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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산업진흥원이 연 '하이서울브랜드 Biz & Show' 현장. 이날 무대에 비키니를 입은 여성 모델들이 올라 약 10분간 공연했다. 무대 왼쪽으로 이 현장을 촬영하는 관계자들이 보인다.
 지난 13일 서울산업진흥원이 연 '하이서울브랜드 Biz & Show' 현장. 이날 무대에 비키니를 입은 여성 모델들이 올라 약 10분간 공연했다. 무대 왼쪽으로 이 현장을 촬영하는 관계자들이 보인다.
ⓒ 제보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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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서울시 산하 서울산업진흥원이 주최한 하이서울브랜드 관련 행사에 비키니 복장의 여성들이 공연을 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다. <오마이뉴스>에 이 건을 알린 제보자는 이런 소회를 남겼다.

"서울 내 우수 중소기업을 선발해 그들의 서비스와 제품을 널리 알리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하이서울브랜드 지정서 수여식에서 아무런 목적 없이 비키니를 입은 여성이 동원돼 쇼를 한 것은 무슨 목적인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제보자가 제공한 사진을 보면 5명의 여성이 노출이 심한 비키니 의상을 입고 무대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 주변으로 '하이서울브랜드 지정서 수여식'에 참가한 내빈들이 스마트폰으로 무대 위를 촬영하고 있다.

중소기업 관계자 행사에 비키니 여성 출연... 행사와는 '무관'

먼저 사건의 전말에 한 걸음 더 들어가 살펴보자. 이날 행사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이날 행사의 공식 명칭은 '하이서울브랜드 Biz & Show'이다. 하이서울브랜드란 서울시가 인정한 우수 중소기업의 공동 브랜드를 뜻하는데, 브랜드 선정 주관 기관은 서울산업진흥원이다. 13일 열린 행사는 신규 하이서울브랜드 지정기업 276개사를 대상으로 브랜드 지정을 축하하고 기업들의 비즈니스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열렸으며, 약 600명이 참석했다. 서울산업진흥원은 이날 행사 기획 및 운영을 하이서울브랜드 지정 업체 중 하나인 N사에 맡겼다.

서울산업진흥원과 행사를 기획한 N사는 '비키니쇼'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두 곳 모두 '피트니스 퍼포먼스'라고 명명했다. 서울산업진흥원은 15일 <오마이뉴스>에 보낸 답변자료를 통해 "'피트니스 퍼포먼스'는 행사 참가 기업들에 하이서울브랜드의 역동성과 젊음을 표현하고자 기획된 별도의 식전행사"라면서 "하이서울브랜드 선정기업의 제품을 선보이는 퍼포먼스는 아니었다"라고 밝혔다. 즉,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은 여성이 무대 위에 오른 것은 하이서울브랜드 행사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

논란이 된 무대는 행사를 기획한 N사가 자체적으로 준비해 꾸민 무대인 것으로 확인됐다. N사 최아무개 대표는 15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원래 하이서울브랜드로 지정된 스켈리드 의류(피부에 달라붙는 스포츠 기능성 복장) 오프닝 무대를 하려 했으나 의상 섭외가 안 됐다"라면서 "N사가 자체적으로 피트니스 퍼포먼스 무대를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N사와 서울산업진흥원과의 소통은 이뤄지지 않았다. 행사 시작 전 리허설 때 오프닝 무대에 오를 모델들이 의상을 착용하지 못했다.

서울산업진흥원은 "행사 오프닝 때 피트니스 퍼포먼스를 처음 접하고 문제 소지가 있음을 인지해 중간에 공연을 중단시켰다"라고 해명했다. 이 퍼포먼스는 10분가량 진행됐다.

여성 모델만 무대에 올라... 서울산업진흥원, "재발방지 약속" 사과

제보자는 이 행사를 두고 "현재 여성 이슈는 한국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임에도, 한국 사회의 인권·젠더 감수성이 너무 낮다"라면서 "무조건적으로 모든 이슈를 성별을 나눠 서로 비판하는 건 옳지 않지만, 목적없이 여성을 동원해 수백 명의 참가자가 모인 행사장에서 쇼를 하는 것은 옳은 행위인가"라고 반문했다.

실제 이 퍼포먼스 무대에 오른 모델은 모두 여성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N사에 따르면 남성 모델은 섭외되지 않았다.

서울산업진흥원은 사과의 뜻을 표했다. 서울산업진흥원 관계자는 "다양한 시각을 고려해야 하는 공공기관의 행사에 피트니스 퍼포먼스가 적절하지 않았다. 사과 말씀드린다"라면서 "앞으로 이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자들에 대한 교육 및 유사 행사 진행에 있어 사회적 물의 소지가 없는지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태그:#서울산업진흥원, #서울시, #SBA, #비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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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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