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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1일, 금요일에 오름 올라가는 모임인 금오름나그네가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번널오름과 병곳오름에 올랐다. 오후 3시에 가시리 슈퍼가게 앞에서 8명 중 6명이 모였다. 한 부부는 손자 돌잔치로 서울에 가서 못 왔다.

정석로에 오름 입구를 표시해 놓았다. 그것을 쉽게 발견하지 못해 한참을 해멨다. 원래 병곳오름부터 가자고 한 게 잘못되어 번널오름부터 올랐다.
 
번널오름 표선면 가시리에 정석로 길가에 있다.
▲ 번널오름 표선면 가시리에 정석로 길가에 있다.
ⓒ 신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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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널오름 입구를 찾아 헤맬 때 오름 모습이다. 번널오름은 안내판에 의하면 널빤지를 벌여놓은 모습이어서 붙인 이름이란다. 그러나 실제 모습은 말안장 모습이라고 한다. 올라갔다 내려와도 널빤지 모습인지, 말안장 모습인지 느낌이 없다.

안내판의 글이 전반부는 괜찮으나 후반부에 문제가 좀 있다.

'... 정상에 오르면 따라비나 큰사름이오름 같은 높은 오름과는 전혀 색다른 풍경을 접할 수 있다. 이런 높은 오름들에서 조망되는 목장의 평원이나 주변 오름들의 광활한 느낌과는 달리, 번널오름의 정상에서는 똑같은 풍경이 손에 잡힐 듯하다.'

무슨 말일까? 글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글은 써놓고 꼭 교정을 봐야 하는 이유다. 정상에 올라가서 다른 오름의 전망과 다른 점을 별로 느끼지 못했는데, 색다르다고 한 부분도 동의할 수 없었다. 
 
번널오름 정상 높지 않아 금방 올라갈 수 있다.
▲ 번널오름 정상 높지 않아 금방 올라갈 수 있다.
ⓒ 신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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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널오름은 해발 272.3m, 비고 62m로 낮은 오름이다. 입구를 찾기까지 힘들었지만, 올라가는 건 금방이었다. 산불조심 산지기 집이 보인다. 최근에 만든 것 같다. 깔끔하다. 창문도 많아 생활하기 좋을 듯하다.

올라온 길 반대편으로 내려간다. 억새같은 풀이 뒤덮혀 길이 희미하다. 안내판이 있는 올라가는 길 나타나기 직전에 올라가는 길 하나가 있었는데, 그 길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도 금방이었다. 길에서 간식을 나눠먹고 병곳오름을 찾아 간다.
 
병곳오름  번널오름 정상에서 찍은 병곳오름 전체 모습
▲ 병곳오름  번널오름 정상에서 찍은 병곳오름 전체 모습
ⓒ 신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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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곳오름 입구 찾기도 쉽지 않다. 정석로에 있는 병곳오름 표시판을 따라 1km 이상을 걸어가야 한다. 그래도 표시판을 믿고 인내를 가지고 들어가면 안내판이 나타난다. 안내판에 '기러기가 둥우리에 앉아 있다 하여 '안좌오름(安座岳)'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적어놓았다. '안좌오름(雁座岳)'의 오류인 듯하다. 
 
병곳오름 올라가는 길 특이하게 사스레피나무가 많은 병곳올라가는 길
▲ 병곳오름 올라가는 길 특이하게 사스레피나무가 많은 병곳올라가는 길
ⓒ 신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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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곳오름 들어가는 길이 어두컴컴하다. 숲이 우거졌다. 그런데, 나무가 오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니다. 자세히 본다. 사스레피나무같다. 오름 아래쪽이 사스레피나무로 덮혔다. 교목인 듯, 관목인 듯한 굵직한 사스레피나무가 길을 어둡게 만들어 놓았다. 
 
병곳오름 전망이 아주 좋은 병곳오름 정상
▲ 병곳오름 전망이 아주 좋은 병곳오름 정상
ⓒ 신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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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구 능선에 올라왔다. 전망이 대단하다. 저 멀리 바다가 보이고 표선지역이 그 앞에 펼쳐지고 있다. 해발 288.1m이고 비고가 113m나 되어 번널오름 비고의 두배 가까이 된다. 이 정도는 되어야 오름 올라가는 맛이 있다. 화구는 원래 원형이었으나, 한쪽이 침식되어 말굽형 모양으로 바뀌었다고 안내판에 적혀 있다.
 
병곳오름 정상 풀들을 베어내어 잘 정리된 병곳오름 길
▲ 병곳오름 정상 풀들을 베어내어 잘 정리된 병곳오름 길
ⓒ 신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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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화구 능선띠리 걷는다. 상당히 길다. 말굽형이면 능선을 따라 걸으면 원래 올라왔던 길로 내려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또 다른 정상에 앉을 자리를 잘 마련해 놓았다. 항상 시간이 충분한 나그네들은 앉을 자리만 나타나면 앉아 본다.

오름 평이 나오기도 한다. 번널은 약간 실망스런 오름이었다. 병곳은 좋다. 번널은 한바퀴 도는 길도 없다. 병곳은 전망이 참으로 좋다. 표선쪽 전망도, 한라산 쪽 전망도 대단하다. 이번 오름도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고 있다. 등등

분화구 능선을 따라 걷는데, 직선 길이 아니고 조금씩 원을 그리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삼거리를 만났고, 한쪽이 아래에서 올라왔던 길이고 또 다른 한쪽이 우리가 정상으로 올라갔던 길이었다. 그렇다면 원형분화구를 걸었던 것이다. 우리는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갔다.

병곳오름이 안내판 글처럼 한쪽이 침식되어 말굽형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 아직도 원형분화구를 지니고 있음을 확인했다. 산 위에서 한바퀴를 돌아 올라갔던 길을 만나 내려왔으니, 산 위에 한 바퀴 도는 길이 있다는 것이다. 그건 원형분화구가 아니면 안 된다.

찌는 듯한 더위를 뚫고 두 개의 오름을 만났다. 그냥 지나다닐 때는 그냥 오름이구나 했던 두 오름이 이젠 친근한 오름이 되었다. 입구를 찾아 땀을 질질 흘리며 걸었던 것도 추억이 되었다.

표선에서 가장 전망이 좋다는 당케포구에 있는 음식점에 가서 뚝배기를 먹었다. 마침 들물로 100m가 넘는 표선 백사장에 물이 가득 들어 왔다. 물들고 있던 황혼이 바닷물에 반사되고 있었다. 뚝배기 맛이 환상적이었다. 역시 오름도 음식점도 전망이 한몫한다는 것을 이구동성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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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서 살고 있습니다. 낚시도 하고 목공도 하고 오름도 올라가고 귤농사도 짓고 있습니다. 아참 닭도 수십마리 키우고 있습니다. 사실은 지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개도 두마리 함께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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