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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역 70개 단체로 이루어진 탈핵부산시민연대가 9일 부산시청 광장을 찾아 태풍으로 멈춰선 원전 사고 관련 공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부산지역 70개 단체로 이루어진 탈핵부산시민연대가 9일 부산시청 광장을 찾아 태풍으로 멈춰선 원전 사고 관련 공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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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으로 고리원자력발전소와 신고리원자력발전소, 월성원자력발전소까지 6기가 일제히 가동 중단되면서 철저한 원인조사는 물론 '탈핵 정책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 거세지는 분위기다.

태풍 재해로 사상 초유 대규모 셧다운 사고

부산의 70여 개 단체로 이루어진 탈핵부산시민연대는 9일 부산시청 광장을 찾아 "원전사고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조속한 탈핵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고리 3·4호기가 계전기 고장 신고리 1·2호기는 소외전원 상실, 영구정지와 계획정비 상태의 고리 1·2호기도 비상가동, 경주 월성 핵발전소는 터빈정지 상황"이라며 "시민들은 3일부터 악몽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부산과 울산의 고리 3·4호기, 신고리 1·2호기는 이 지역을 관통한 9호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가동이 중단됐다. 3일 자정 0시 46분 신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오전 1시 12분 신고리 2호기, 오전 2시 53분 고리3호기, 오전 3시 2분 고리 4호기가 차례로 멈춰 섰다.

나흘 뒤엔 한반도 동쪽에 상륙한 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에 경주 월성 2·3호기의 터빈이 정지됐다. 7일 오전 8시 38분 2호기, 오전 9시 18분 3호기가 잇따라 셧다운 됐다. 게다가 울진 한울 1·2호기에서도 방사선 경보가 발령돼 시민 불안감을 가중했다.

[관련기사] 고개숙인 한수원 "원전 6기 셧다운, 다량 염분유입 추정" http://omn.kr/1oukx
 
태풍으로 멈춰선 고리원전. 사진의 고리원전 1호기 뒤로 2, 3, 4호기가 나란히 서 있다.
 태풍으로 멈춰선 고리원전. 사진의 고리원전 1호기 뒤로 2, 3, 4호기가 나란히 서 있다.
ⓒ 정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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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기 이상 원전의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에 원전 운영사인 한국수력원자력도 공식 사과 입장을 내고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한수원은 "설비 이상 시 발전소를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설계대로 발전정지가 이루어졌다"라면서도 "원전 운영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탈핵단체는 이런 조처만으로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탈핵부산시민연대는 "이번 일은 운이 나빠 발생한 사건이 아니다"라며 "앞으로 속수무책의 상황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한수원과 정부의 짧은 보도자료만으로 핵발전의 안전을 신뢰하기 어려운 만큼 민관합동 진상조사단 구성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핵부산시민연대 대표인 박철 목사는 "만약 비상발전기의 전원이 차단되었더라면 냉각에 실패해 핵연료가 녹아내리는 등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위험성을 강조했다. 박 목사는 원인에 대한 진상조사는 물론 "기후위기 상황에서 핵발전소를 유지하는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를 핵폭탄을 끌어안고 사는 것과 같다"며 문재인 정부의 '탈핵 약속' 전면 이행을 요구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원전 사고의 우려는 탈핵단체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나온다. 정의당 부산시당은 지난 3일 "하룻밤, 그것도 고작 몇 시간 사이에 고리에 밀집한 핵발전소가 멈춘 것은 시민안전 차원에서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감당하기 어려운 양의 방사능 물질을 생산하고 보유하는 핵발전소는 다른 발전소의 위험에 비할 수 없다"고 더 적극적인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 등 대안을 요구했다.
   

태그:#태풍 마이삭, #원전, #핵발전소, #하이선, #탈핵부산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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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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