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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구의원 선거 결과를 보도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갈무리.
 홍콩 구의원 선거 결과를 보도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갈무리.
ⓒ SC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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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홍콩 구의원 선거에서 야권인 범민주 진영이 홍콩 민주화 시위로 촉발된 '반중 물결'에 힘입어 압승을 거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5일 구의원 선거 개표 결과 범민주 진영은 전체 452석 중 347석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과반을 달성했다. 범민주 성향이 강한 중도파도 45석을 차지하며 야권 인사가 90%에 달한다. 반면 친중파 진영은 60석에 그쳤다.

홍콩 행정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성명을 내고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시민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의견을 표출하고 싶었다는 뜻"이라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에 감사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지금의 사회 현상과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심각한 불만을 반영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선거 결과를 존중하고 앞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진지하게 듣겠다"라고 말했다.

범민주 진영을 이끄는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는 일련의 시위 이후 민의가 폭발적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홍콩이 경찰의 도시가 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폭력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체포된 시위대의 석방 및 불기소 등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을 거부하면 시민들이 평화적으로 항의하는 것을 포기할 수도 있다"라며 시위 격화를 경고했다.

선거 결과에 말 아낀 중국... "홍콩, 질서 회복해야"

반면 중국 정부는 말을 아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회견에서 선거 결과에 대한 언급은 삼가고 "폭력을 멈추고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 홍콩의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또함 람 장관의 사임설과 관련해 "중국 정부는 람 장관이 홍콩을 이끌고 법에 따라 통치하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부인했다.

중국 관영매체 <신화통신>도 선거 결과는 빼고 "홍콩 18개 구의 452명 의원이 모두 선출됐다"라고만 보도하며 최근 상·하원에서 잇달아 '홍콩 인권법'을 결의한 미국 정계를 비난하는 논평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내년 입법위원회 선거를 앞둔 람 장관이 시민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지만, 중국 정부의 입장을 무시할 수도 없어 홍콩의 혼란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 북경항공항천대학의 티안 펠롱 법학교수는 "중국과 홍콩 당국이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적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며 "홍콩에 대한 전략을 바꾸지 않으면 다음 선거에서 또 패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태그:#홍콩 선거, #캐리 람,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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