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아파트의 정의는 건축법상 5층 이상의 공동주택을 말한다. 작년 이맘쯤, 국내 아파트 거주 가구 수가 1천 만을 넘었다. 총 주거지 비율에서 절반을 넘은 것이다.

일제강점기 1932년 서울 충정로에 국내 최초로 5층짜리 임대아파트가 세워졌다. 해방 이후 최초는 1959년 종암아파트였다. 1970년 6개월 만에 완공된 와우아파트는 부실 공사로 무너져 70여 명의 사상자를 냈다.

일제강점기 때 지은 건물은 아직도 튼튼하다. 외국은 100년 이상 된 공공주택이 많은데, 우리는 40년 넘은 공동주택을 찾기 어렵다. 서울 아파트 재건축은 30년이 지나야 가능하다. 그러면 아파트는 어떻게 지을까?

아파트는 어떻게 지어질까
 
안전모를 쓰고 안전벨트를 착용한 작업자가 고소작업대 위 난간에 안전고리를 걸고 작업하고 있다.
 안전모를 쓰고 안전벨트를 착용한 작업자가 고소작업대 위 난간에 안전고리를 걸고 작업하고 있다.
ⓒ 조마초

관련사진보기

 
최초 발주처가 공사를 발주하면, 시공사를 선정한다. 건설사인 시공사는 하청업체를 선정해 토공사와 건축공사를 맡긴다. 관할지자체의 착공승인을 받으면, 건축법에 따라 현장사무실, 경비실, 시험실, 급수시설, 휴게실, 화장실, 샤워실 등 공사에 필요한 제반 시설과 울타리 등 가설공사를 한다.

현장은 오전 7시 시작해 오후 5시에 끝난다.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건설일용근로자는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을 이수해야 현장에서 일할 수 있다. 모든 근로자는 첫날 신분을 확인 후, 질환과 혈압을 검사하고 안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 신체 질환과 (외국인) 비자 문제로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도 있다. 작업자는 지문·얼굴인식으로 출입을 확인한다.

아침에 다 같이 모여 체조, 인원 파악, 구호를 외치는 건 한국, 일본뿐이다. 업체가 계약한 함바식당은 작업자에게 아침, 점심을 제공한다. 안전모, 안전벨트, 형광조끼, 안전화 및 안전 장구 등도 업체가 준다. 외국은 아침, 점심을 자기 돈으로 사 먹는다. 안전 장구도 근로자가 준비해야 한다. 그러나 작업 강도는 국내가 훨씬 높다.
  
기초 터파기, 파일 박기, 발파, 되메우기 등 토공사와 기초 공사가 시작된다. 포크레인으로 파낸 흙을 덤프트럭으로 배출한다. 지하 수 십 미터까지 내려가는 골조 공사는 현장도 복잡하다. 계절의 영향도 많이 받고 소음, 먼지 등 민원이 들어온다.

철근은 인장력, 콘크리트는 압축력이 강해 건물의 뼈대가 된다. 엮은 철근에 일정한 크기나 형태의 기초 거푸집을 짜 설치한다. 콘크리트 타설 (공구리 치는) 날, 레미콘 트럭에 실린 공장에서 섞은 시멘트, 모래, 물, 첨가제 등 배합물은 펌프카 압송관을 타고 거푸집으로 쏟아진다. 예전엔 사람 손으로 시멘트먼지 속에서 작업했기에, 그때부터 공구리 치면 삼겹살을 먹는 유래가 됐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시멘트는 일본 발전소에서 폐기되는 석탄재 쓰레기 등을 수입해 값싸게 만든다. 발암물질이 들어있어 국가 간 이동이 금지되지만, 환경부는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며 방관하고 있다. 이 시멘트로 국내 아파트가 세워지고 있다. (관련 기사: 환경부의 충격적인 문서... 국민건강이 우습나? http://omn.kr/1ocvn)

일부 타워 크레인 기사는 월급 외 철근, 자재 등 현장에 필요한 중량물을 타워로 옮겨주며 부가 수입을 올려 월 천 기사라 불린다. 그래서 경비 절감 차 무인 타워 크레인이 등장했다. 3일 정도 교육받으면 바로 리모컨으로 타워를 조종하지만, 조종 미숙, 장비 부실 등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철근, 형틀, 타설, 타워크레인 등 여러 분야에 조합원이 일할 수 있도록 행사한다. 예로 현장에 외국인 팀이 형틀을 한다면 다른 업무에선 자기네 조합원이 일할 수 있도록 절충한다.

노조에 가입비를 내면 일자리를 찾아주고 매달 20일 이상 일하면 1회, 전국노동자대회, 조합총회, 창립일, 노동절, 설, 추석 등에 일하면 유급휴일이 생긴다. 건설노조 덕에 건설 현장의 고질적 문제들과 근로자 권리가 많이 개선됐다. 그러나 노조의 이권 개입과 쟁의 남발 등 부정적 그림자도 있다.

도면에 그려져 있는 건물의 평면을 실제 바닥과 벽체 등에 먹물로 위치를 잡아주는 먹 작업에 따라 건물 내외부 벽돌을 쌓는 조적 및 실내문 목창호 가틀 조립, 단열재 시공 등 창호공사가 진행된다. 그러면, 전기공들이 전선 등을 연결하는 전기 박스와 배관 등을 설치한다.

갱폼과 유로폼 등 지상 골조 공사는 형틀 목수가 작업한다. 한 층을 올리는데 1~2주가 필요하나,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양생이 덜 된 상태에 며칠 만에 또 층을 올리고, 책임감 없이 일하는 일부 작업자는 부실 공사의 원인이 된다.

현장에서 정규직은 시공사 현장소장과 팀장급 간부, 자재관리부 정도로 소수다. 그 외 대부분은 대기업 유니폼을 입지만 계약직이다. 또 하청업체와 인력파견업체 계약직, 인력사무소 일용직들이다. 경험 없는 젊은 초보자 시공사 건축기사와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하청업체 반장들이 종종 대립한다.

화장실, 발코니, 옥상 방수 등 방수공사와 화장실 등 타일 까는 작업이 뒤따른다. 난방 배관 설치, 바닥 층간소음 완화 차음재 시공, 바닥 기포콘크리트 타설 등 바닥 미장을 하는 온돌 공사가 따른다. 이쯤, 각 세대방화문 철창호 작업이 들어온다.

한편에선, 합판과 석고보드를 붙여 천장 마감 및 몰딩하고, 단열재와 석고보드 등 내장합지, 마루 귀틀, 걸레받이 등과 벽체, 천장 도배, 합지 마감공사, 문짝 설치, 유리공사 등과 보일러 엑셀관 설치 등 세대 내부 바닥 공사를 한다. 주방가구 및 수납장 설치, 거실 가구 공사 등으로 마무리한다.

외부에서는, 놀이터, 공원, 외부 조형물 설치 등 외부 경관 및 나무 심기 등 조경공사를 한다. 마지막이 입주 청소다.

건설 현장은 예전보다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도 위험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 해마다 건설 현장에서 500여 명의 노동자가 안전사고로 죽는다. 그래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토목공사 150억 이상인 현장엔 안전관리자를 근무케 했다.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작업하는지 감시하고 순찰하는 안전감시단도 있다. 아파트 건설 현장은 시작부터 끝까지 안전과의 싸움이다.

이주노동자는 내국인이 피하는 타설, 형틀, 뿜칠 등 고된 작업에 많다. 불법체류자라면 열악한 노동환경과 부당행위에 시달릴 수 있다. 중국인 반장 밑에서 외국인이나 가끔 내국인이 일한다. 그래서, 현장엔 안전 수칙, 사고 예방 및 명절 기원 등이 한글, 한문, 베트남어, 인도네시아어, 러시아어, 스리랑카어 등 몇 개 국어 현수막으로 내걸린다.

전기, 타일, 도배, 주방가구, 설비, 경비, 안전감시 등 몇 분야를 빼면 대부분 내국인 근로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불안정한 급여체계나 작업환경에 내국인 청년층은 외면한다. 그러니 아파트는 외국인들 손에 올라가는 것이다. H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라도 실제론 무명의 중소건설사와 외국인이 지은 것이다. 자재와 인력, 디자인, 공사 기간 등 차이는 거의 없는데, 땅값 때문인지 서울 아파트값은 지방보다 몇 배 높다.

태그:#조마초, #아파트, #MACHO CHO, #마초의 잡설 , #건설 현장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