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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나이 55세의 우리들이 상의 탈의를 했다. 왜 했을까? 폭력진압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이것뿐이라 한 거다."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강미진씨가 18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도로공사 본사에 인권위 조사관 긴급 파견'을 요청하며 외친 말이다. 그러면서 강씨는 지난 9일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에 요금수납 동료들과 함께 내려간 이유를 덧붙였다.

"대법원 판결을 받고 오라는 이강래 사장 말대로 판결문을 들고 사장을 만나러 김천 본사로 갔다. 하지만 이강래 사장을 만나지 못했다. 대신 도로공사 구사대와 폭력으로 진압하는 경찰들만 있었다. 한 줌 빛조차 볼 수 없는 그곳에서 우리는 이강래 사장과 만나고자 대치중이다."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 전국 58개 인권시민사회종교단체는 18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도로공사 점거농성 중인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 인권침해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 전국 58개 인권시민사회종교단체는 18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도로공사 점거농성 중인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 인권침해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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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씨는 "처음 그곳에 갔을 때 몸에 가방 하나도 지니지 못했다"면서 "지금은 감금돼서 밥도 물도 제대로 못 먹는다. 하루에 두 끼만 국에 밥을 말아서 먹으며 버틸 뿐이다. 우리가 밥도 못 얻어먹을 정도로 잘못한 것이냐"라고 외쳤다.

그러면서 강씨는 "도로공사는 전기까지 끊었다"면서 "전기를 넣어달라는 요구에 '누전이 됐다'라는 말을 했다. 거짓말이었다. '억지로 차단기를 내린 것'이라는 자회사 직원의 말을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250여 명은 지난 9일부터 "대법원 판결을 준수해 '직접고용'하라"면서 경북 김천의 도로공사 본사 로비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도로공사 사측이 농성자 대부분이 여성인 것을 악용해 생리대 반입을 금지하고, 화장실 전기 공급을 중단하고서 청소와 환기도 하지 않는다"면서 "본사 건물의 위생 상태를 나쁘게 만들어 이른바 고사 작전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인권위 조사관 부재가 만든 행태"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 전국 58개 인권시민사회종교단체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도로공사 점거농성 중인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 인권침해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 전국 58개 인권시민사회종교단체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도로공사 점거농성 중인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 인권침해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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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장에는 톨게이트 요금수납원과 전국 58개 인권시민사회종교단체에서 온 대표들이 모여 "추석 연휴부터 현재까지 인권위가 현장에 조사관 한 명을 파견하지 않아 농성자들이 괴롭힘을 당하는 행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도로공사와 경찰의 인권침해에 대한 인권위 진정과 괴롭힘 행위 방지를 위한 조사관 파견이 필요하다"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그러면서 이들은 인권위에 제출한 진정서에 민갑룡 경찰청장과 김기출 경북지방경찰청장,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 상의탈의한 여성노동자를 채증한 사측 직원과 경찰을 '피진정인'으로 지정했다.

이들은 진정서에 '농성 중 생리대 반입이 금지 당한 것과 담요 및 깔판 등이 반입 제한된 것, 속옷과 핸드폰 충전기 등 개인 물품에 대해 과도한 검사가 이뤄진 점, 상의탈의 여성노동자에 대한 사진 채증 및 조롱이 발생한 일, 농성자 이용 공간 비위생적으로 방치한 일' 등을 꼽아 인권침해 내용으로 명시됐다.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 전국 58개 인권시민사회종교단체는 18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도로공사 점거농성 중인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 인권침해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과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등 전국 58개 인권시민사회종교단체는 18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도로공사 점거농성 중인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 인권침해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사진 속 형광색 게시물을 든 이가 양한웅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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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발언을 한 양한웅 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강한 목소리로 '최영애 위원장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 인권위원회 스스로 존재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사회 약자와 노동자, 소수자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영애 위원장이 오늘 당장 김천에 내려가 경찰과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을 만나야 한다. 반인륜적인 행위에 강력하게 대처하라. 도대체 그 안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 월급만 받아 가는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보고 싶지 않다."

한편 한국도로공사는 농성 중인 요금수납원들이 밝힌 '전기를 일부러 끊었다'라는 주장에 대해 1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전기가 끊어진 이유는 누전으로 알고 있다"면서 "3층과 4층에 불(전기)이 나갔었는데 3층은 복구가 됐다. 지금은 4층만 안되고 있다. 다만 도로공사 건물은 집에 두꺼비집 내려가서 올리는 수준이 아니다. 한번 누전되면 차단기만 올린다고 되는게 아니다. 안전점검 등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수납원 정규직화 관련 입장은 변화가 없다"면서 "민주노총이 주도하는 본사 불법점거 및 업무방해에 강력히 대처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도로공사는 "수납업무는 자회사가 요금수납 업무를 전담하고 있으므로 경영권 행사 범위 내 재량에 따라 고속도로변 환경미화 등 현장 조무업무를 부여할 예정이며, 자회사 근무 의사가 있는 경우 전환 선택 기회도 부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로공사는 대법원 판결을 받은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복직해도 '수납 업무는 할 수 없다'라는 입장을 유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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