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코로나19의 재확산은 올해 초 신천지 집단 감염 사태보다 더 큰 공포를 불러 일으켰다. 신천지 때 '대구'라는 지역적 제한성은 감염의 확산을 통제하기에 용이했다. 대구 지역 바깥으로의 감염만 효과적으로 막는다면 전국적인 대유행은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수도권 발 집단 감염은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국에 산발적으로 번지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체감 공포가 신천지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이유다. 

대규모 감염병 유행 상황에 학교 현장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교직원들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생경한 상황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원격수업 도입, 온오프라인 수업 병행, 긴급돌봄서비스 등 불안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행착오도 있었으나 나름대로 선방했다. 코로나 국면에서 확인된 교실의 위기, 학교의 위기는 교육 패러다임 전환 논의의 기폭제가 되었다.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를 기반으로 한 미래 학습 환경 구축과 관련해, 사회적 관심이 증폭됐다. 

 
<미래교육이 시작되다> 표지 .
▲ <미래교육이 시작되다> 표지 .
ⓒ 즐거운 학교

관련사진보기

미래 교육을 위한 조건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에서 펴낸 책 <미래 교육이 시작되다>(2018)는 코로나 유행 전에 출간되긴 했으나 미래 교육의 본질과 방향을 논하는 데 풍부한 내용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들은 '헬조선'으로 통칭되는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문제를 해결할 시작점도 '교육'이요, 그 마침표도 '교육'에 있다고 본다. 더 나은 삶과 행복을 위해 지금의 교육은 달라져야 한다. 과거와 같은 지식 암기 위주의 교육이 아닌 창의력, 융합력, 협동정신, 세계시민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공교육의 틀 안에서 새로운 교육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서구에서 출현한 공교육 시스템은 근대의 산물이다. 국가 주도의 근대 교육은 산업시대 인력 대량 생산의 필요성으로부터 태동했으므로 관료주의와 관련성이 깊다. 21세기는 '탈근대'의 시대다. 책은 "국가적 목적을 위해 소수의 엘리트 교육이나 다수의 인적자원 양성을 하던 교육은 이제 시대적 소임을 다했다. 이제는 교육의 본질을 회복할 때이다. 교육은 개개인의 행복을 추동하는 시스템으로 견고해져야 한다"(13쪽)고 비판한다. 

학생이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교육공동체의 협력, 즉 교육에 관여하는 모든 주체들이 협력하는 새로운 교육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유네스코에서 제안한 '모두를 위한 교육'(EPA : Education for All) 정책과 관련이 있다. 유네스코는 '행복한 학교'를 위한 두 가지 전략으로 첫째 '시민사회가 교육 개발 전략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하는 것', 둘째 '책임있는 지역 거버넌스를 확립하는 것'(14쪽)을 제안한다.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노력에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내일을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오늘을 거세해버리는, 삶과 동떨어진 교육은 '성찰의 힘'을 잃어버렸다. '삶과 불일치' 하는 학교 교육의 모순을 극복하고자 '마을'이 호출되었다. 2010년대 초부터 전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마을교육공동체 운동'은 이 같은 시대 변화와 교육 혁신의 요구를 반영한 지역의 자발적인 실천이다. 

지역에 기반하고 삶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교육은 '마을을 통해서' 가능하다. 주체적인 사고, 자립적인 문제 해결 능력, 자치적인 협력 능력을 갖추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을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 이는 배움이 확장되는 공간, 마을에서 가능하다. 학교와 지역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한다. 

'스마트 학교'로의 전환을 위해

2016년 다보스포럼 '일자리의 미래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7세 아이들의 65%는 지금은 없는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한다. ICT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차세대 산업혁명인 '4차 산업혁명' 시기에 요구되는 능력은 무엇이고 필요한 교육은 어떤 것들일까? '미래 교육'이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다. 

미래 사회는 지식정보와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 다양한 사회그룹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협동하고 이해충돌을 제어하고 해결하는 능력, 거시적이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능력 등을 요구한다. 이런 역량 어디에도 문제를 잘 풀고 정답을 잘 맞추고 점수를 높게 받는 능력은 포함되지 않는다.

21세기는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조하는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이다. 학습내용, 학습방법, 학습환경(공간) 등 학교 시스템의 총체적인 혁신이 필요하다. 획일적이고 표준화된 학습법 대신 논리력, 사고력, 창조력, 표현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키우는 방향으로 학습과 배움의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 
 
"SMART라는 단어는 최근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스마트교육'에서는 자기주도적(self-directed) 학습방법, 흥미로운(Motivated) 학습방법, 내 수준과 적성에 맞는(Adaptive) 학습방법, 풍부한 자료를 가진(Resource enriched) 학습방법,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는(Technology embedded) 학습방법의 합성어를 의미한다. 이 용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마트교육이 단순히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의 수준과 적성에 맞는 개별화교육을 지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0쪽)

주지하다시피 '스마트 교육'이란 스마트 기기 사용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 아니다. 저자는 "과거 지엽적인 교육방법론에서 벗어나 미래형 학교로서 '스마트학교'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43쪽)고 설명한다. 그 구체적인 내용으로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개별화 교육'과 '교과간 융합형 프로젝트 학습'을 제안한다. 

'맞춤형 개별화 교육'에서 수업은 디지털 플랫폼 기반으로 온라인 소프트웨어를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주제를 선택해 학습할 수 있도록 한다.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선택한 주제에 대해 프로젝트 학습을 지원한다. 학습의 전 과정은 프로그램에 기록되고 학생들은 학습 성취도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며 소통한다.

수업의 변화와 함께 학교 시스템도 변해야 한다. 현재의 분절적인 교과 시간표를 그대로 두고서는 융합형 프로젝트 학습을 진행 할 수 없다. 국가에서 제공하는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학교별 교육과정 구성의 자율성과 유연성을 보장해야 한다. 

교사는 국가교육과정을 전달하는 중개자 혹은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의 주체적인 학습을 지원하는 조력자이자 퍼실리테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 이에 관해 저자는 "교사부터 스마트해져야 한다. 교사가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교육이 SW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역량을 길러내기 위한 지혜를 가르쳐야 한다"며 "지식을 넘어서는 융합의 가치와 의미를 학생들이 직접 체화할 수 있도록 충분한 훈련과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63쪽)고 강조한다.

특히 교사의 자율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 뿐만 아니라 교사도 학교라는 공동의 장에서 배움의 상호작용을 통해 민주시민으로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 
 
"사고하는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서 사고하는 교사가 우선해야 한다. 교사의 사고를 통한 자유의지 발현은 한 공간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더불어 성장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지식의 재구성을 통해 학생 사고의 성장을 바라는 것, 그리고 나아가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살아가기 위한 준비를 돕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육과정의 재구성을 통해 교사 사고의 자율성을 담보할 수 있으며, 이에 의한 전문성과 성숙한 민주시민으로서의 성장은 결국 아동과 같은 맥락에서 성숙한 민주시민 사회 구현에 이르는 길이 된다. 그리고 사회 혹은 학교에서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학교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교사 스스로가 민주시민이 되는 것이다. 결국 현재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방향에 맞는 '유의미한 교육활동'이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195~196쪽)

미래 교육은 어디쯤 와 있나?

어쩌면 코로나19는 교육의 일대 전환을 촉진할 일종의 '트리거'(trigger)일지도 모른다. 이제 '미래 교육'의 개념을 세우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재구조화하는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새로운 시대와 호응하지 못하는 교육은 외면받을 것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바꾸어야 하고 이를 운용할 체제와 사람도 변해야 한다. 

미래교육의 키워드는 소통력, 관계력, 협동력이다. 학교를 넘어 마을로, 마을을 넘어 지역사회로, 지역사회를 넘어 세계로 소통하고 유연하게 관계 맺으며 협력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작게는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크게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미래를 일구는 데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 것이다. 

획일화 표준화 된 방식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근대 학교 교육의 문법은 바뀌어야 한다. 다른 방식의 새로운 배움을 상상하자. 교육이 변한다면 사회도, 미래도 바뀔 수 있다.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좀 더 행복한 방향으로!

미래교육이 시작되다 - 행복을 위한 혁신

김진희, 최경철, 김인엽, 이경아, 소미영, 주주자, 이동배, 이혁규, 황현정, 김성천, 이경석, 홍섭근, 이영희 (지은이), 테크빌교육(즐거운학교)(2018)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