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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대를 간절히 염원하던 1700만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수많은 국민들은 노동이 제대로 존중받는 세상이 도래하기를 기대하였다. 그러나 결국 돌아온 것은 노동자에 대한 모욕뿐이었다. 문 대통령이 직접 찾아가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했던 인천공항의 비정규직 노동자 정규직 전환율은 겨우 30% 수준에 그쳤고, 최저임금제 개악, 탄력근로제 확대, 주 52시간 근무제 등을 통한 노동개악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법 개악 저지를 외치던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현직 민주노총 위원장 5번째로 구속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또한 2016년 구의역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계속해서 김용균씨를 비롯한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죽어갔고, 여전히 비정규직의 처우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 가운데 국립대 병원과 고속도로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파업 등 정부의 노동탄압과 바뀌지 않는 답답한 비정규직 현실에 분노한 투쟁이 각계각층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전국의 수많은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 또한 대규모 총파업을 이어나갔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일한만큼의 대가도 받지 못한 채, 당당한 교육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고 존중받지 못했던 이들은 기본급 인상,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모진 탄압과 노동개악 속에서도 이들은 아이들에게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국민들과 함께 비정규직 철폐의 길을 꿋꿋하게 걸어 나가고 있다.

동아리 '너나들이'는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꾸며 투쟁을 이어나가고 계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를 만나 인터뷰했다. 숙대입구역 근처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의 이미선 서울지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의 이미선 서울지부장.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의 이미선 서울지부장.
ⓒ 김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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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에서 서울지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이미선이라고 한다. 18년 1월에 노동조합으로 상근을 나왔는데, 그 전까지는 초등학교 조리사로 일했었다. 그래서 올해로 8년 차 들어가고 있는 조리사이다."

- 현재 활동하고 계신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잘 아시겠지만 초등학교에 있는 병설 유치원, 단설 유치원을 포함해서 전국의 초, 중, 고에 근무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노조이다. 저희 노조는 노동이 존중받고 비정규직 차별없는 교육현장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5만 5천 명 조합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17개의 시·도 교육청에 지부를 두고 있는데, 저는 서울지부에서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 지난 1차 파업 이후 정부와 교섭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7월 20일, 학교비정규직 2차 총파업이 선포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 과정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저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과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그리고 전국여성노동조합, 이렇게 3개의 노동조합이 전국적으로 있으며, 이 노조들이 연대해서 만들어진 학비연대가 있다. 그곳과 17개의 시·도 교육청이 17년도부터 지금까지 집단 임금 교섭을 진행하고 있었다. 올해가 3년 차이고, 올해는 4월 1일부터 교섭이 시작되었는데 잘 이뤄지지 않았다. 처음 절차 확인부터 잘 안 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되었고, 파업 전에 본 교섭을 하기도 했지만 거기서도 이렇다 할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서 저희가 6개 공통 임금 요구안을 요구하자, 사용자 측에서는 전면 수용 불가를 이야기했다. 저희는 2020년 기준으로 최저임금 이상의 기본급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보다 6.24%이상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데, 올해는 기본급이 전혀 오르지 않은 상황이다. 이제 벌써 7월이 다 되었는데 말이다. 하지만 사용자 측에서는 기본급 1.8% 인상만 수용하고 나머지는 전면 수용 거부하는 것으로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사용자 측에서 이야기 하는 수치(1.8%)는 해마다 공무원 평균임금이 오르는 것과 비슷한 수치이다. 이는 임금이 오른다고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사실상 임금동결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파업 전에도 그랬지만, 파업이 끝나자마자 7월 9일 날 본교 수합이 있었을 때도 역시 한 치도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파업 전과 파업 후에 한결같이 수용 불가라는 말과 함께 의제와 상관없는 다른 얘기만 하고 있었기에, 결국은 저희가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2차 총파업을 선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린 것이다."

지난 7월 3일,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최저임금도 안 되는 기본급 인상과 학교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역사상 최대인원이 참가한 총파업을 시작하였다. 1차 총파업 이후 7월 9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되었던 노사의 실무교섭에서는 교육부 포함 교섭위원을 구성하겠다는 노사 합의를 무시하고 시·도 교육청만으로 교섭위원을 구성하는 등 사용자 측의 불성실한 행태로 교섭을 개회하지도 못하고 파행을 맞는 상황이 벌어졌다.

16일에는 본교섭이 진행되었으나, 교육당국의 학교비정규직 차별해소 위한 공정임금제 실행에 대한 의지도 계획도 없음을 재확인 한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이들의 입장 변화시까지 실무교섭을 포함한 일체의 교섭중단과 총파업 및 총력투쟁을 준비 선언하며 교섭을 결렬하였다.

또한 저희가 집단임금 교섭에서는 교육부하고 교육청이 교섭 상대이지만, 정부도 분명 책임이 있다. 저희가 이번에 총파업을 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얘기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대해서였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시면서 공약으로 저희 학교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시키겠다, 그리고 이제 공정임금제를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공정임금제가 적어도 정규직 임금의 80%는 받아야 공정한 사회라는 그런 의미인 것 아닌가.

이 약속이 선거 때 그냥 선심 쓰듯이 하는 약속은 분명 아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의원이었던 시절부터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의 심각성은 잘 알고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공공기관의 50%가 넘는 비정규직들이 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굉장히 많은 숫자이고, 학교는 더군다나 교육기관인데 교육기관 안에 많은 비정규직이 있는 것에 대한 문제를 크게 느끼셨을 것이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공정임금제를 공약으로 내거셨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 약속이 이렇게 지켜지고 있지 않으니까 대통령님에게 좀 약속을 지켜달라고 저희가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서 조금 안타까운 것이 학교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겠다는 약속을 대통령님은 지켰다고 얘기를 하신다. (웃음) '무기 계약직은 정규직이다'라고 이렇게 얘기를 하시고, 정규직 통계에 무기 계약직을 집어넣으시고 있다. 그런데 이것을 명확하게 봐야 되는 게 무기 계약직은 무기한 계약직이기 때문에 정규직이 아니다. 고용만 겨우 보장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공정임금제라든지 정규직 임금의 80%라든지 이런 것들을 덧붙여서 말씀하셨던 것으로 아는데, 지금은 이를 분리해서 말씀하시고 계시니깐 저희는 굉장히 속상한 심정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청와대 앞에 2,500여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공정임금제 약속이행을 촉구하며 “2019집단교섭 승리와 교육부·교육청 규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자 2차 총파업 선포대회”를 열고 ‘2차 총파업’의 결의를 다졌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청와대 앞에 2,500여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공정임금제 약속이행을 촉구하며 “2019집단교섭 승리와 교육부·교육청 규탄!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자 2차 총파업 선포대회”를 열고 ‘2차 총파업’의 결의를 다졌다.
ⓒ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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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투쟁이 있을 때마다 '열심히 노력해 그 자리에 오른' 정규직에 비해 '노력을 덜 한' 비정규직이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부당하다는 얘기가 일부에서 공감을 받곤 합니다. 이러한 왜곡된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은 왜 나타나는 건가요?

"저희 기사에 댓글 달리는 걸 보면서 저희도 잘 알고 있다. '시험 봐서 들어와라' 같은 댓글이나 '공무원 되고 싶으면 시험 봐라', '무임승차 하느냐?' 이런 말들이 많은데 그것은 저희가 요구하는 것을 잘못 이해한 분들이다. 저희는 공무원을 시켜달라고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고, 그리고 공무원이 되려면 시험을 봐야 한다는 것도 저희도 잘 알고 있다.

저는 그런 분들한테 이렇게 질문하고 싶다. 정규직이라는 자리가 왜 꼭 정해져 있는 곳에서만 존재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사회에 존재하는 몇몇 직업군만 정규직이 되어야 하는 것처럼, 마치 그 자리밖에 없는 것처럼 말을 하는지 참 의문이 든다. 학교에는 교사나 행정직 공무원들을 빼면 전부 다 비정규직들이다. 그런데 이런 비정규직 일자리를 정규직으로 만들고 이 사람들이 각자 일에 맞는 임금이나 처우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왜 잘못된 것인지 궁금하다. 노력하지 않고 무임승차하려고 한다든지 이런 말을 갖다 대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그리고 잘못 알려진 것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 이처럼 한국 사회에서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여기 계신 분들은 알 텐데, 비정규직이라는 말 자체가 97년도에 IMF가 터지고 많은 노동자가 정리해고 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그런데 IMF가 분명히 극복됐고 해결이 됐는데도 불구하고 이후에도 일자리는 정리되지 않고, 비정규직 문제는 오히려 굉장히 더 많이 늘었다. 이렇게 불안정한 일자리, 나쁜 일자리가 많아지면서 노동이 가치가 제대로 존중받지 못해왔다.

실제로 저는 조리사로 일을 하고 있는데 아이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위생적인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사회의 인식은 딱 그 일에만 맞춰지고 그런 일을 하는 '노동자'들에 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저희가 힘겹게 임금을 몇 년간 겨우겨우 계단 올라가듯이 조금씩 인상해놓지만, 실제로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차별이라든지, 급식실의 위험한 환경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특히 급식실의 위험한 환경은 정말로 끝장이다. 언론에 많이 보도가 돼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 이게 처음 보도된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동안 해결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그 일을 하는 노동자들이 실제로 많이 골병이 들고 병들어가고 있는데, 이렇게 된다면 노동자들이 아이들에게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에 분명 한계가 있을 것 아닌가.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려면 일하는 노동자들도 건강해져야 한다. 그들도 건강해질 권리가 당연히 있는 것이고.

사회에서 이런 문제를 빼고 관심을 갖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제가 나이가 이제 50인데, 그러한 생각이 들었다. 오래 전부터 제가 어렸을 때부터, 노동이라든지 노동자라든지 이런 말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사회에 오래전부터 깔려있다는 것을 느껴왔다. 노동을 한다거나 노동자가 된다고 하면 무식하고, 혹은 육체노동만 하는 거라고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사실 세상에서, 사회에서 필요한 것은 모두 노동자들이 연구하고 만들어낸다. 되게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인데 제대로 평가되지 못하고, 노동자들은 그저 그냥 일만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그래서 자기가 받아야 할 정당한 권리라든지 이런 것들을 얘기하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비난받고 손가락질 당한다. 불과 몇 년 전, 아니 최근에도 광화문의 태극기 부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민주노총과 노동조합의 권리를 주장하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빨갱이 집단이라든지 불순한 사회 세력으로 아직도 얘기하고 있다. 이렇게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당연한 권리를 얘기하는 것이 마치 잘못된 것처럼 비난하는 사회인식이 분명 잘못 됐다고 생각한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의 이미선 서울지부장.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의 이미선 서울지부장.
ⓒ 김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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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서 어떤 투쟁들을 하고 계신지?
"지금 청년들이 그렇다고 보는데, 저도 20대의 어린 노동자였을 때는 선배들을 따라서 노동조합 활동이라든지 사회문제에 관심도 갖고 참여했었다. 지금은 노동조합에서 활동하면서 조합원들과 일터를 바꾸는 문제도 중요하기에 다 같이 노력하고 있지만,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 지금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교육청과의 문제들을 비롯해 결국엔 사회의 인식을 바꾸고 사회를 바꿔야만 해결가능한 일들이 있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저희도 노동조합의 일터를 바꾸는 문제뿐만 아니라 이렇게 사회에 있는 여러 노동조합이라든지 사회단체들과 연대하면서 사회를 바꿔나가는 일에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조합원들과 단순히 임금인상 투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우리가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 무엇인지 이런 것들도 토론하기도 하고 교육하기도 한다.

저희는 노동조합 상근자로 나와 활동을 하면서 '그냥 일터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많이 했다, 우리는 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을 다양하게 만나고 우리가 건강한 밥상을 차려서 먹인 아이들이 성장해 사회로 나오는 과정을 계속 지켜보게 된다. 그런데 그 아이들이 훗날 건강하지 못한 사회에서, 안전하지 못한 일터에서 죽어가거나 아니면 차별받아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단순히 우리의 임금만 바꾸는 노동조합 활동이 아니구나, 임금만 바꾸는 투쟁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이 아이들이 성장해 나갈 사회를 바꾸는 일이 내 일터를 바꾸는 일인 것이다."

- 투쟁을 하시면서 가장 답답한 부분들이 있으시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투쟁을 이어나가실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희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청와대 앞에서 100명이 집단 삭발을 했다. 저도 지금 삭발을 한 상태인데. 이렇게 하는 모습을 보는 가족들과의 갈등이 아무래도 제일 크다. 그리고 가족들은 제일 가까운 사람이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인데 왜 굳이 엄마가 투쟁을 해?", "그런다고 크게 바뀔까?" 같은 얘기들을 많이 들을 수밖에 없다. 가족과의 시간을 노동조합 활동으로 인해 충분히 갖지 못하는 것도 있고. 저도 어린 자녀들이 있어서 아이들과 그런 시간을 충분히 나누지 못하는 것이 늘 안타깝고 제가 겪는 어려움 중에 이것이 가장 크다.

그리고 노동조합이나 이런 활동을 하면서 저희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많이 만나는데, 제일 난감할 때가 그냥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아도 세상이, 교육청이 알아서 때가 되면 임금을 올려주고 챙겨주는지 아는 분들이 꽤 있더라. 그리고 자기도 똑같은 노동자인데 노동자라고 인정을 안 하신다. 그래서 그럴 때 정말 난감하고,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로 학교 비정규직은 임금 많이 올라가지 않았느냐는 얘기를 많이 듣는데, 이는 저희가 그냥 올린 것이 아니다.

지난 11년도부터 노동조합을 만든 이후로 매 해년 그냥 넘어간 적이 없었다. 40, 50대 되는 여성 조합원분들이 삭발이나 단식이나 노숙농성 같은 그러한 힘든 과정을 오랫동안 겪어서 이뤄낸 것이란 말이다. 한 겨울에도 비닐 하나 덮고서 길바닥에 자기도 하고. 이렇게 힘든 과정들을 거쳐서 수당 하나 겨우 따내고 임금 조금 올려놓고 이런 과정들이 있었는데, 사회에서나 사용자 측에서는 마치 그게 저절로 알아서 올라간 것처럼, 자신들이 인심 베풀 듯이 올려준 것처럼 생색을 내고 있다. 그럴 때 굉장히 화가 나고 많이 속상하다.

그런데 계속 이렇게 삭발도 하고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더 이상 이렇게만 살 수가 없을 것 같은 불안함 때문이다. 여러분 부모님도 계시니깐 보셨겠지만, 저도 저희 엄마가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그 과정을 어린 시절에 잘 보아 왔고, 저도 엄마가 했듯이 노동자로 살면서 월급 받는 것 가지고 아이들 교육시키고 학원 보내고 하고 싶은 거 다 가르치면서 저보다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왔다. 지금도 그렇게 월급의 많은 부분을 교육비라든지 이런 부분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나올 세상에서는 이런 것들이 다 부질없는 것이 되어버릴까 봐 걱정이 아주 크다.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청년들이 사회에 나와서 비정규직 일자리가 너무 많으니깐 불안전한 일자리에 나가서 억울하게 죽고 차별 당해서 괴로워하고, 이러한 것들이 마치 제가 겪었던 노동자로써의 삶이 자꾸 대물림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거는 정말 아니지 않나. 촛불 혁명으로 우리가 대통령도 바꾸고, 사회도 바꿨는데 왜 이게 극복이 되지 않는지. 그런 문제에 대한 책임감과 이런 사회가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는 마음이 절실해서 계속 투쟁을 이어 나가고 있다."
 
-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7월 총파업이 '불편해도 괜찮아요' SNS 캠페인을 비롯해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따뜻한 응원을 받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많이 힘이 되셨을 것 같은데 이런 모습들을 보시면서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저희가 파업을 여러 차례 해왔는데, 매번 할 때마다 그러긴 했지만 이번처럼 진심으로 이해해주시고 따뜻한 말로 응원해주시는 글이 많았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크게 위로가 되었고 저희도 큰 감동이었다. 저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인데,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 역시 부모의 입장이시기도 하고, 또 그러한 부모를 두고 있는 자녀들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분들이 우리 사회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낳고 있는 임금 격차, 빈부 격차, 갑질 문화를 비롯한 수많은 사회문제가 빨리 해결되어야 한다는 얘기를 하시면서, 저희와 같은 간절한 마음으로 응원을 해주신다고 생각하고 있다.

초등학생들이건, 중·고등학생이건 청년들이건 이러한 어린 학생들이 저희한테 정말 따뜻한 말로 응원해주고 영상도 만들어주고 하는 걸 보면서 크게 감동을 많이 받았었다. 전에는 특성화고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이 저희를 응원해주면서 파업이 다 끝난 이후에 개별적으로 만날 일들도 있었는데, 저를 보고서 가장 먼저 한 말이 "한번 안아주세요" 였다. 그래서 그때 되게 가슴이 뭉클했다. 우리 집 아이들이 저보고 "엄마 꼭 이렇게 해야 돼?" 라는 얘기를 하지만 그래도 결국 "열심히 해, 엄마 잘해" 같은 말로 응원해주듯이, 그 아이들이 응원해줬을 때도 우리 아이들이 응원하는 것 같고 우리 딸을 안는 것 같아서 감동적이었다.

그 아이들 보면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왜냐면 저는 어른이기도 하고 선배노동자인데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에 너무 바빠서 좋은 세상을 잘 못 만든 것 같아서 많이 미안한 마음이었다. 그래도 많은 이들의 응원과 지지가 투쟁에 정말 큰 힘이 되었다."
 
 전국의 특성화고 학생들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응원 메시지를 페이스북 등 SNS에 올렸다.
 전국의 특성화고 학생들이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응원 메시지를 페이스북 등 SNS에 올렸다.
ⓒ 특성화고등학생 권리 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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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하는 많은 이들이 있었던 한편, 일각에서는 급식, 돌봄 등 공공서비스에 차질을 불러일으켰다며 좋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노동자의 파업이 항상 몇몇 국민들에게 '불편함'으로 인식되는 이유는 이를 조장하는 세력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본가의 입장에서 노동을 가치를 폄훼하고 노동자를 탄압하는 데 앞장선 수많은 적폐세력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노동자가 생계를 위해서 월급을 받으며 일을 하려고 나왔을 때, 그 누구도 욕먹고 싶은 사람은 없다. 누구나 어떤 일을 하던 자기 일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고,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남에게 피해 안 주고 능력도 인정받고 싶어 하는 것이 정규직 노동자이든 비정규직 노동자이든 다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을 한다. 그런데 정규직 노동자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거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가치 없는 일 또는 하찮은 일을 하는, 마치 없어도 되는 그림자와 같은 존재처럼 여겨지는 이런 사회적 인식이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는 많은 국민들을 자꾸 그런 시각으로 몰고 가면서 노동자들에게 가만히 있으라. 참으라. 기다리라고만 말하는 세력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는 우리 사회가 빠르게 바뀌지 않는 이유가 잘못된 역사가 자꾸 되풀이 되어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도 마찬가지이고, IMF가 극복됐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비정규직을 끝없이 양산하는 이런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은, 이를 해결해야 하는 위치에 오른 사람들이 자신의 안위나 어떤 이익을 위해서 이런 문제를 적당하게 눈감아 주고 덮어주려고 하는 것이 계속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이를 해결하는 것을 우리가 적폐청산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적폐청산이 제대로 되려면 적당한 선에서의 용서가 아니라 제대로 적폐들을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었을 때 우리 사회가 바로 잡힐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선거 때는 특히 우리 국민들한테 거짓 공약을 약속하거나, 환심을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이 과거가 어떠했고 지금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다들 잘 알 것이다. 그러니 이제는 좀 가려 봤으면 좋겠다. 선거로도 이들을 심판하고 정치에 무관심하지 말고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고 잘 참여해서 다 같이 좋은 세상을 만들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 앞으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노동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야 할 우리 청년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제가 어디서 들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사랑은 롤러코스터와 같다'라는 표현이 있다. 제 자식들에게도 해주고 싶은 얘기이기도 하다. 힘들어 할 때 해줄 말이기도 한데, 인생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는 것이 꼭 돈과 권력만은 아니다. 그리고 그게 영원한 것도 아니고 영원히 누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지금 청년, 대학생들도 지금 겪고 있는 생활의 어려움이라든지 살아가면서 느끼는 여러 갈등들이 해결할 수 없는 끝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시작은 나부터지만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얘기하고 뜻을 모아서 이런 모임이나 노동조합 활동을 통해 스스로 인생을 좀 멋지게 바꿔 갔으면 좋겠다. 누가 만들어 놓은 삶, 그 속에 맞춰서 길들여지려고 노력하지 말고 스스로의 삶을 스스로가 만족할 수 있게끔 멋지게 바꿔 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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