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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 "지금까지 피고인 이동재 기자와 연관된 검사가 한동훈 검사장이 맞다는 말을 들었나?"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전 대표 : "그렇다."

박진환 판사 : "한동훈 검사장과 검찰이 불이익 줄 거라고 느꼈나, 아니면 이동재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 등 검찰을 통해서 증인에게 불이익 줄 것처럼 느꼈나?"
이 전 대표 : "검찰 언론의 합작품이라고 생각했다. 각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내게 같이 불이익을 줄 거라고 생각했다."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 피해자로 알려진 이철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아래 밸류) 전 대표가 6일 법정에서 한 증언 일부다.
 
‘검언유착’ 의혹 채널A 기자 영장심사 출석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채널A 이동재 전 기자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제보하지 않으면 가족에 대한 수사 등 형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처럼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에 도착한 이 전 기자는 “혐의에 대한 입장이 어떤가”, “검찰 수사가 편파적이라고 보나”, “수사과정 문제가 없었나” 등의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한 채 법정으로 향했다.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채널A 이동재 전 기자가 7월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를 제보하지 않으면 가족에 대한 수사 등 형사상 불이익을 받을 것처럼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에 도착한 이 전 기자는 “혐의에 대한 입장이 어떤가”, “검찰 수사가 편파적이라고 보나”, “수사과정 문제가 없었나” 등의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한 채 법정으로 향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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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판사 심리로 열린 검언유착 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대표는 검언유착 당사자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이 전 대표는 "변호인으로부터 본인이 협박한 기자와 연관된 사람이 한동훈 검사장이라는 얘기를 듣고 정신이 아득해졌다"면서 "한 검사장이 연관됐다는 말을 듣고는 더 겁을 먹었다"고 진술했다.

검언유착 사건의 핵심 피고인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다. 이 기자는 '신라젠 의혹'을 취재하면서 한동훈 전 부산고검 검사장과의 친분 등을 이용해 이 전 대표를 협박하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기자는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이 전 대표에게 총 5편의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 전 기자의 편지가 검찰과의 연관성을 내포하고 있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전 대표는 "편지에 검찰을 통해서 확인한 게 아니면 알 수 없는 사실이 있었다"면서 변호인을 통해 한 검사장이 이 과정에 연루된 것으로 들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기자 측은 "편지 내용은 취재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또, 편지에는 "이 기자가 불이익을 준다는 내용도 한 마디 없다"고 했다.

이철 "검사가 관련된 게 확실하다고 생각했다"

먼저 검찰 측은 이 기자가 보낸 편지들을 공개했다. 이 전 대표는 처음 편지를 받았던 당시에 "너무 황당해서 마음이 불편했는데, 그냥 무시했다"면서 "모든 것이 사실과 달랐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첫 번째 편지는 해프닝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비슷한 내용의 편지가 반복해서 오자 진지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면서 "유사한 내용의 편지가 반복해서 온다는 건 근거와 신빙성이 명확한 상황이라고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 "공포감을 느꼈다"고 했다.
 
(VIK 관련 피해자의 비서였던) 임OO씨가 대표님 관련 의혹을 누설하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임씨가 (VIK) 비서로 근무하면서 예산 지출과 정관계 인사 등 VIK의 중요 부분을 많이 알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씨 역시 곧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 확정적이라고 합니다. - 2020.2.21 이동재가 보낸 3차 서신

이 전 대표는 세 번째 편지 내용을 들어 "검사가 관련된 게 확실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편지에 적힌 내용 가운데 재판에도, 본인 회사(밸류)에도 중요한 위치에 있지 않은 사람이 핵심적인 조사 대상으로 올려져 언급됐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검찰이 명백하게 개입된 게 아니라면 불가능한 상황이라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신라젠) 수사는 과도하게 이뤄질 것입니다. 이미 6명의 검사가 투입됐습니다. VIK 관계자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다시 조사를 받게 될 것이란 얘기가 나옵니다. (중략) 소유했던 양주 부동산에도 수사 인력이 왔다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족의 재산까지 먼지 하나까지 탈탈 털어서 모두 빼앗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2020.2.19 이동재가 보낸 2차 서신

그는 2차 편지 내용을 두고 "현실적으로 (신라젠) 검찰 수사가 진행됐는데, 편지에는 그와 부합하는 내용이 있었다. 또한 (편지는 향후 신라젠) 수사를 예견하기도 했다"고 했다. 검찰 내부로부터 확인 받은 게 아니라면 알기 어려운 세부 내용까지 포함됐다는 주장이다. 그는 관련 편지 내용을 두고 "내용 전체 맥락이 검찰의 수사 방향과 의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감찰청에서 열린 2020년도 신년다짐회에 참석하고 있다.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이 지난 1월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감찰청에서 열린 2020년도 신년다짐회에 참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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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당시 위 사건을 수임한 이아무개 변호사로부터 (이 사건에) 고위 간부 현직 검사장급이 관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후) 검찰 고위 간부가 한동훈 검사장이라고 했다. 충격적이라서 기억에 남는다"고 증언했다. 그는 "검찰이 연관됐다고만 했을 때, 남부지검장 정도가 제 상상력의 한계였다. 그게 제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위 검사였다"면서 "그런데 그걸 더 뛰어넘어서 한동훈이라는 말을 듣고는 아득했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저는 검찰의 뜻을 이 전 기자가 보내줬다고 생각한다"라며 "제 진술로 유력 정치인 소탕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총선에 영향을 준다고 저는 직관적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편지 내용, 취재 정도로 충분히 알 수 있어"

이 기자 변호인 측은 편지에 검찰의 의사가 투영됐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에 반박했다. 검찰 의사가 반영됐다고 하기엔 편지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라는 주장이다. 변호인은 "압수수색 시점, (수사와 관련된) 사람의 이름 등이 들어가는 등 구체적인 정보가 하나라도 있으면 좋은데 (그런 정보도 없다)"면서 "이것을 두고 어떻게 검찰 관계자와 손이 닿았다고 확신할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또, 이 기자가 두 번째 편지에서 수사 흐름을 예측하거나 언급했다는 이 전 대표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편지가 도착하기 전인 2월 5일에 검찰이 신라젠 수사를 보강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래서 대부분 언론도 그렇게 예상을 하고 있었다"고 되받았다. 언급된 내용은 당시 언론 보도를 통해 유추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저희가 편지를 봤을 때 일반 기자들의 취재를 통해서 충분히 저 정도 내용은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런데 증인이 (이 기자가) 취재를 통해 안 건지, 검찰 최고위 관계자가 이 기자 통해 검찰 의사를 전달한 건지 증인이 어떻게 아냐"고 되물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저는 편지를 보고 그렇게 (검찰과 연결됐다고) 받아들였다"면서 "제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 건 한동훈 검사장 이름이 나왔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변호인은 이 기자가 편지로 협박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편지 문구를 보면 이 기자가 제보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거라는 말도 한 마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문구 하나 하나를 미시적으로 보면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지만, 전체 문맥을 놓고 보면 제보를 안 하면 너에게 불이익이 갈 거라는 내용이 전달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편지 내용이 협박이 아니라, 이 전 대표를 도와주기 위한 일종의 거래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거래라고 인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이건(이 수사는) 이미 목표가 정해져 있고 저는 어쩔 수 없이 거기 끌려가는 희생양이 됐다는 생각, 그대로를 느꼈다"고 했다.

불출석 한 제보자 엑스(X)... "피고인에게 은폐 빌미만 제공해"

한편 이날 오후 증인으로 예정됐던 '제보자 엑스(X)' 지아무개씨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지씨는 불출석 사유서에서 "이번 저의 증인 출석이 오히려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도움은커녕 피고인들과 혐의자들에게 은폐의 빌미만 제공할 뿐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적었다.

이어 "핵심 당사자인 한동훈 검사에 대한 수사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라며 "중요 혐의자인 한동훈 검사에 대한 법정 신문이 먼저 이뤄진 이후에나 제가 법정에 나가서 증언을 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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