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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도근 사천시장이 1심 선고 직후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도근 사천시장이 1심 선고 직후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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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했던 '청탁금지법' 다툼…결과는 '셌다'
재판부, 뇌물수수 혐의에는 "범죄 입증 못했다"
하지만 '5000만 원 현금'에는 "집에서 나온 것"
항소심으로 쏠리는 눈길…두 사건 병합 할까? 


2018년 1월 9일 경남 사천시장 집무실·자택 압수수색으로 시작됐던 송도근 사천시장 뇌물 관련 사건이 2년 6개월 만에 첫 능선을 넘었다.

지난 16일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증거은닉교사 혐의를 받던 송 시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송 시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 A씨가 증거은닉교사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는 점도 충격이었을 테다. 자연스레 항소심으로 눈길이 쏠린다. 법원 2심의 판단은 1심과 다를 것인가. 1심 판결문을 중심으로 이 사건을 자세히 들여다 보자.

#청탁금지법 위반 징역형…예상 밖?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대가성이 있든 없든 금품을 받거나 요구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특히 기부·후원·증여 등 그 명목에 관계 없이 동일인으로부터 1회에 100만 원 또는 매 회계연도에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 등을 받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그런데 이번 판결에서 송 시장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유죄가 인정됨과 동시에 자칫 시장직을 잃을 수도 있는 형량이다. 모든 공무원은 법을 위반해 금고형 이상의 처벌이  확정되면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청탁금지법 위반에 따른 판례는 아직 많이 쌓여 있지 않다. 이로 인해 형량을 짐작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전언이다. 그럼에도 이번 송 시장의 경우를 두고선 '뜻밖'으로 풀이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공직자라고 하더라도 주로 벌금형에 그친 것이 대부분이었다.

결과론이지만 송 시장과 그의 변호인은 뇌물수수 혐의에 집중한 반면, 청탁금지법 위반에는 비교적 느슨하게 대응했다. 증거가 분명한 상황이라 혐의도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다 의외의 결과를 받아 든 셈이다. 

1심 재판부는 송 시장이 2016년 11월께 사업가와 예술단체 회장으로부터 각각 821만 원 상당의 의류를 제공 받은 사실과 상품권 300만 원 치를 받은 것에 대해, 공직자 청렴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책임을 엄하게 물었다. 금품 제공자들에겐 각각 벌금 300만 원과 1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비록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함이라 하더라도 언제든지 대가성 있는 금원을 주고받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점, 공직자 등에 대한 부정청탁 금지를 위반하여 공직자 등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로서 이를 엄히 처벌함으로써 유사한 범행을 막을 필요가 있다"고 징역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또 위반 행위가 2건인 점을 고려한 듯 양형 사유에 '경합범 가중'이란 점도 언급했다.

#"검찰의 범죄증명이 없다" 뇌물 무죄

반면 재판부는 송 시장의 뇌물수수 혐의는 무죄로 봤다. 이는 뇌물을 건넨 혐의로 별도로 재판을 받던 건설업자 B씨가 '검찰의 범죄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1심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재판부는 송 시장의 뇌물수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건설업자 B씨가 확보한(금융기관서 인출한) 현금이 이 사건의 현금이라고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2018년 1월 6일 오후 4시 50분께 건설업자 B씨와 송 시장의 아내의 휴대폰 기지국 발신 위치가 동일하다는 이유만으로는 두 사람이 만났다거나 현금을 주고받았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 사건 재판장(전재혁 판사)은 선고 과정에, 수사기관이 기지국 발신 위치 정도가 아닌 CCTV로 차량 위치나 동선 등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부실 수사'를 지적하는 듯한 인상도 풍겼다. 정황상 의심은 가나 직접적인 증거가 없음을 에둘러 꼬집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송 시장과 배우자(A씨)가 부부 사이라고 하더라도, 아내가 송 시장에게 이야기하기 전까지는 모든 사실을 알 수 없고, 아내가 송 시장 몰래 개인적으로 돈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송 시장이 건설업자로부터 청탁을 받았다거나, 현금을 전달해달라고 요구한 정황을 전혀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런 이유로 송 시장의 뇌물수수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송 시장 아내는 법정구속    

송 시장은 '뇌물'을 받은 혐의를 벗었지만 그의 아내는 증거은닉교사죄으로 징역 1년 형을 선고 받아 법정구속됐다. 송 시장의 1심 재판정이 크게 술렁였던 이유다. 

재판부는 먼저 2018년 1월 9일 오전, 경찰이 송 시장의 집을 압수수색 하는 과정에 현금 5000만 원을 몸에 지닌 채 마주친 C씨에 대해 증거은닉죄를 인정했다. 근거로는 주로 CCTV 영상 분석 결과를 들었다. C씨가 자연스레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는 점, 집에서 나온 이후 C씨의 행동이 부자연스럽고 옷 모양도 달라진 점 등을 의미 있게 봤다.

반면 돈을 갚기 위해 처음부터 돈을 몸에 지닌 채 송 시장의 집을 찾았다는 C씨의 주장은 신빙성을 얻지 못했다. 돈을 빌려줬다는 송 시장의 아내 A씨와 빌렸다는 C씨의 구체적 상황 진술이 어긋나는 점, 변제를 위해 마련했다는 돈의 출처도 분명치 않은 점, 전화 통화로 집이 비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음에도 굳이 C씨가 A씨 집을 방문한 점 등에서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미심쩍게 여겼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C씨에게 현금 은닉을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일지 통화기록을 바탕으로 추정했다. 결국 그 책임은 송 시장의 아내에게 돌아갔다. A씨가 제3자의 휴대폰으로 C씨에게 전화를 걸어 증거은닉을 지시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송 시장의 뇌물수수 혐의와 별개로, "정식 압수수색이 시작되기 직전 대범하게 범행을 한 것은 국가형벌권의 적정한 행사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행위"라며 징역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반면, 송 시장에 대해선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같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전망은?

2심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건설업자 B씨의 사건과 송 시장의 사건이 하나로 병합돼 재판이 진행될지 여부다. 1심에서는 뇌물공여와 뇌물수수 혐의 재판이 따로 진행돼 의문을 자아내기도 했다. 송 시장의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건설업자 B씨의 항소심 재판은 지난해 말부터 심리가 중단돼 있었다.

현재 송 시장과 검찰이 모두 항소를 예고한 상태다. 송 시장으로선 뇌물수수 혐의에는 무죄를 유지하면서, 청탁금지법 위반과 관련해선 형량을 낮추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아내인 A씨의 무죄 주장에도 힘을 쏟아야 할 상황이다. 무엇보다 C씨가 지녔던 현금 5000만 원이 송 시장의 집에서 나온 것이 아님을 입증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반면, 검찰도 이 5000만 원의 현금에 주목할 전망이다. 1심에서 이 돈이 송 시장의 집에서 나왔음을 인정 받은 만큼 이제는 돈의 전달 과정을 보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송 시장이 그 돈의 존재를 계속 몰랐다고 주장할 경우 뇌물수수 혐의를 송 시장의 아내에게로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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