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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김지은입니다> 겉표지
 책 <김지은입니다> 겉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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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을 고발한 피해자 김지은씨가 쓴 책 <김지은입니다>가 다시 베스트셀러로 등극하면서 소위 '역주행'을 하고 있다. 9일 인터넷서점 '알라딘'에서는 일간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고, 인터넷 교보문고에서는 정치/사회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면서 일시품절된 상태다.

이는 지난 6일 안 전 지사 모친상에 주요 정치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고, 대통령과 여당대표 등의 조화가 온 것에 대해 시민들이 반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빈소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성범죄로 복역 중인 안 지사의 상황에 공개적으로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도 논란이 됐다. 김지은씨가 성폭력에 대해 신고하기 어려웠던 이유를 안 전 지사의 '사회적 네트워크'에서 비롯된 '위력'이라고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아무리 조문이라고 하더라도 피해자가 느낄 '사회적 압박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온라인 상에서 이어졌다.

김씨는 자신의 책에서 경찰 고위간부와 수시로 통화하고, 국가정보기관의 수장과 대통령을 만나는 안 전 지사를 보며 "그가 가진 권력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나는 그와 싸울 수 없음을, 내가 겪은 것을 어느곳에도 상의할 수 조차 없음을 알았다. 내가 신고한다면 그 신고를 받게 될 사람들은 안희정과 관계를 갖고 있는 이의 부하 직원들일 것임을 알았다." (책 <김지은입니다> 113p)

책으로 연대한 시민들 "안희정이 받은 조화보다 더 많은 연대의 손길이..."

<김지은입니다>는 김씨가 안 전 지사의 비서로서 겪은 위력 성폭력과, 미투 이후의 지난한 재판과정을 담고 있다. 또한 그동안 자신에게 쏟아지던 수많은 음해와 2차가해의 부당함에 대해서도 고발하고 있는 책이다.

정치권의 조문 행렬에 맞서 피해자인 김지은씨를 응원하는 시민들은 지난 6일부터 '지지와 연대'의 의미로 <김지은입니다>를 읽는 것을 제안하고, SNS에 구매 인증을 남기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김지은입니다>가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다.
 
  지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 빈소가 차려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조문하고 있다.
  지난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모친 빈소가 차려지면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조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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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인스타그램에는 #김지은입니다 라는 태그를 단 게시물이 하루에 1~2개 올라오는 게 전부였지만, '안희정 조문' 논란 이후 3일 동안에는 약 70여 개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대부분 정치권에 분노하고 김씨와 연대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최원영 서울대병원 간호사도 책 구매를 통한 연대에 동참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성범죄자 안희정이 받은 조화보다 더 많은 연대의 손길이 피해자인 김지은씨에게 가닿길바란다"며 "(김지은씨가) 안희정이 두렵다고 하셨었는데, 연대하는 국민들이 김지은씨를 지켜줄 울타리가 되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다.

SNS상으로 다른 이들에게 책을 보내주는 일명 '나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나아가 부산 영도에 위치한 서점 '손목서가'에서는 <김지은입니다> 50부를 준비해서,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무료로 드리겠다고 공지했다.

이에 대해 출판계 반응도 고무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출판사 편집자는 "'책 구매 연대' 현상은 새로운 형태의 운동이다. 여성인권에 무관심한 586 기득권에 맞서 권력을 갖지 않은 개개인이 살아있음을 증명하고, 언제든 연대라는 방식으로 권력을 부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이을 활동가는 책을 통한 연대에 대해 "<김지은입니다>는 힘들고 아프고 포기하고 싶지만, 그럼에도 살아가겠다는 생존자의 자기고백이 담긴 의미있는 책이다. 여성들은 책을 구입하고 그 내용에 공감을 표하며, 성폭력을 가볍게 인식하는 정치권에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9일 오후 부산 중구의 한 카페에서는 정의당 여성본부/부산지부 주최로 <김지은입니다> 북토크가 열린다. 이날 김지은씨는 참석하지 않지만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과 주최측이 수집한 '사전질문'에 대한 답변이 서면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안희정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에서 활동했던 배복주 정의당 여성본부장은 "김지은씨가 압박감을 많이 느끼는 상황에서, 외면하지 않고 목소리 내주신 분들에 의해 큰 위안을 받았을 것"이라며 이와 같은 연대에 김지은씨도 고마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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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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