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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키코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관계자들이 '키코배상', '키코사기' 등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쓰고 서 있는 모습. 이날 조붕구 키코공동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신한은행이 또다시 눈치를 보고 배상 기한을 연기하려 한다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9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키코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관계자들이 "키코배상", "키코사기" 등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쓰고 서 있는 모습. 이날 조붕구 키코공동대책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신한은행이 또다시 눈치를 보고 배상 기한을 연기하려 한다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 조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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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또 다시 눈치를 보고 배상 기한을 연기하려 한다면 우리는 단호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9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앞에서 조붕구 키코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위원장이 기자들과 만나 한 말이다. 공대위는 지난 6일 신한은행이 금융감독원에 키코(KIKO) 손해액 배상 수락 기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항의하기 위해 이날 은행을 방문한 뒤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앞서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2차례 수락 기한을 연장해주면서 은행이 지난 6일까지는 배상 여부를 결정해야 했는데, 다시 한번 결론을 보류해 이날 은행 쪽과 면담을 가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은 "6일 긴급 이사회를 개최해 관련 안건을 논의하려 했지만 이사 전원의 동의를 얻지 못해 이사회를 개최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날 공대위는 은행 쪽과 비교적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조 위원장은 "1시간 동안 회의를 진행하면서 신한 쪽 입장과 우리 입장에 대해 충분히 의견을 나눴다"며 "신한도 고객보호 차원에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충분히 알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은행도 이사들의 생각을 모르는 상황이어서 공대위 쪽 요구사항을 최대한 잘 전달해 이를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은행과 말도 통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은행이 열린 자세로 대화하려는 자세를 보여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조 위원장은 덧붙였다.

"이사회 생각 모른다"는 신한은행

키코는 환율이 일정 구간 안에서 움직이면 미리 정한 환율로 달러를 팔 수 있도록 만든 금융상품을 말한다. 은행들은 환율 변동이 컸던 지난 2007~2008년 키코를 '환 헤지(위험회피)'가 가능한 상품으로 소개하며 수출기업들에게 판매했다. 외화를 벌어들이는 수출기업의 경우 환율이 하락하면 그만큼 수입이 줄어드는데, 환율이 떨어져도 일정한 환율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상품을 홍보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환율이 1500원대로 폭등하자, 수많은 기업들이 계약한 돈의 2~5배를 은행에 물어주게 되면서 큰 손실을 입고 파산하기도 했다. 해당 상품들은 환율이 크게 상승할 경우 오히려 기업들이 큰 손해를 보는 구조였지만, 은행들이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채 계약을 맺은 결과였다.

피해기업 가운데 피해배상과 관련한 법원의 판결을 받지 않았거나 금감원 분쟁조정을 밟지 않은 4개 기업이 2018년 분쟁조정을 신청했고, 지난해 12월 그 결과가 나왔다.

당시 분조위는 "판매 은행들은 과도한 규모의 환헤지를 권유·체결했고, 환율 상승 때 무제한 손실 가능성 등을 기업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분조위는 은행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기업별로 손실액의 15~41% 가량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외국계 은행보다 못한 산업은행"

이에 따라 정해진 손해배상금액은 신한은행의 경우 150억원, 우리은행은 42억원, 산업은행 28억원, 하나은행 18억원, 대구은행 11억원, 한국씨티은행은 6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배상안을 받아들인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고객 보호 측면에서 재무적 요인과 비재무적 요인을 고려해 이사회에서 결정한 것"이라며 "지난 1월 말 금감원에 조정 수용 의사를 통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은 배상을 거부했고, 하나은행과 대구은행은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배상 수락 기한을 3차례 연기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번 배상 권고는 수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하지만 법원 판결을 받지 않은 기업 중 금감원이 제시한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검토해 보상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합당한 보상을 고려 중"이라고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법률의견 등을 참고해 심사숙고했지만 배상금액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했다"고 짧은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공대위 쪽은 크게 반발했다. 이날 조 위원장은 "산업은행에 대해 굉장히 분개하고 있다"며 "당장이라도 달려가 물리적인 압력을 행사하려 했지만 시기적으로 맞지 않았다, 강력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산업은행이 외국계 은행보다 못한 자세를 보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개탄했다.

태그:#은행, #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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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경제부 기자입니다. 010-9403-7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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