사의 승려 화식이 창건했다. 일설에 의하면 백운산의 기운으로 인하여 큰 사고가 자주 발생해 액운을 막기 위해 절을 지었는데, 산의 모양이 학의 형태로 생겨서 학서암(鶴棲庵)이라 이름 지었다 한다.

학서암은 생일도 주민들에게 큰 의미가 있는 절이다. 생일도 주변에는 평일도(금일읍)가 가장 큰 섬으로 인구나 경제력이 등 여러 면에서 생일도가 도움을 받았지만, 불교만은 누가 뭐래도 학서암이 있기 때문에 생일도가 중심이었다.

학서암은 생일도가 주변 섬에 대해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재산목록 1호쯤으로 여겨져 왔다. 또한 학서암은 300년 전부터 가구마다 자재를 가출하고 노동력을 제공해 백운산에다 설립한 주민단체(공동재산)로 근래까지도 태풍이나 천재지변에 의해 보수가 필요하면 불교신자나 기독교신자 또는 비신자를 막론하고 전 주민이 직접 노동력을 제공해 공사를 했다고 한다.

금곡해수욕장
 금곡해수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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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금곡해수욕장과 노을공원 - 한폭의 그림같은 해수욕장과 쉼터

금곡해수욕장은 금모래 해변과 해안선이 쪽빛바다를 감싸 안아 안정감 있는 한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완만한 수심으로 주변 해송과 잘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 폭 100m, 길이 1.2km로 주변에 후박나무, 잣밤나무, 동백나무 등 상록수림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인근에는 야생 염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다. 조용하고 깨끗한 편이다.

금곡해수욕장에서 다시 생일도의 제일 큰 마을인 서성리로 향하는 해안도로 중간에 노을공원을 만날 수 있다. 노을공원은 저녁 무렵 낙조가 아름다운 곳이다. 앞엔 바다와 섬들이 있어서 해가 질 무렵 경치가 몽환적이다. 쉼터도 있어서 생일도 여행을 갔다면 간식이나 챙겨간 식사를 할만한 장소다.

용출리 해안갯돌밭.
 용출리 해안갯돌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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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용량도 전설과 용출리 해안갯돌밭 - 용의 전설과 백색사운드를 들으며

생일도 용출리 앞 섬인 용량도는 용이 살다가 승천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이다. 80m 높이인 섬의 정산엔 수직으로 커다란 굴이 뚫려 있는데, 이 굴은 섬의 옆면에 뚫린 바다동굴과 이어져 있다. 섬의 꼭대기와 바다가 'ㄴ'자 모양 터널로 연결돼 있다. 바로 앞 두 개 마을도 용이 나왔다고 '용출리', 용굴 앞이라고 '굴전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용출리 해안갯돌밭은 500m의 갯돌이 50m의 넓이로 펼쳐져 있는 곳이다. 검은 돌과 원석으로 이뤄진 용출갯돌밭은 작은 돌과 큰돌들이 단계별로 조화롭게 무리를 짓고 있다. 앞으로는 넓은 바다 수평선이 펼쳐지고, 뒤로는 노송이 우거져 있어 아름다움을 더한다.

이곳 갯돌밭에서 백색사운드를 들으며 앞바다에서 펼쳐지는 파노라마를 멍하니 응시하다 보면 내 존재조차 잊는 느낌이다. 파도에 씻기는 갯돌 소리가 맑고 경쾌해 찾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는 곳이다.

구실잣밤나무 군락지.
 구실잣밤나무 군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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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구실잣밤나무 군락지와 너덜겅 - 멍 때리며 힐링하기 좋은 곳

혹사당하는 뇌에 충분한 휴식을 줘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하는 정신건강 운동을 '멍 때리기'라고 한다. 생일도에는 '멍때리기 명소'로 세 곳이 있는데, 그중 두 곳이 구실잣밤나무 군락지와 너덜겅(돌밭)이다.

9만㎡의 구실잣밤나무 숲을 걷노라면 상쾌함에 몸이 날아갈 듯한 몽롱한 느낌이 들면서 멍 때리기 장소로 딱이다. 3만㎡의 너덜겅은 하늘나라에 궁궐을 짓기 위해 가져가던 큰 바위가 땅으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는 전설이 서린 곳이다. 피톤치드 발전소인 울창한 동백나무 숲을 배경으로 돌밭에 앉아 먼바다를 바라보노라면 무념무상에 빠진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생일도, #가고싶은섬, #투명산, #학서암, #멍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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