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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낮 12시 영통 황골마을 북카페에서 미세먼지 대책을 제안하는 학부모 간담회가 열렸다.
▲ 미세 먼지 대책을 제안합니다. 22일 낮 12시 영통 황골마을 북카페에서 미세먼지 대책을 제안하는 학부모 간담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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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군포, 화성, 오산, 용인 등지에서 모인 경기도 호흡기 민감군 학부모들이 22일 황골마을 2단지 북카페에 모였다. 더불어민주당 미세먼지대책특별위원회 소속인 안혜영 경기도의원에게 학교의 미세먼지 대책 문제점과 요구사항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민감군이란 미세먼지 재난 시 더 각별한 주의를 요하는 영유아와 어린이, 임신부와 어르신, 호흡기·심혈관질환자들을 말한다. 

이날 안혜영 도의원은 특별위원회가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핵심을 분명히 전달하고 개선하겠다는 인사말로 경청을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경기도 학교들의 상황과 문제점들을 공유하며 만남과 행동을 이어왔다. 20여 명의 부모는 그동안 정리한 경기도 학교 내 공기 정화기기 설치의 문제점들과 개선사항을 안 의원에게 전달했다.
 
부모님들은 미세먼지 측정기를 직접 구입할 만큼 미세먼지에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 북 카페에 놓여있는 휴대용 미세먼지 측정기 부모님들은 미세먼지 측정기를 직접 구입할 만큼 미세먼지에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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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은 먼저 학교 보건법과 교육부 설치안을 찾아 학교 현장에 설치된 기기들이 그 기준에 맞는지 입증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경기도 모 초등학교에서 비교 실험을 했다. 실험은 환경기술사의 조언을 들어 세심하게 준비되었다. 행여 특정 회사를 밀어주거나 비방하는 목적으로 비칠 수 있고 정확한 데이터 확보가 중요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험 시 측정하는 기기들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 두 업체의 기기를 각각 준비했다. 학교에 설치한 바닥형 업체 또한 직접 섭외해 함께 보게 했다. 교실에 직접 훈연과 이산화탄소통을 준비해 뿌리고, 기기를 하나씩 작동시켜가며 미세먼지 저감 효율을 조사했다. 또 실외의 공기 상황도 측정해 공기정화기가 제 역할을 하고 있나 검증했다.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직접 공기정화기기 비교 실험을 강행했다.
▲ 미세먼지 저감도 측정 실험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직접 공기정화기기 비교 실험을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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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결과 실험에 사용된 스탠드형 기기는 이미 설치된 바닥형 정화기보다 소음은 적었고, 정화 풍량은 더 높았다. 부모들을 놀라게 한 건, 급기와 배기가 일체형으로 제작된 바닥형 기기가 배출한 연기를 다시 흡기구로 빨아들이는 현상이었다. 이는 오염된 공기를 다시 실내로 들이는 꼴이었다.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부모들은 학교에 어떻게 이런 제품이 들어왔는지, 제대로 된 공기 정화기기를 들이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분석했다. 학부모들이 정보 공개를 통해 받은 자료에 의하면 수원의 경우, 2018년 2차로 예산을 신청한 19개 학교 중 6곳만 스탠드형을 택한 것으로 나왔다.

기기 선정 과정에서 천장형, 바닥형, 스탠드형 등 설치 형태에 대한 선호도 조사만 이뤄지고, 기기의 정확한 성능 정보가 학교운영위원회에 제공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부모들은 지적했다. 또한 교육지원청마다 진행되는 입찰에서 참여한 업체들과 선정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의심을 키우고 있고, 설치 후 성능을 입증한 자료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안혜영도의원과 최영옥 시의원. 좌측 파란 정장을 입은 사람이 안혜영 경기도의원, 우측 토마토색 자켓을 입은 사람이 최영옥 수원시의원.
▲ 경청하는 의원들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안혜영도의원과 최영옥 시의원. 좌측 파란 정장을 입은 사람이 안혜영 경기도의원, 우측 토마토색 자켓을 입은 사람이 최영옥 수원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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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들은 현재 제대로 된 정보 제공 없이 이뤄지는 기기의 유형별 조사와 공동구매 진행을 백지화시키고 원점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기 정화기기의 성능검사에 투명성을 높이려면 업체나 연구단체의 결과지만 받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부모와 관계자 모두가 지켜보는 공개 교실에서 실험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또 공급업체들이 기기에 미세먼지 저감률을 반드시 명시해, 거짓일 경우 단호히 조치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나아가 학교 구성원들의 미세 먼지 위험 인식 차이로 인해 설치 후에도 기기가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는 경우를 차단하기 위해 공기 정화기기 사용 매뉴얼을 필수 교육으로 넣어 달라고 전했다. 

안혜영 경기도의원은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드시 부처에 전달하고 교육의원들과 의논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학부모 자비로 공기청정기를 넣겠다는 요구사항과 어린이집까지도 확장되길 바란다는 점은 당장 실현이 어려움을 설명했다. 함께 자리한 최영옥 수원시의원은 학교와 학부모회에서 계속 공론화하며 공감 여론을 확산하자고 당부했다.

현재 경기도 교육청은 조사를 먼저 실시하기 위해 이미 계약이 이뤄진 학교를 제외하고 공기정화장치 설치사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2020년까지 진행되는 공기정화장치 및 공기청정기 설치 사업은 2363억 원 상당의 예산 규모로 공립유치원과 초등학교, 특수학교를 시작으로 진행 중이다.

태그:#미세먼지대책, #민감군학부모, #안혜영, #최영옥, #공기정화기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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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환경에서 자라난 사람은 필연적으로 무섭거나 치욕적인 일들을 겪는다. 그 경험은 겹겹이 쌓여 그가 위대한 인간으로 자라는 것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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