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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오후 출판사 학이사 2층 북카페에서 초설 김종필 시인의 시집 <무서운 여자>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토요일 오후, 50여 명의 독자들이 몰렸다. 이날의 행사는 '어떤 그리움을 향해 자유인으로 사는 법, 심장이 뛰는 대로 사는 법'을 독학으로 터득한 한 노동자 시인의 간결한 자전(自轉)을 듣는 감동적인 자리였다.
초설 김종필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무서운 여자' 표지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는 시집 '무서운 여자'는 생활에서 우러나오고 속에서 깊이 삭여져 나오는 인간미와 서정의 깊이가 있다.
▲ 초설 김종필 시인의 세 번째 시집 "무서운 여자" 표지 장안에 화제가 되고 있는 시집 "무서운 여자"는 생활에서 우러나오고 속에서 깊이 삭여져 나오는 인간미와 서정의 깊이가 있다.
ⓒ 박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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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여자>는 초설 김종필 시인의 세 번째 작품집이다. 이 시집에는 생활에서 우러나오고 속에서 깊이 삭여져 나오는 인간미와 서정의 깊이가 있다. 여기에 가정, 직장, 사회 안팎으로 부딪치는 여러 상황 속에서 사랑하고 미워하고, 애쓰고 추스르는 내면을 깊이 파고들면서 이를 응축해 낸 시편들을 엮었다.
 
 누구보다 열정적인 심장으로 살아온 ‘노동자 시인’ 초설 김종필. ‘기울지 않는 사랑’으로 평등하지 않고 한쪽으로 기운 세상의 균형을 잡고자 애쓰며 사는 김종필 시인이 지난 25일 오후 출판사 학이사 북카페에서 세 번째 시집『무서운 여자』출판기념회를 갖고 있다.
▲ 누구보다 열정적인 심장으로 살아온 ‘노동자 시인’ 초설 김종필. ‘기울지 않는 사랑’으로 평등하지 않고 한쪽으로 기운 세상의 균형을 잡고자 애쓰며 사는 김종필 시인이 지난 25일 오후 출판사 학이사 북카페에서 세 번째 시집『무서운 여자』출판기념회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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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뜻을 아는 나이 오십 지천명(知天命)에 첫 시집을 낸 늦깎이 시인 김종필의 첫 번째 시집은 <어둔 밤에도 장승은 눕지 않는다>(북인, 2015)다. 이른바 시인 자격증이라고 할 수 있는 등단 절차를 밟지 않고 시집을 바로 냈다. 이에 대해 시집 뒷부분에 덧붙인 시인의 말에 이런 견해를 밝혀 놓았다.
 
"이제 용기를 내어 당신들에게 내가 묻는다. 등단을 해야 좋은 시를 쓸 수 있고, 발표를 할 수 있는 것인가요? 아니다. 비록 좋은 시는 아닐지라도 누구나 시를 쓰고 발표할 수 있다. 이제 내가 그 일을 하고 있다."
 
정식 등단은 하지 않았지만 시가 좋아 시를 쓰고 있는 김종필 시인은 누구보다 가열 차고 야무지게 시를 빚어왔다. 불과 3년 만에 다시 두 번째 시집 <쇳밥>(한티재, 2018)을 내어놓았다.

김수상 시인은 "자신의 몸 근처에서 일어난 노동의 편린들이 시의 곳곳에 아프게 박혀있었다"며 <쇳밥>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 한 바 있는데 <쇳밥>이  "낮은 자들과 함께하며, 노동의 눈으로 대상을 더 깊게 들여다본" 시라면, <무서운 여자>는 평생 그의 곁을 지켜준 아내에 대한 눈물의 헌사다.
 
술 마셨다고 눈 흘기지만 / 아침이면 콩나물 해장국과 분홍 입술 내미는 여자 // 먼 길을 떠나는 날에 / 언제 오느냐고 묻지도 않고 지갑을 채워 놓는 여자 // 사는 동안 잊지 않고 / 미역국을 끓여 주며 미워 죽겠다 호들갑 떠는 여자 // 아주 심심한 저물녘에 / 늙지 마요 타박하며 얼굴 주름 살살 닦아주는 여자 // 어쩌다 설거지해놓으면 / 정말 착해요 하며 아들인 양 엉덩이 토닥이는 여자 // 빈 통장인 줄 뻔히 아는데 / 아직은 정말 괜찮다 능청스럽게 거짓말하는 여자 // 눈물겹도록 슬픈 날에도 / 왜 그래요 묻기보다 어떤 식으로든 웃겨주는 여자 // - <무서운 여자> 전문
 
 
'무서운 여자'는 다름 아닌 그의 아내다. '무서운 여자'는 또 '어리석은 여자'고 '착한 여자'고 '저린 나의 왼팔'이다. 아내가 많이 아픈가 보다. 아니 둘 다 아프다. 서로가 아픈 삶을 보듬어주며 "함께한 시간만큼, 꽃피웠던 사랑"을 노래한 시인은 또 아내에 대한 가열한 사랑과 이웃을 사랑하는 소박한 마음으로 "바람, 햇살, 비, 눈, 꽃, 나무살아온 만큼의 존재"들과 자신의 지나온 삶을 차분하게 돌아본다. 

<무서운 여자>는 누구보다도 열정적인 심장으로 살아온 '노동자 시인'의 섬세하고도 진정성 있는 실존적 고백을 담은 결실이다. 평등하지 않고 한쪽으로 많이 기운 세상을 '기울지 않는 사랑'으로 균형을 잡고자 애쓴 흔적이 뚜렷하다.

그는 고교 졸업 이후 10년 넘게 직업군인으로 복무하였고, 제대와 함께 방화문 공장에 들어가 지금까지 쇠를 만지는 노동자로 살고 있다. 말하자면 쇠판을 '펀칭 프레스'로 찍을 때마다 튕겨 나오는 쇳조각을 '쇳밥'이라고 하는데 그 '쇳밥'을 먹고 살았다.
 
김종필 시인의 세 번째 작품집 『무서운 여자』 출판기념회 장면 지난 25일 오후4시 대구출판인쇄정보밸리에 입주한 출판사 학이사 2층 북카페에서 김종필 시인의 세 번째 작품집 『무서운 여자』 출판기념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 김종필 시인의 세 번째 작품집 『무서운 여자』 출판기념회 장면 지난 25일 오후4시 대구출판인쇄정보밸리에 입주한 출판사 학이사 2층 북카페에서 김종필 시인의 세 번째 작품집 『무서운 여자』 출판기념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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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도서출판 학이사 도서관에서 열린 출판 기념회 자리에서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일은 안하고 페이스북만 한다"고 농을 걸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매일 너댓개 글을 '초설'이라는 필명을 간판으로 내건 자신의 페북에 끊임없이 올리며, 세상과 소통하는 페이스북 마니아다. 그러면서 투철한 직업 의식으로 온몸을 던져 재난으로부터 이웃을 보호하고, 참된 세상의 문을 여닫는 일에 땀을 흘리고 있다.

초설 김종필 시인은 1965년 대구에서 태어나 계성중학교를 거쳐 1984년 대구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대구에서 방화문을 만드는 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시집으로 <어둔 밤에도 장승은 눕지 않는다>, <쇳밥>, <무서운 여자> 등이 있다. 초설은 김종필 시인의 필명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프리존에도 같은 내용을 기사로 작성하여 올렸으나 내용은 다르게 구성하였습니다.


무서운 여자

김종필 (지은이), 학이사(이상사)(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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