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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시민연합이 종합편성채널의 '많고 많은' 문제발언 중 핵심을 뽑아 알려드리는 '종편 뭐하니?'입니다. 6월 3일에도 종편에는 '성범죄 가해자 변호 매뉴얼'부터 '시민단체는 남의 돈을 흥청망청 쓴다'는 주장까지 각종 문제발언이 많이도 나왔는데요, 함께 보시죠.

1. '성범죄 가해자 변호 매뉴얼' 전파 방송인가

6월 3일, 직원 성추행으로 시장직에서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습니다.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오거돈 씨 변호인은 "피의자가 자신한테 불리한 것은 실제 안 했다고 믿는 '인지 부조화' 현상을 보인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MBN <아침&매일경제>(6월 3일)에서 오거돈 씨의 영장기각을 다루던 중, 출연자 변환봉 변호사는 "변호인의 조력을 상당히 받았을 것 같다"고 말하더니 불쑥 자신의 경험담을 꺼냈습니다. "(피의자가) 가족들 앞에서 내가 이제 성범죄를 했다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건 너무 싫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 제가 주로 코치해주는 게 '그래, 그런 행위를 한 건 맞지만 술에 취해서 자세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판사한테 얘기를 하셔라"라고 말입니다.

귀를 씻고 다시 들어도 가해자의 가족관계 유지를 위해 '술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는 위증을 '코치'했다는 얘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데요. 변환봉 씨는 오거돈 씨 영장기각에 대한 대담을 하고 있는 걸까요, 성범죄 가해자들에게 자신의 변호방식을 홍보하고 있는 걸까요, 자신이 위증을 시킨 적이 있다고 고백하는 중일까요?

종편 시사 대담 프로그램에는 변호사들이 종종 출연합니다. 변호사의 법률 전문성으로 사안에 대한 시청자 이해를 돕는다는 취지겠죠.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가해자 변호 매뉴얼'을 말하는 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 MBN <아침&매일경제>(6월 3일) https://muz.so/abFE    
 
 출연자가 성범죄 피의자에게 위증 코치했던 경험 내놓은 MBN <아침&매일경제>(6/3)
 출연자가 성범죄 피의자에게 위증 코치했던 경험 내놓은 MBN <아침&매일경제>(6/3)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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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쟁용 '블랙 호크' 띄웠는데 '총 안 쏘니까 괜찮다'?

5월 25일, 미국에서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의 흑인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했습니다. 이로 인해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는데요. 채널A <뉴스TOP10>(6월 3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위대 강경진압과 관련해 대담을 나눴습니다. 여기서 황당한 발언이 등장했습니다.

하종대 보도본부 뉴스연구팀장은 트럼프 정부가 시위대 진압을 위해 띄운 블랙 호크 헬기에서 '도어 건(Door Gun)'을 없앤 걸 보니 "시위대한테 기관총을 쏘겠다, 이런 생각이 아예 처음부터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위대를 직접 총으로 겨냥하지 않았고, 시위대 해산 목적으로 헬기를 띄웠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말이죠.

현재 미국에선 시위대 진압을 위해 지상엔 군용장갑차 험비가 배치되고, 하늘에는 무장헬기 블랙 호크가 떴습니다. 전쟁에서나 동원될 법한 군 장비들이 미국 시내에 등장한 거죠. 심지어 블랙 호크는 영화 <블랙 호크 다운>에도 등장했듯 전시에 사용되는 다목적 무장헬기입니다. 전쟁에서 적을 사살하기 위해 배치하는 군 전력이 자국 시민의 시위에 동원된 것만으로도 큰 위협 아닐까요? 인종차별 반대라는 이번 시위의 본질은 외면한 채 '총만 안 쏘면 된다'는 식으로 국가권력 남용을 외면하다니, 혹시 우리나라 상황이었더라도 똑같이 생각했을까요?

☞ 채널A <뉴스TOP10>(6월 3일) https://muz.so/abFF

3. '남의 돈이라 흥청망청 쓰는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는 4월 23일 사업운영 지속의 어려움을 이유로 안성 힐링센터를 매각했어요. 언론은 '헐값 매각'이라며 '회계부실 의혹'으로 보도했죠.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월 3일)에 출연한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시민단체 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김근식 씨는 힐링센터 매각에서 난 손실을 두고 시민단체가 도덕적 책임감이 없다며 "남의 돈이라고 펑펑 쓰고 남의 돈이니까 회계관리 부정하게 해도 되고 남의 돈이니까 그냥 흥청망청"이라고 말했죠. 계약금과 중도금이 같은 날 지불된 것도 "(그런 경우는)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남의 돈이니까 내 돈이 아니니까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라는 '도덕적 해이'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안성 힐링센터 의혹이 처음 제기된 것은 5월 15일이고 정의기억연대도 5월 16일부터 여러 차례 해명 및 반론을 냈습니다. TV조선은 의혹과 반론이 나온 지 20여 일이 지났는데도 구체적 설명보다는 '회계부정', '흥청망청' 등 강도 높은 비난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하지만 정의기억연대는 기부금 손실에 사과했고 여러 자료를 통해 사업비용과 과정도 공개했습니다. 김근식 씨가 말한 '책임감'을 최소한 보여준 것이죠.

그런데도 '도덕적 해이', '흥청망청'이라고 비난하고자 했다면 정의연이 뭔가 은밀하게 범죄를 꾸몄다는 근거가 더 있어야 했지만 TV조선에서 그런 건 나오지 않았습니다. 계약금과 중도금을 같은 날 치르는 사례가 "눈을 씻고 봐도 없다"는 김근식 씨의 주장 역시 주관적 판단일 뿐입니다. 계약의 금액과 날짜는 당사자 간 협의로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정의연이 5월 16일 해명에서 밝힌 것처럼 안성 힐링센터는 오랜 기간 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매각이 어려웠습니다.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웠던 정의연 입장에서는 매각을 시급히 마무리하기 위해 안전장치 차원에서 중도금과 계약금을 함께 치렀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중도금을 치른 후에는 계약 파기가 안 되는 민법 제565조에 따라 급작스런 계약 해지를 방지하고자 했던 것이죠. 김근식 씨가 사업의 부실을 제대로 비판하고자 했다면 자극적인 표현 대신, 객관적인 근거와 이미 나온 반론까지 반영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 TV조선 <이것이 정치다>(6월 3일) https://muz.so/abFD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20년 6월 3일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신통방통><이것이정치다>, 채널A <김진의 돌직구쇼><뉴스TOP10><뉴스A 라이브>, MBN <뉴스와이드><아침&매일경제>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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